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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31화-
내 남자의 또 다른 애인
극본 : 이 남 규
출연
영옥 친척
영옥 친척 (경자 목소리만)
자동차 용품 숍 직원
ENG
거리일각
자동차 용품 숍
승용차 안
승합차 안
추가 세트
고깃집
시골방
씬1/ 원룸 (D)
동직, 지영 어깨 주무르며 안마해주고 있다.
지영 오빠가 웬일이야? 안마를 다해주고~
동직 웬일은.. 사랑하는 여자친구한테 안마해주는 게 이상해?
지영 (기분 업) 아~니. 하나도 안 이상해!
동직 안마받기 심심하지 잡지라도 읽고 있어.
동직, 지영에게 자동차 팸플릿 준다.
지영 (넘겨보고) 어! 이거 자동차만 잔뜩 있는데~
동직 아 내가 잡지를 준다는 게.. (슬쩍 눈치보고) 이야 이 차 진짜 멋있다~ 멋있지?
지영 멋은 있네~
동직 이런 차 타구 너랑 여행 갔으면 좋겠다~
지영 여행!? (생각만 해도 들뜬다) 앙~ 여행가구 싶다.
동직 이 차 살까?
지영 이 차 비쌀 텐데...
동직 요즘 누가 목돈 주고 차 사!
지영 (잠시 생각하다) 그럼 사~
동직 그래서 말인데 (서류 내밀며) 차 사려면 보증인이 필요하거든~
지영 보증!? (망설인다) 알았어! (서류 받는)
씬2/ 거리일각 (N) - ENG
지영, 서서 고개 내밀고 동직 기다리면
동직, 멋진 차 끌고 지영 앞에 선다.
동직 차에서 내린다.
동직 짜짠~
지영 이 차야? 진짜 멋있다.
동직 죽이지?
지영 그럼 이제 여행갈 일만 남았네~
동직 여행!? (건성으로 대답) 가야지~
학생 (OFF) 아저씨 공이여~
축구공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고, 동직 마치
지영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날리듯 보이지만
실은 몸을 날려 자동차를 막고 있고, 지영 공에 맞는데서 TITLE.
TITLE - 내 남자의 또 다른 애인.
씬3/ 원룸 (N)
지영, 씩씩거리며 들어오고, 동직 들어온다.
지영 (흥분) 어떻게 공이 날라 왔는데 나를 두구 차를 막을 수가 있어?
동직 뭐.. 너야 피하면 되지만 차는 못 피하잖아~
지영 뭐?
동직 아니 그게 아니구.. 우리 공주님이 타구 여행갈 찬데~ 기스라도 나봐~ 그건 내가 허락지 않지~
지영 (슬쩍 풀리려 한다) 담에두 그럴 거야?
동직 에이~ 절대 안 그러지~
지영 (싱글거리며) 알았어 내가 이번만 봐줄게.
동직 고마워! (슬쩍 나가려는데)
지영 어디가?
동직 아니 그냥 차 좀 다른데다 대 놓으려구~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4/ 앞마당 (D)
영옥, 영숙, 서 있고, 부록, 미자, 우현 짐 잔뜩
들고 현관에서 나온다.
영옥 다 챙겼어?
미자 하룻밤 자고 올껀데... 누가 보면 이민가는 줄 알겠네~
영옥 그럼 칠순 잔치하는데 빈손으로 가랴~
미자 (툴툴거리며) 할머니 나 꼭 가야 돼?
영옥 너 새해 인사두 안 드렸잖아~ 겸사겸사 가는거니까 입 집어넣어!
부록 근데 막내 이모님이 안보이네요.
영숙 축의금 봉투 사러 요 앞에 갔는데.. 안오네~
혜옥, 호빵 먹으면서 들어온다.
혜옥 (식구들 가만 보더니) 다들 어디가?
영옥 이거 일일이 설명해야 또 까먹어~ 그냥 가~
식구들 짐 들고, 영옥, 혜옥 팔 끌고 나가면
혜옥 “어디 가는데?” 하며 나간다.
씬/ 달리는 봉고차 외경 (D)
씬5/ 봉고차 안 (D) - ENG
우현, 운전하고, 영옥, 영숙, 혜옥, 부록, 미자 앉아 있다.
영옥 (흐뭇) 이렇게 다 모이니 이제야 식구같구만~
일동, 흐뭇한데, 영숙 뒤적거리며 찾는다.
미자 할머니 뭐 놓고 왔어?
영숙 뭔가 허전한 것이~ 분명 뭘 빼놓고 온거 같은데~
부록 이모님 원래 어디 갈 때는 다 허전한 법입니다.
영숙 아니여~ 분명 뭔가 있어~
영옥 (점호하듯) 문 잠갔냐?
우현 네!
영옥 장독은?
미자 덮었어요.
영옥 가스는?
혜옥 잠갔어.
영옥 다 했구만~ 허전하긴 뭐.. 가만 (갸웃) 가스 누구냐?
혜옥 나! 내가 잠갔어.
일동, 쓱 혜옥 쳐다보는.
영옥 이걸 믿을 수가 있나~ 너 확실히 잠갔어?
혜옥 어! 잠갔어. 내가 분명 (수도꼭지 돌리는 시늉) 이러구 돌린 기억이 나.
영옥 (혜옥처럼 돌려본다) 수도꼭지다 이년아!
혜옥 아! 수도꼭지다.
영숙 가스를 열어놓고 왔으니 이일을 어째~ 어여 차 돌려~
우현 여긴 고속도로라 차 못 돌려요.
영숙 큰 일났네~ 큰 일났어~
일동 찜찜한 표정
씬6/ 원룸 (D)
지영, 윤아 앉아서 차 마시고 있다.
윤아 차를 사? 오빠가?
지영 (신나서) 응. 나랑 여행 간다구... 근데 기가 막히드라! (손동작) 미끈하게 빠져서는 귀티가 잘잘 흘러~
윤아 (이죽거린다) 너보다 낫네~
지영 뭐? (장난스럽게 째려보고 웃으며) 요즘 차 진짜 잘 만들더라~
윤아 그렇게 좋으면 차랑 있지 왜 여기 이러구 있으셔?
지영 나두 그러구 싶은데~ 정비소에 갔어.
윤아 벌써 고장 났어?
지영 새 차는 원래 초반에 손봐야 잔고장이 없는 거래~
윤아 그래?
지영 아우~ 빨리 타보고 싶은데~ (전화한다) 오빠 난데~ 멀었어? 나 언제 태워줘?
동직 (F) 좀 기다려 왁스칠도 해야 되고 이것저것 할 게 좀 있어서~
지영 (실망) 그래? 그럼 나~ 그냥 오빠랑 차 구경하고 있으면 안돼?
동직 (F) 뭐 그래라~
지영 (좋아서) 알았어~ 나 그럼 금방 그리로 갈게~
씬/ 고속도로 일각 (D)
씬7/ 승합차 안 (D) - ENG
식구들 앉아있다.
영숙 (안절부절) 가스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걸 안 잠그고 와~ 어째 이젠 집도 절도 없이 밖에 나 앉게 생겼네~
미자 할머니 걱정 안해두 돼~ 요즘은 가스밸브 열어놔두~ 가스레인지에서 다 차단하니까 안전해!
영옥 안전하다잖어~ (그렇게 믿고 싶다) 안전할꺼여~ (찜찜한)
영숙 사고가 달리나~ 그리 방심하니까 사고 나지~ 그렇게 안전하믄 왜 테레비에서 가스 꼭 잠그라고 해?
부록 가스 열어 놨다구 사고 나면 사고 안 날 집이 어디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영숙 그럼 사고 나는 집들은 뭐여?
부록 (그렇네 하는 표정 짓다가) 괜찮을껍니다~ 너무 심려하지 마세요.
영숙 그럼 좋지만~ 그거 잘못이라두 돼봐~ 자네 완전히 밑바닥 인생 되는 거야~
부록, 멍하게 상상하면, 가스 터지는 소리 펑 하면서
상상으로 넘어간다.
#부록의 상상.
C.G - 집 가스폭발로 무너져 있고,
골목길. 영옥, 영숙, 혜옥, 우현, 미자 낡은 이불 덮고
달달달 떨고 있다. 카메라 옆으로 돌면 부록
궁상맞게 봉투 붙이고 있다.
부록 (허헉~상상에서 깬다) 처남 잠깐 차 좀 세우지~
우현 쉬시게요? (차 세운다)
부록 (후~ 한숨쉬며) 집에서 살림하는 놈이 가스두 안 잠그구~ 뭐했어? (꿀밤 때리며) 뭐? 그러구두 니가 살림한다구 할 수 있어~ (때리는)
씬8/ 거리일각 (D) - ENG
동직, 차에 왁스칠 하고 있고, 지영 온다.
지영 오빠!
동직 (하던 일 계속하며) 왔어?
지영 지금 뭐하는 거야?
동직 왁스칠해! 이래야 차가 반짝거리거든~
지영 정말 반짝거리네~ (손가락으로 쓱 문질러보는데)
동직 (손가락 툭 치고) 야! 금방 왁스칠했는데~ (자국 난 곳 박박 닦으며)
지영 (뻘줌) 미안~
동직 방해되니까 저쪽으로 가 있어~
지영 엉! (좀 떨어져서) 오빠 밥 안먹었지? 우리 밥 먹구 와서 하자?
동직 (보지도 않고) 너 혼자 먹구 와~
지영 좀 기다렸다 같이 먹지 뭐~
지영, 동직 물끄러미 보다가 심심하게 앉아 돌멩이 던지고
있는데 전화 온다.
지영 (반갑게) 미자야!
씬9/ 승합차 안 (D) - ENG
미자 전화중이고, 식구들 미자 말에 귀 쫑긋 세우고 있다.
미자 너 지금 우리 집에 좀 가볼 수 있어?
지영 (F) 왜?
미자 가스 잠갔나 보고 오라구~
지영 (F) 나 지금 동직오빠랑 밖에 나와 있는데~
미자 그래! 윤아는?
지영 (F) 약속 있대~ 근데 우리 니네 집 열쇠두 없잖아!
미자 맞다. 그래! 알았어!
지영 (F) 왜 끊게? 쫌 이따 끊으면 안돼?
미자 너 오빠랑 있다며 이따 통화해! (끊고) 애들두 바쁘네요. 그리구 우리 말군 열쇠두 없잖아요.
일동, 기대감이 무너진다.
미자 걱정들 하지마세요! 사고 났음 벌써 연락왔겠죠~
영숙 누가 연락을 해? 가스사고 난 거 못 봤어? 우리집에서 사고 나면 옆집도 끝인데~
영옥 (걱정) 옆집 용훈이 돌두 안 지났잖냐?
미자 아유~ 괜찮대두~ 우리 가스는 잊구 즐겁게 가요.
영숙 어떻게 즐겁게 가? 늙은 우리야 잘못되면 어떻게 한대두~ 넌 시집두 못갈텐데~
미자 시집!?
영숙 너 시집 못가두 좋냐?
미자 (약간 동요된 표정에서 상상하는)
#미자의 상상
골목길// 미자 남자 왔다.
미자 아빠 저 왔어요!
부록 우리 미래의 사위 왔는가~ 자 앉게~ (앉는)
남자 (갸웃) 여기에요?
부록 가스사고로 집이 날아가서... 처남 차 좀 내오지~
우현, 네! 하며 옆에서 버너 놓고 차 끊인다.
남자, 휙 도망가면, 미자 망연자실한 표정.
현실// 미자, 안되는데 하는 표정으로 있다.
부록 (한숨 푹 쉬더니) 처남 차 좀 세우지~
우현 (놀래서) 시 시간도 없는데 그냥 가죠~
부록 세워
우현, 겁나서 뒤돌아보면 다들 자는척
우현, 울 듯한 표정으로 차 세우고, 자는 척 하는
사람들 표정에서 우현 맞는 소리 들린다.
부록 (OFF) 집안 살림의 기본이 뭐야? 가스 잠그는 거 아니야~ 가스~
씬10/ 거리일각 (D) - ENG
지영, 쪼그리고 앉아 돌멩이 던지고 있고,
동직, 차 왁스칠하고 있다.
지영 (동직보며) 오빠 언제까지 기다려야 돼?
동직 (계속 일하며) 좀 걸리는데~
지영 (휴~ 하며 일어나는) 그럼 나간다.
동직 (쳐다도 안보고) 어!
지영 나 간다구~
동직 (안보고) 어! 잘가!
지영 (좀 서운한 생각이 든다) 나 간다!
동직 (대답도 안하는)
지영 (빽~ 소리 지르며) 나 간다구~~
동직, 쳐다보면 지영 씩씩거리고 있다.
지영 여자친구가 집에 간다는데~ 얼굴도 안 보구~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동직 (씩 웃으며) 잘 가! 됐지? (차로 시선 돈다)
지영 (어이없는) 오빠는 나보다 차가 더 중요해?
동직 에이~ 그건 아니지~ 너랑 여행가려구...
지영 (OL) 됐어~ 됐어~
지영, 팽 돌아서서 가면, 동직 후다닥 지영 잡는다.
동직 미안해! 미안해! 우리 지영이 기분도 안 좋은데 쇼핑갈까?
지영 쇼핑!? (좀 풀렸다) 밥은?
동직 쇼핑 끝나면 내가 맛있는 밥 사줄게~
지영 (다 풀렸다) 알았어~
지영, 차 문 열면, 동직 지영 못 타게 막는.
지영 왜? 쇼핑 가자며?
동직 도로도 질퍽하구~ 차에 진흙 묻잖아~ 우리 택시 타구 가자~
지영 (약간 짜증) 알았어~ 택시 잡아!
씬/ 거리 외경 (D) - 브릿지 M
씬11/ 자동차 용품 샵 (D) - ENG
동직, 들어오고, 지영 주변 두리번거리면서 들어온다.
지영 쇼핑가자며?
동직 응! 쇼핑 왔잖아~ 이야~ 물건들 많네~
동직, 물건 고르고, 지영 입 나왔다.
지영 오빠! 그럼 밥부터 먼저 먹자~
동직 쫌만 있어봐~ (물건 들고) 우와~ 이거 이쁘다. 지영아! 이거 이쁘지? 차에다 달면 죽이겠지?
지영 (뭔지도 잘 모른다) 어!
동직 (다른 물건 보며) 이건 완전히 내 차를 위해 나온거네~ 지영아! 이거 멋지지? (보여주면)
지영 오빠 나 배고파~
동직 그럼 너 먼저 먹을래?
지영 혼자 먹을 거 같음 벌써 먹었지~ 오빠 밥 먹자~
동직 (지영에게 돈 쥐어주며) 가서 짜장면 먹구 와! 여기요 이 알피엠 게이지 얼마에요?
직원 (온다) 26만원인데요.
동직 이거 주시구요~ (지갑에서 돈 꺼낸다)
지영 26만원!? (동직이 쥐어 준 돈 보며 궁시렁) 차! 난 겨우 짜장면 사주면서~ 26만원?
동직, 돈 좀 모자란다. 지영 손에 있는 돈 채간다.
동직 요 앞에 편의점 있거든 거기서 라면 사먹어~ 여기 26만원이요.
지영 (어이없어 말도 안나온다)
씬/ 고깃집 외경 (D) - 짧은 브릿지
씬12/ 고깃집 안 (D) - 추가 SET
식구들 앉아 있는데 표정들 다들 어둡다.
영옥, 식구들 표정 한번 쭉 본다.
영옥 (찜찜하지만) 집 아무 일 없이 괜찮을 테니까~ 기왕 나와서 먹는 음식 맛나게 먹어~
일동 (찜찜하지만) 그래요! 그래! (애써 웃는)
부록 처남이 한번 골라보지~
우현 제가요? (신나 메뉴판 들고 고른다)
미자 이렇게 웃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일동, 미자 말에 웃는데, 소방차 사이렌 소리 들린다.
일동, 웃음 가시고, 사이렌 사라지는 곳으로 고개 돌아간다.
영숙 저거 우리 집 가는 거 아니야?
영옥 요즘은 서울에서 불나면 부산에서 소방차 오냐?
부록 하긴 집 근처 소방서 놔두고 이렇게 멀리서 가겠습니까~ (애써 껄껄껄 웃으면)
우현 (메뉴판 보며) 전.. 생갈비랑요..
식구들 우현 쳐다보고, 부록, 메뉴판 확 뺏는다.
우현, 분위기 파악하고 고개 푹 숙이면.
일동, 아무말도 없이 잠잠하다.
미자, 분위기는 어떻게 해야겠고, 두리번거리다가
옆 테이블 숯불 본다.
미자 아유~ 이 집 숯불 쓰네~ 고기 맛있겠다~ 그냥 제대루 불이 활활 타는.. (이런~ 입 막는)
부록 처남 나랑 바람 좀 쐴까?
우현 (죽었다 표정으로 일어나는)
부록, 일어나면, 우현 고개 푹 숙이고 따라 나간다.
씬13/ 원룸 (D)
지영, 밥 비벼서 퍽퍽 퍼 먹고 있는데 윤아 온다.
윤아 걸신들렸어? 체하겠다.
지영 (궁시렁) 뭔지도 모르는 26만 원짜리 그 비싼 걸 척척 갔다 바치면서.. 뭐 나한텐 라면 사먹으라구?
윤아 (놀라) 오빠 또 바람폈어?
지영 (무시) 내가 가는 지 안 가는 지 그건 신경도 안쓰구~ 하긴 고거랑 하루 종일 붙어서 히히덕 거리냐고 내가 보이기나 하겠어~
윤아 (한심) 하여간 너두 너다! 그걸 그냥 두구 지금 밥이 넘어가냐 밥이?
지영 아예 데리구 살아라 살아~ 그 빌어먹을 차랑 잘먹구 잘 살아라~
윤아 (갸웃) 차? ... 그럼 너 지금 차 얘기한 거였어?
지영 응!
윤아 (이런) 너 지금 차한테 질투 하는 거야?
지영 (발끈) 누가 차한테 질투를 해.
윤아 하는구만?
지영 (말없이 퍽퍽 퍼 먹는데)
윤아 원래 남자들한텐 마누라보다 차가 먼저다 너! 너 차랑 마누라는 남한테 안빌려준단 거 알지?
지영 (고개 끄덕인다)
윤아 여기까진 차랑 마누라가 동격이야~ 근데 남자들은 자기 마누라한테 절대 차 열쇠 안줘! 도로연수라도 시켜 달래봐~ 어디서 다른 차 빌려와 연수 시켜줘두 자기 차는 절대 안주잖아~ 더군다나 새 차는 어우~ 그래서 마누라는 차 다음이야~
지영 (울컥 입안 가득 음식 넣는)
씬/ 원룸 외경 (N) - 브릿지 M
씬14/ 원룸 (N)
지영, 윤아 있는데, 동직 들어오면, 지영 팽 돌아앉는다.
동직 아까 일 때문에 삐진거야?
지영 (말도 안하는데)
동직 나 너랑 여행갈려구~ 여행책자 가지고 왔는데~
지영 (여행이란 말에 혹 했다)
동직 어디루 갈까? 속초? 설악산? 경포대?
지영 (몸 살짝 틀며) 속초!
동직 속초! 좋다 가서 오징어 회 실컨 먹구 오자~
지영 (삐진 거 잊었다) 응! 겨울바다두 보고 오고, 사진두 찍구 오자~
윤아 (어이없이 보는데)
지영 (이른다) 오빠 윤아가 그러는데~ 남자는 마누라보다 차가 먼저래~ 아니지?
동직 남자를 밥 먹듯이 가는 쟤가 남자에 대해 알겠냐~ 절대 아니지~
윤아 (그 말에 기분 나쁘다) 하!
지영 우리사이 질투하나봐~ 괜히 이간질시키구~
동직 앞으로는 윤아 말 절대 듣지 마~ 알았지?
윤아 야! 속초도 왜 가자는 줄 알아? 너랑 여행가는게목적이 아니라 차 길들이려구 가는거야~
동직, 손으로 윤아 말 못 듣게, 지영 귀 막고 나간다.
씬/ 시골외경 (N)
씬15/ 시골방 (N) - 추가 SET
식구들 한방에 모여 있고, 상 차려져 있다.
친척 오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어요~ 요기 좀 하세요.
영옥 그려~
친척 나가고, 식구들 밥 먹는데,
아무 말 없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밥 먹고 있다.
부록, 뭔 얘기하려다 말아 버리고,
미자, 뭔 얘기하려다 관둔다.
영숙 (슬그머니) 요기 빈방 좀 있나 물어볼까?
혜옥 빈방은 왜?
영숙 만약에 가스 잘못되면 그때두 미자 애비한테 얹혀살꺼여~ 입 하나라도 덜어줘야지~
일동, 영숙 말에 슬그머니 밥숟가락 내려놓는.
우현 (놀라서 수습한다) 이모님 왜 그런 얘기를.. 다 다들 식사마저 하세요.
영옥 그래 밥 먹어라~ 밥이 참 찰지네~ (걱정스럽다)
일동, 숟가락 들고 밥 먹으면 우현 안도의 한숨짓는다.
씬16/ 거리일각 (N) - ENG
동직, 지영 트렁크에 짐 싣고 있다.
동직 짐은 다 실었구~ 그럼 내일 출발만 하면 되나?
지영 응! 근데 오빠~ 왜 나 안태워주는데?
동직 제대로 준비 다 끝내구 내가 태워주려고 그랬지~
지영 그럼 아직두 준비 안 끝난거야?
동직 (씩 웃으며) 끝났지~ 그럼 제대루 시승해볼까~
지영 (좋아서) 오케이~
동직, 먼저 차에 탄다.
씬17/ 차 안 (N) - ENG
동직, 차에 타고 있고, 지영 타려고 하는데.
동직 잠깐!
지영 왜?
동직 구두에 흙 묻었잖아~
지영 (흙 털며) 됐지?
동직 잠깐! (뒤적거리더니 검은 봉지 내미는)
지영 이게 뭐야?
동직 거기다가 구두 담아!
지영 (어이없지만 참고) 알았어~
지영, 차에 타서 구두 벗어 봉지에 담는다.
지영, 문 세게 쾅 닫으면, 동직 가슴 잡으며
크게 아! 비명소리를 낸다.
동직 문 좀 살살~ 알지?
지영 알았어!
지영, 험하게 의자 조정하며 앞뒤로 움직이면
동직, 드르륵 소리 날 때마다 표정 바뀐다.
동직 (지영 잡고) 내가 다 맞춰 놨거든~
지영 그랬어~ 그럼 출발!
씬18/ 시골방 (N)
식구들 앉아 있다. 미자 군고구마 들고 들어온다.
부록, 사람들보면 표정 어둡다 괜히 더 오바한다.
부록 군고구마네~ (한입 베어 물고) 군불에서 나온 고구마라 그런지 맛있네요.
우현 아직 여기 군불 때요?
영옥 시골이잖어~ 시골에선 아직 군불 때는 집 있지~
우현 이야~ 군불 때면 가스 터질 걱정 없이 살겠다~ (헉 놀라는)
일동, 먹는 고구마 턱 놓고, 쓱 우현 쳐다보면.
카메라 천장을 돌면 퍽퍽 소리 나고, 카메라
다시 식구들 잡으면, 식구들 웃으며 고구마 먹고 있고
우현, 구석에서 엉망 되서 고구마 먹으며 훌쩍거린다.
영옥 밖에 보니 달 이쁘게 떴드라~ 이거 먹구 보러가~
일동 네! (즐겁게 웃으며 먹는데)
부록 이러구 있으니까 옛 생각나네요~
우현 (만회해보겠다는 생각) 저두 옛 생각 나요~ 이렇게 달 이쁘게 뜬 날엔 친구들이랑 뚝방에 나가~ 쥐불놀이도 하다가 불도 내구...
일동, 고구마 턱 내려놓고, 우현 쳐다보면.
우현 (갸웃) 쥐불놀이요? 불놀이~ 가스 얘기 안했는데~
일동, 외면하는 가운데
카메라 천장 비추면, 퍽퍽 소리 난다.
씬19/ 차안 (N) - ENG
지영, 동직 가고 있다.
지영 (누르며) 음악이 안나오네~ (여기저기 누른다)
동직 (불안한) 내가 틀게 내가~
지영, 흥얼거리다가 몸 뒤로 젖히며 과자 찾는다.
동직 뭐하게?
지영 응 과자 먹으려구~ 찾았다.
동직 과자 부스러기 떨어지는데~
지영 조심히 먹을게~
지영, 과자(딱딱한 과자) 먹으면서 가고,
동직 운전하며 불안해 계속 힐끔힐끔 과자에 시선 간다.
동직, 아무래도 불안해 차 세우는 찰라 지영 과자 먹다가
부스러기 떨어져, 변속기 틈으로 들어가면
동직 SLOW - 안돼! 하며 잡으려 한다.
<화면전환>
동직, 열쇠, 볼펜심을 이용해 변속기에 들어간
부스러기 찾으려고 애쓰고,
지영 미안한 듯 보고 있다.
지영 오빠 미안해!
동직 (듣지도 않고 빼려고 애쓴다)
지영 오빠 내가 해볼게~ (달려드는데)
동직, 지영 확 밀치고 지영, 어이없고,
황당한 표정으로 보다가 문 열고 나가는.
동직 야! 야! 야!
지영 (문 닫으려다 쳐다보면)
동직 문 살살 닫어!
지영, 문 세게 닫아버리고, 걸어가는데 너무나 분하다.
씬20/ 시골방 (N)
일동, 누워 있는데, 우현 맞아서 흑흑거리고 있고,
영숙, 부록, 미자 뭔가 찜찜한지 잠을 못 이룬다.
영옥 안자냐?
부록 자야죠~
우현, 흑흑거리다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난다.
우현 일단 112에 전화하는 거에요. (연기하는) 거기 112죠? 도둑이 들었거든요~ 쌍문동 206-14번진데요~
일동, 경청하는
우현 빨리좀 가봐주세요. 그리구요 집에 들어가신 김에~ 가스 잠갔나 그것좀 봐주실래요? (흐뭇) 이러면 게임 끝 아니겠어요? (손내밀며) 전화 좀 줘보세요!
일동, 우현에게 베개 던지며
일동 자 임마! 자!/ 자기나 해!
<화면전환>
일동, 누워 있다. 마치 자는 분위기다.
영옥 가스 걱정은 하지 말고 다들 자!
일동, 에이~ 하며 영옥 반대쪽으로 돌아눕는다.
영옥, 코 훅~ 마시는.
씬/ 시골집 외경 (새벽D) - 브릿지 M
영옥 (OFF) 경자야! 경자야!
경자 (OFF) 아직 해도 안떴는데 뭔 일이우?
영옥 (OFF) 경자야 칠순축하한다. 니들은 뭐하냐?
씬21/ 시골방 (D)
방에 아무도 없다.
혜/숙 (OFF) 언니 축하해!
부/미/우 (OFF) 축하드려요!
영옥 (OFF) 됐어! 그만 서울로 올라가자~
일동 (OFF) 네!
씬22/ 원룸 (D)
지영, 눈 퉁퉁 불어 있고, 윤아 옆에서 다독인다.
윤아 내가 뭐래? 남자한텐 애인보다 차가 먼저라고 했지~ 너 차한테 질투하는 것두 당연해!
지영 누가 뭘 질투해? (우는데)
동직, 들어온다. 지영, 돌아앉아 눈물 훔치는데.
동직 속초 안갈 거야?
지영 오빠 애인이랑 가~
동직 내 애인 너잖아~
지영 맘은 딴 데다 주구~ 껍데기만 애인! 그런 거 ?요없네요~
동직 (무슨 말인지 알겠다) 차한테 무슨 맘을 왜 그래 지영아~
지영 몰라서 그래! 결정해 차야 나야?
윤아 (혼잣말) 질투 맞구만~
동직 야 너는 차랑 너랑 비교하고 싶냐?
지영 빨리 말해?
동직 당연히 너지~ 세상에 아무리 좋은 차 줘봐 너랑 바꾸나~
지영 진.. 짜?
동직 그래! 그러니까 빨리 가자!
지영 나 화장 좀 하구~
윤아 (고개 절래 절래)
씬23/ 차안 (D) - ENG
동직, 지영 가고 있다.
동직 화 다 풀린거지?
지영 응! (가만있다가) 오빠 미안해!
동직 내가 미안하지 뭐~ (웃는)
지영 변속기에 들어간 과잔 꺼냈어?
동직 (표정 갑자기 무표정으로 변한다)
지영 못 꺼냈구나~ 공장에라도 갈까?
동직, 갑자기 차를 멈춘다.
지영 왜?
동직, 아무 말 없이 안주머니에서
쇠꼬챙이 꺼내고선 이리저리 쑤셔본다.
동직 (안되자 화나는) 생각 안하려구 했는데~
지영 미안해! 있다 빼구 우리 속초..
동직 (버럭) 속초는 무슨 속초! 가구 싶은 너 혼자 가!
지영, 부르르 열 받아 차에서 내린다.
동직, 한번 쳐다보고, 계속 변속기 쑤시는데.
뭔가 퍽 날아와 자동차 앞 유리를 때리고,
동직, 놀라서 나가보면, 지영 한손에 구두 들고
그것마저 던지려고 씩씩거린다.
동직 너 그것만 던져~ 죽어~
지영, 던지려고 하면 동직 놀라 손 모으고,
던지지 말라며 애원하는데, 지영 그 모습이
더 보기 싫다. 지영 남은 구두 차에 확 던지며
동직, 몸 날려 구두 막지만 구두 차에 맞고,
놀라서 구두 맞은 곳 침으로 문지른다.
지영 씩씩하게 맨발로 걸어간다.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24/ 거실 (D)
일동, 들어오고, 미자 주방에서 나온다.
영옥 내가 뭐랬냐? 괜찮다구 했지~
미자 가스도 잠겨있었네요~
일동, 이제야 안심하고 깔깔거리며 웃는데,
우현, 픽 쓰러진다.
부록 처남! 처남!
미자 삼촌이 많이 놀랬나봐~
영옥 뭐해 빨리 병원으로 가야지~
씬25/ 카페 (D) - ENG
(*여자쪽 남자쪽 모두 차를 의인화한다)
카페일각/ 지영, 윤아 앉아 있다.
윤아 그럼 차 판거야?
지영 응! 동직오빠 그나마 있던 고정배역 잘렸잖아~ 할부금 내기도 막막하구~ 그냥 팔아버렸지 뭐~ (갑자기 풋하며 웃는)
윤아 뭐가 좋아 웃어?
지영 눈엣가시 같은 게 사라지구 나니까 속이 다 시원한거 있지~ 조강지처 버리면 벌 받는다는 말 그말이 정말 딱 맞아!
윤아 (어이없지만) 그래! 딱 맞다~
카페일각/ 동직, 흑흑거리고 있고, 정민 옆에 있다.
정민 (잽싸게) 마셔~ 마셔~ (술 따르며) 인연이 아닌가부지~ 야! 세상에 차가 걔 하나뿐이냐? 길에 널린게 차야! (어깨 토닥이는)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거야~
동직 (정민 어깨에 기대 어깨 들썩이며 우는)
정민 좋은 경험했다 생각해! 담에 더 좋은 차 만나~
동직 우는 그림 옆으로 깔깔거리며 좋아하는
지영의 모습 보이는데서. F.O
씬26/ 승합차 안 (에필로그D) - ENG
F.I/ 우현, 누워 있고, 일동 걱정스럽게 우현 본다.
영옥 (가만있다가 점호하듯) 가스는?
미자 잠갔어!
영옥 갖구 올라온 김치는?
영숙 냉장고에 넣었수!
영옥 현관문은?
일동 (대답 없다)
영옥 현관문은?
일동 (당황해서 서로 쳐다본다)
영옥, 기절해있는 우현 깨운다. 우현 자꾸
혼절하려고 하면 영옥, 필사적으로 깨운다.
영옥 사둔 현관문 잠갔어? 응? 안잠갔지?
우현 현관문이요? (하다가 질려서 다시 기절하는)
일동, 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소란스러운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