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은 일
김용태 신부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아이들은 무엇인가 잘못하면 안절부절하며 숨기고 싶어 합니다.
그냥 봐도 대충 뭔지 알겠는데 자기들 딴에는 제가 모를 거라 생각하는지 머뭇머뭇 거짓말도 하지요.
반대로 자기가 잘한 일이 있으면 자랑에 자랑을 합니다.
그런 순수한 모습이 귀엽고 또 예쁩니다.
하지만 나이든 어른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무서운 마음이 듭니다.
큰 잘못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 여기며 계획적으로 숨기고 속이는 사람들도 있고,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 자기가 잘했다며 자기 이익만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십니다.
기도는 골방, 단식은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그런 일을 자랑하고 싶은데, 오히려 나쁜 일을 감추고 싶어 하는데 그분은 그 반대로 하라고 가르쳐주십니다.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내게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부끄럽지만 분명한 것은 자선, 기도, 단식을 먼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는 삶을 살기보다 하느님 앞에서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 신독(愼獨)이란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남 없이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