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거 네 가지만 기억하세요. 비타민은 싼 거, 아스피린은 비싼 거, 고지혈증 약은 경우에 따라, 운동은 본인에게 맞는 것으로 적당히." 대전광역시(시장 박성효)는 5일 고광표 한마음정형외과 원장을 초청, 간부급 공무원의 지식 향상을 위한 '희망 아카데미'를 열었다. 고 원장은 '중년의 건강관리'를 주제로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을 고쳐주고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하고 고 원장의 설명에 따라 앉는 방법을 교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강연에 참여했다. 후유증 없는 수술은 없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고 원장은 먼저 흔히 증상을 설명하는 잘못된 표현들을 수정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흔히 '인대가 늘어났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인대는 종이와 같습니다. 아예 다치지 않든지 반만 파열되든지 아예 파열되든지 하는 것이죠. 인대는 절대 늘어나지 않습니다."
고 원장에 따르면 정말 인대가 늘어나는 경우는 발목이든 팔목이든 2m이상 벌어질 때를 얘기한다. 만약 수족이 다행히 잘 움직이면 인대 파열은 아니고 근육통일 가능성이 크다. 또 근육은 '놀랐다'는 표현이 아니라 근섬유가 '다쳤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팔꿈치나 어깨의 근육통은 대부분 알고 있는 위치가 병이 아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테니스 엘보'라고 표현을 하는 것 있죠?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는 것 말입니다. 그 경우도 사실 눌러보면 뼈가 아니라 한 쪽에 있는 근육이 당겨서 그런 겁니다. 아마 당분간 손가락을 안 쓰면 더 이상 팔꿈치가 아프지 않을 겁니다." 고 원장은 "'테니스 엘보'라는 용어는 이미 의학사전에서 사라진 단어이니 그 단어를 의사가 쓴다면 그 의사는 책을 잘 안 읽는 사람"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고 원장에 따르면 목에서 어깨·날갯죽지·등줄기·뒷덜미를 따라 돌처럼 굳으며 뻐근함을 느끼는 '근막동통증후군'도 스트레스나 과긴장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근육 중의 하나가 먼저 수축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어 고 원장이 강조한 것은 "가능하면 수술은 하지 말 것, 꼭 해야 한다면 여러 곳에 상의하고 할 것". 고 원장은 외과의사들의 책 1페이지에 써있는 말이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없는 수술은 하나도 없다"라며 "수술은 도저히 방법이 없을 때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제왕절개나 디스크수술 등 수술을 너무 남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 근성을 치료에도 적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고 원장의 추측. 병은 천천히 한 걸음씩 후유증이 안 남게 치료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치료 또한 하루 이틀 내에 승부를 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고 원장은 "디스크의 증상은 손·발끝이 아둔해지고 종아리를 만지는데 내 다리가 같지가 않은 것"이라며 "실제로 허리가 아픈 것은 디스크하고 상관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건강관리 전혀 어렵지 않다 본격적인 건강관리 비법 전수가 시작됐다. 고 원장은 "사무실에서 생긴 병은 사무실에서 치료하자"며 '하늘 보기'와 '기지개', '바른 자세'를 최고의 건강관리 방법으로 꼽았다. "결재서류를 보다가 마음에 안 든다? 그 때 먼 하늘을 보십시오. 긴장을 푸는데 그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기지개를 펴십시오. 그보다 더 좋은 물리치료가 없습니다. 평상시 앉는 습관을 잘 들이십시오. 디스크 예방에는 그게 최곱니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모든 동물들에게 가장 고역이며 건강을 해치는 길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도 마찬가지. 고 원장은 일하는 중간에 손을 깍지 껴서 앞으로 위로 두 번만 뻗어주면 몸이 훨씬 가벼워진다고 조언했다.
또 의자에 반드시 허리를 붙일 필요는 없지만 'S'자가 되도록 엉덩이는 뒤로 빼주고 허리를 펴주는 것이 좋은 앉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마지막으로 "앞에 소개한 것은 다 잊어도 좋으니 마지막으로 이것만 기억하라"며 손쉬운 네 가지 건강관리 비법을 전수했다. 첫 째는 비타민을 챙겨 먹기. 5천원 짜리나 6만원 짜리나 제약회사의 차이만 있을 뿐 기능은 똑같으므로 싼 것을 먹어도 무방하다. 두 번째는 소아용 아스피린을 먹을 것. 아스피린은 진통제로 만들어졌지만 100mg의 소아용 아스피린은 혈관을 청소하는 기능이 있어 뇌졸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은 되도록 비싼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피검사를 해서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올 경우 고지혈증 약을 챙겨 먹는 것. 고 원장은 약을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부작용은 없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네 번째는 역시 '적당한 운동'. 운동은 유행이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것을 해야 한다. 고 원장은 관절이나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수영과 자전거, 걷기를 추천했다. 특히 걷는 것의 장점을 얘기하며 "돈 많이 들여 운동할 것 없이 우레탄이 깔린 갑천변을 푹신한 운동화를 신고 걸으면 최고의 건강관리"라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성장판 검사는 비싼 클리닉센터에 갈 필요 없이 5천원짜리 엑스레이 한 장으로도 알 수 있다"는 상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쳤다. 이진옥 경제과학국장은 "일반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의학상식의 오류를 바로 잡아주고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쉬운 건강관리 비법을 알려주는 것이 유익하고 재미있었다"고 강연을 들은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