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바다 위에 전시된 신들의 작품 베트남...
◇하롱베이
베트남 북부, 통킹만 북서부에 위치한 만으로 넓이가 1천500㎢에 이른다. 베트남 최고 경승지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하롱(Ha Long)’은 베트남어로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뜻이다. 침략자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 내뿜은 보석과 구슬이 바다에 떨어져 섬과 기암을 형성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아무리 훌륭한 사진작가라도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오랜 세월 바닷물과 비바람에 침식되면서 갖가지 모양이 형성된 섬과 석회암 바위가 짙푸른 에메랄드 바다 위로 솟아 있다. 배를 타고 돌아보면 신이 만든 작품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수천 개의 섬들이 바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이곳에서는 심술 많은 파도도 힘을 쓸 수 없다. 물살이 워낙 잔잔해 물고기도 많지 않아 갈매기도 살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가 아니라 호수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잔잔한 물결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베트남 전통 배 ‘탠난’이 더욱 고요하고 한적한 풍경을 만들어 준다. 하롱베이는 언제 찾아도 좋다. 기후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색깔을 바꾸는 섬들이 절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에는 탁 트인 바다 위를 점점이 메우고 있는 섬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기자가 찾은 때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1주일째 계속되고 있었다. 궂은 날의 하롱베이는 수묵담채로 그린 동양화 한폭을 보는 것 같았다. 섬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배와 물안개에 휩싸인 섬들이 신비감을 자아내 마치 꿈 속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하롱베이는 석회암 동굴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동굴은 30개에 이르지만 관광지로 개발된 곳은 ‘천궁동(Dong Thien Cung`하느님의 궁전)’ ‘나무를 감춘 동굴(Hang Dau Go)’ ‘놀라운 동굴(Hang Sung Sot)’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놀라운 동굴(1만㎡)’이다. 하롱베이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크루즈 여행이 제격이다. 크루즈에서 1박하면서 하롱베이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있고 어촌과 동굴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하롱베이는 크게 북쪽 ‘바이 투 롱(Bai tu long`작은 용)’, 남쪽 ‘하롱(Ha long)’으로 나뉘어진다. 크루즈 여행은 주로 남쪽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북쪽 코스가 개발되고 있다. 하롱베이 안에는 20~30가구가 모여 사는 해상마을이 여러 곳 형성돼 있다. 어촌을 방문하면 작은 배로 하롱베이 섬을 보다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다. 작은 배를 타면 환경보호기금 명목으로 1인당 2달러씩을 내야 한다. 크루즈 여행은 경비가 2인 1실 기준 1박 240달러로 비싼 게 흠이다.
[Tip]씨클로 타고 느긋하게 하노이 시내 즐겨볼 만
한국~하롱베이 직항 노선은 없다. 비행기로 하노이로 간 다음 차로 3시간 30분정도 가야한다. 하롱베이로 가기 전 관광객들이 들르는 하노이에는 호찌민광장과 국자감 등의 관광지가 있다. 호찌민광장은 베트남 국민 영웅 호찌민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11시까지 관람이 허용된다. 국자감은 우리나라의 성균관 같은 역할을 했던 국가교육기관이다. 자전거를 개조한 씨클로를 타고 느긋한 마음으로 하노이 시내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 석림
곤명은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운남성의 성도로 다큐멘터리 ‘차마고도’의 무대가 된 곳. 하노이에서 80인승 소형비행기로 1시간 30여 분 날아가면 곤명에 닿는다. 아열대 지방에 위치하고 있지만 해발 1천900m에 시가지가 형성돼 있어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그래서 ‘봄의 도시’로 불린다. 곤명의 주요 볼거리는 석림과 구향동굴, 서산, 운남민속촌 등이다. 석림(石林)은 곤명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곤명 시내에서 120㎞ 정도 떨어져 있는 이족자치현에 있다. 중국 최초로 최고 등급(5A) 풍경지로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록돼 있다. 이름 그대로 석회암 바위가 숲을 이루는 곳으로 사자`연꽃 등 갖가지 모양의 기암이 장관을 연출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바위의 높이는 일반적으로 5∼10m. 가장 높은 것은 30~40m에 이른다. 셀 수 없이 많은 거대한 돌기둥들이 우뚝 솟아 있어 중국 무협영화 속 배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석림은 외석림과 대석림, 소석림으로 나뉘어져 있다. 면적이 워낙 넓어 걸어서 보기에는 발이 피곤하다. 외석림을 보려면 10여명이 탈 수 있는 전동카트(1대 200위안)를 이용해야 한다. 외석림에서는 석회암 군락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대석림과 소석림을 구분하는 기준은 바위의 크기가 아니라 밀도다. 대석림이 크고 작은 바위들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 소석림은 밀도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바위들이 크다.
◇ 구향동굴
울창한 삼림 속에 자리 잡은 석회암 동굴로 석림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다. 1989년 지질학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후 1992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됐다. 구향동굴 관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십m 내려가 10여분 작은배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본 요리인 동굴관광에 앞서 동굴 입구 작은천을 따라 형성된 절벽과 울창한 숲을 관람하는 에피타이저 코스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귀를 찢을 듯한 물소리가 진동을 한다. 계곡 따라 발길을 동굴 속으로 조금 더 옮기면 석회를 머금은 물이 수억년에 걸쳐 키운 종유석과 석순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음악당이 나타난다. 동굴 내 자연반향을 이용해 1999년 중국 최초로 음악회가 열린 곳이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다. 동굴에서 발견된 물고기와 각종 화석도 전시돼 있다. 동굴음악당을 지나면 높이 30m의 자웅폭포(雌雄瀑布)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김희선이 출연한 영화 ‘신화’의 촬영 무대가 된 곳이다. 자웅폭포 인근에는 신전(神田)이 있다. 석회암 형상이 계단식 논을 닮아 ‘신이 빚어 놓은 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소수민족 공연이 열리는 광장이 나오면 동굴관광은 사실상 끝이 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가는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을 동굴 밖으로 데려다 주는 가마꾼들의 호객 행위를 뒤로한 채 동굴을 나오면 리프트를 타고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석림이 관광지로 잘 정돈되어 있는 반면 구향동굴 주변은 식사를 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을 만큼 정비가 덜 됐다.
◇ 서산`운남민속촌
서산(2,280m)은 곤명시에서 차로 40여 분 떨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리프트를 타고 3.2㎞를 오르면 운남성에서 가장 큰 곤명호와 곤명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밑을 알 수 없는 절벽 옆에는 용문석굴이 있다. 과거 산 정상 부근에 있었던 사찰로 가기 위해 스님들이 1781년부터 1853년까지 손으로 판 굴이다. 운남민속촌은 운남성에 거주하는 26개 소수민족 가운데 13개 민족의 촌락을 실제 형태로 모아 놓은 곳이다. 이슬람을 믿는 회족, 과거 대리국을 세워 화려한 영화를 누렸던 백족, 상형문자를 개발한 나시족, 모계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모소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의 문화와 삶을 만날 수 있다.
[Tip]
하롱베이`곤명 패키지 관광상품은 베트남항공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매일 오전 10시 35분, 오후 7시 30분 인천~하노이, 목`토요일 오전 10시 5분 부산~하노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문의 02)757-8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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