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운대 아침 산책을.
어제 저녁은 좀 과음을 하였나보다. 오후 여섯시부터 부산에 개업하는 경북의대 출신의 고등학교 동창, 이 친구는 내가 집안을 속속들이 안다. 부인도 캠퍼스 커플이라 알고, 서울대 법대를 톱으로 들어가 사법고시를 우수하게 합격한 큰 아들은 지난번 서울고등법원장 이취임 자리에서 보았고, 그 동생도 똑같은 길을 밟아 미국 오스틴에서 MBA후 지금은 삼성법무팀에서 근무를 한다. 그 친구의 20년이 된 단골 일식집에서, 아니 20년이 된 단골 주방장이 하는 집을 갔었다. 몇 년 전에 와서 간 집은 “부산초밥”이었는데 주방장을 따라 단골집을 옮긴 것. 글을 쓰려니 간 일식집의 상호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것도 기억상실증인가?
하여튼 무지하게 환대를 받았다. 서울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고래 고기 수육이랑, 석화구이 등, 전복도 회와 찜이 나왔고, 마구로의 도로, 뱀장어구이, 꼬마 김밥, 생선지리 등등, 가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여기에다 술은 사케로 “다이긴조 준마이”. 일차를 9시반에 끝내고 입가심하러 들어간 곳에서 또 아사히맥주 작은 3 병으로 시작하여 두병씩 세 번을 마셨으니 합이 9병을 11시 반까지 마셨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면 술잔을 피할 수 없고, 화제가 풍부하여야 여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옛날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같은 기억을 하고 있다는데 놀라고 현 시점에서 사고방식도 나와 똑 같아 한 번 더 놀란다. 예를 들면 배추파동으로 부산을 떠는 것, 안 먹으면 되지 하고. 또 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데 박 근혜의 고집을 미워하고, 촛불시위까지. 그러니까 우리들은 건전한 보수이지요.
아침 7시, 간단한 차림으로 호텔을 나선다. 가다가 누가 인사를 하여 보니까 아산병원의 후배가 젊은 후배여교수와 산책을 하다 들켰군. 어제 철거 중이던 PIFF 가건물이 진척이 되었다. 시간이 나면 동백섬을 일주하고 조선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길을 재촉한다.

가다가 대마도 전망대도 보고

너무나 유명한 해운대 비가.


한 무리의 수영동호인들이 찬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호텔 앞 나무로 만든 근사한 산책로.

인어상인줄 알았더니 황옥공주란다.

호텔 앞 나무로 만든 산책로는 경관이 빼어나구나.


출렁다리를 건너 호텔에 들어간다.

동백섬 일주 산책로 입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식당.

역시 아침은 일본 된장국(아까 미소)에 해산물 죽, 연어와 두부와 모짜렐라 치즈에 토마토 조금.
오징어 젓, 가지무침, 그리고 김치까지 가져다 와서 신문까지 보면서 천천히 먹고.

오믈렛과 농어구이와 감자를 먹고 커피를 마신다. 전반적으로 아침은 파라다이스호텔보다 가격은 약간 비싸고 질은 약간 못하다. 예를 들면 cheese selection도 몇 가지 되지 않고.
.

산책로 옆에는 해운대의 유래가 적힌 기념물이 있어 사진을 찍는다.
글짜가 보이질 않네요.

여러 가지 야생화가 잘 심겨진 산책로를 걸으며 벌개미취와 쑥부쟁이와 구절초는 어떻게 구별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맥문동은 벌써 까만 열매를 맺고 있고.




해운대에 관한 옛 시 한수.



마지막으로 베란다에서 사진 세 커트를 찍고 호텔을 나왔다.
첫댓글 유교수 덕분에 해운대 구경 잘 했습니다. 내가 20년 전에 가 보았던 해운대와는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