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 알-카즈나다르 전투로부터 4년 후, 일칸국과 맘루크 왕조는 최후의 결전인 마르즈 알-사파르 전투를 벌인다. 이 전투는 1303년 4월 20일부터 4월 22일까지 다마스쿠스를 두고 일어났다.
1303년에 가잔 칸은 시리아를 정복하기 위해 그의 장군인 쿠틀루그-샤(Qutlugh-Shah)한테 몽골군을 맡겨서 보냈다. 몽골군의 침공 소식을 들은 알레포와 하마의 주민들과 관리들은 다마스쿠스로 피신했다.
그러나 맘루크 술탄 바이바르스 2세는 다마스쿠스에 있었고 이집트 본국에 몽골과 싸우러 지원군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맘루크 군대가 이집트를 떠난 사이, 바이바르스 2세는 현지의 이슬람교 신자들로 이루어진 민병대와 함께 몽골군에 맞서 싸웠고, 그러는 사이 이집트 본국에서 파견된 맘루크 군대가 몽골인들이 하마를 공격하는 동안 도착했다.
1303년 4월 19일, 말즈 알-사파르 평야에서 맘루크 군대와 몽골군이 만났다.
전투는 1303년 4월 20일에 있었는데, 당시 쿠틀루그-샤의 몽골군은 강 근처에 위치했고, 쿠틀루그-샤의 몽골군 좌익 부대 1만 명의 병사가 맘루크 군대의 우익을 공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공격에 맘루크 군대는 많은 사상자를 냈다.
한편 맘루크 군대의 중앙과 왼쪽 부대는 두 지휘관인 에미르 살랄과 바이바르스 알-자쉬나키르의 지시를 받으며 베두인들로 이루어진 부대가 몽골군에 맞서 싸웠다. 몽골군은 맘루크 군대의 오른쪽 측면을 계속 공격했다. 그 공격이 매우 강력해서 많은 맘루크 군인들조차 전투가 곧 패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맘루크 군대의 왼쪽 측면은 끝까지 몽골군의 거센 공격을 견뎌냈다.
쿠틀루그-샤는 그의 군대가 승리하기를 바라면서 근처 언덕 꼭대기로 갔다. 그가 군대에 명령을 내리는 동안 맘루크 군대는 언덕을 포위했다. 이것은 무겁고 격렬한 싸움으로 이어졌고 몽골인들은 언덕에서 많은 사상자를 냈다.
다음날 아침, 맘루크 군대는 몽골군이 와디 알람 강으로 도망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그들의 포위망을 열어 주었다. 몽골인들이 강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지원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목마르고 지친 몽골인들이 말들과 함께 강에서 물을 마시는 동안, 맘루크 군대가 후방에서 그들을 공격해 왔다. 정오까지 계속 된 이후의 싸움은 매우 잔인했고, 다음날 전투는 끝났고 살아남은 몽골군은 달아났다.
중세 이집트의 역사가인 알-마크리지(Al-Maqrizi)에 의하면 전투 후 쿠틀루그-샤는 쿠슈프(Kushuf)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잔 칸을 찾아가서 몽골군의 패배를 알렸고, 그 소식을 들은 가잔 칸은 화가 나서 코피를 흘렸다고 한다.
맘루크 군대는 이집트와 다마스쿠스로 승리의 소식을 보내는 한편, 알-카리야타얀까지 몽골군을 계속 추격하면서 몽골군 포로들을 사로잡아서 술탄과 함께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로 돌아왔다. 위대한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이집트 전역에서 가수와 무용수들이 모여들었고, 며칠 동안 화려한 축하 행사가 계속되었다.
마르즈 알-사파르 전투에서 비참한 패배를 당한 일칸국은 더 이상 시리아를 포함하여 맘루크 왕조의 영토에 대한 정복을 완전히 포기하였다. 말이 달릴 수 있는 곳까지 모두 자신의 땅으로 만들겠다던 칭기즈칸의 야망을 그의 후손들은 이슬람교로 개종을 하면서까지 실현하려고 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한편 마르즈 알-사파르 전투에 이븐 타이미야도 참가했다. 그는 1303년 4월 이전까지 일칸국의 몽골군이 다마스쿠스 인근을 공격하여 많은 이슬람교 백성들을 사로잡자, 일칸국의 재상인 라시드 앗딘을 직접 만나 몽골군이 잡은 포로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협상을 벌여 성공시켰다.
또한 타이미야는 다마스쿠스 안으로 들어가서 몽골군에 맞서 싸우는 민병대를 지휘하기도 했으며, 마르즈 알-사파르 전투가 벌어진 1303년 4월 20일이 라마단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맘루크 병사들을 상대로 “지금은 한창 급한 때이니 단식의 의무를 면제한다.”라고 발표하여 그들로 하여금 음식을 배불리 먹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븐 타이미야는 현대 이슬람교에서 가장 넓은 영향력을 가진 철학자이다. 그는 이슬람교 신자들이 다른 이슬람교 신자들을 상대로도 종교 전쟁인 지하드를 선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선례를 남겼다.
그리하여 현대의 이슬람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은 이븐 타이미야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일칸국에 맞서 싸웠던 것처럼, 비록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해도 이슬람교의 대의를 어기거나 혹은 미국 같이 기독교를 믿는 외부 세력과 손을 잡은 이슬람교 세력들은 거짓된 이슬람교 신자이자 위선자이므로 공격해도 문제가 없다고 간주한다.
출처: 신의 전쟁/ 도현신 지음/ 이다북스/ 313~315쪽
첫댓글 칭기스칸의 야망을 그의 후손들은 이슬람교로 개종을 하면서 까지 실현 하려고 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군요
그렇습니다. 그 이후로 일칸국은 쇠망해 버리고 말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