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봉창 너머로 함박 눈이 인정사정 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식과 사유'
단어 정리를 하고 싶었지만 미루고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차들이 엉긍엉금 기고
있는데 택시는 보이지가 않았어요. 왜 재설작업을 하지 않을까요? 진행 형 함박
눈이라서 그런가. 저녁이면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을 텐데 운전할 일이 갑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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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휴가가 없으니 어쩌지요? 인간은 본능, 직관 그리고 이성 등 다양한 방식
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인식의 가장 중요한 기능에
속하는 '직관', '지성(이성)'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먼저 용어 정리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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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표상
-바깥의 대상을 내 머리 속으로 가져오는 것
-이미 머리속에 있는데 생각으로 바꾸지 않은 것을 협의의 표상
-머리 속에 있는 데이터(표상)를 처리하면 '생각'
-어떤 개념도 표상을 만들어 냄.
-재현=표현
-내가 등장 하지 않은 상태 '사물'
-내가 등장한 사물을 '대상'이라 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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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표상과 현상의 구분
-현상-표상을 거친 다음 단계로 생각하기 직전 상태.
-직관-내 머리가 대상에 직접 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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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칸트의 순수이성비판 과정
-직관-현상-개념-생각-원리-사물-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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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대로 사물이, 혹은 신이 나를 비추는 기존의 방식(진리대응설)을 내가
사물을 명명하는 방식으로 관점을 바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순수이성 비판'의
핵심입니다. 성경을 내가 공부하는 것이 아닌 나를 비추는 거울로 보았던 플라톤
이즘을 박살 낸 칸트는 크리스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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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주체가 현상을 인식하는 데는 내게 선험적 감성형식과 선험적 오성(지성)이
내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우리가 대상을 인식하는 능력인 감성과 지성
(오성)에는 선천적 형식이라는 것이 있어요. 우선 감성에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타고난 '직관 능력'이란 것이 있고 오성의 선천적 형식 '범주'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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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능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본 나(존재자
일반)는 내 의식에 의해 구성 돼 함박눈으로 규정 된다는 겁니다. 실제 함박눈은
눈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모든 건 내가 정한다는
뜻입니다. 신도 내가 정하고, 내가 양탄자의 씨줄 낫줄 가운데 객관적 중심적 주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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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인 것이지요. 지금 내가 칸트를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칸트가 중세철학에 의해 매도당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범주란 분량, 성질, 관계,
양상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각 세 개씩 총 12개의 인식 틀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라.
베르그손에 따르면 '지성'(intelligence)은 공간과 언어를 매개로 파악하는 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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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오성)이 간접적 의식이라면 직관은 직접적 의식, '촉'같은 것이에요.
지성(오성)이 매개적 의식이라면, 직관은 무매개적 의식입니다.
지성이 인식 주체의 안과 인식 대상의 밖이 구별 된다면, 직관은 인식 주체의
안과 인식 대상의 밖의 매개물이 없는 상태입니다. 직관력은 순발력입니다.
직관력이 있어야 임기웅변을 잘할 수 있어요. 아싸! '촉-임-순'은 나야 나야 나.
2023.12.30.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