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올해 SOC 예산 중 상반기 65% 조기 집행
공공수주 늘어나면 중소건설사도 일부 수혜 예상
물가 상승 대비 적정 SOC 투자 규모 감안 시 부족
최근 정부가 건설경기 부진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재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했지만 시장 침체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건설경기 회복 등을 위해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을 중심으로 재정 신속집행에 나선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도공단, 도로공사 등 주요 SOC 기관은 상반기에만 15조원 이상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건설산업 살리기에 나선 배경에는···
건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5%,
총근로자의 8%를 차지하는 핵심 기간산업임에도···
건설경기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건설투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올해 SOC 예산 중 신속집행 관리대상 19조1000억원 가운데···
상반기 내에 65%에 달하는 12조400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도로 분야에서는···
서울-세종 등 고속도로 건설, 안동-영덕 등 국도 건설 등이 추진되는데···
1분기 중 발주사업을 시작으로 착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예상 재정은 5조3000억원이다.
철도 분야는 GTX-A·B·C 등 광역철도 건설, 호남 고속철도 등 상반기 4조6000억원이 조기집행되고···
공항 분야는 가덕도, 제주제2공항, 흑산 등 공항건설 등에서 5000억원이, 소규모주택·노후계획도시 정비 등 도시재생에는 1조1000억원의 예산이 조기집행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들은 상반기 중 조기 발주 등을 적극 추진해 건설경기에 활력을 재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중소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민간의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수주가 늘어나게 되면 중소건설사에게 돌아가는 몫도 커질 수 있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대부분 정부가 해당 지역의 건설사와 컨소시엄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수주가 부족한 지역 건설사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공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적정 SOC 투자 규모는 30조원 수준으로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SOC 및 시설사업 예산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SOC 예산은 물가상승 및 2023년 SOC 예산 감소, 적정 SOC 투자 규모 감안 시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자물가지수는 ···
난해 3.9%로 상승한데 반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3년 11월 기준 3.2%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SOC 예산에서 시설사업비가 소폭 증가한 점이다.
시설사업비는 건설비와 건설보상비로 구성되며, SOC 외에 SOC 예산에서 반영되지 않는 각 부처의 청사, 관사, 박물관 등의 시설물 신설과 더불어 각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도 포함돼 있다.
올해 시설사업비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8조6413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SOC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라갔다.
지난해 시설사업비 비중은 31.3%에 그쳤지만, 올해 32.9%로 늘었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SOC 예산과 함께 시설사업비에도 초점을 둬 건설업체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물량 규모와 재정 건설투자의 정책 방향을 좀 더 면밀하게 고찰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부양 차원에서 보면 공공과 민간영역이 나뉘는데, 민간 분야가 위축된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주가 필요하다”며 “공공사업이 이런 역할을 해주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