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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스크랩 여행후기 [인천/강화] 어머니의 따스함, 석모도 어류정항의 일출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278 08.01.18 05:02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석모도일출, 어머니의 따스함을 만나다.

어류정항의 아침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어류정항의 해오름. 혼자가 아니다. 갈매기와 배와 길손의 삼각대.^^ ⓒ copyright soodong-p

 

어찌하여 서해(西海)는 그리도 애잔하고, 서러워 속으로 깊은 침을 삼키는 듯한 느낌일까.

차가운 바람도 닿는 몸대로 추운것이 아니고 뼈속 깊이, 그 곳의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말그대로 속까지 덜덜거리게 만드는 추위다.

 

어딜가나 만나는 동해의 일출처럼, 서해는 어딜가나 만날수 있는 것이 낙조다. 일면, 일출을 볼 수 있는 유명지도 많지만 서해 하면 역시 낙조가 일품이란 것에는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자연의 힘이기 때문이다. 땅덩어리와 산과 바다는 그 힘을 굳이 이기려 애쓰지 않고 이기보려 하지도 않는다.

 

폭설이 내린뒤의 우중충한 날씨에 서해까지 가서 일출을 잡겠다고 출발때부터 떠들어 대니 아내 왈, " 석모도까지 가면 그냥 낙조만 봐도 훌륭" 할거란다.설사 " 해가 뜬다 해도 아마도 산위에서 뜰것" 이란다. 물론, 길손 역시 망망대해에서 붉게 솟아오르는 거대한 불기둥을 연상하는 것은 아니다. 서해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것은 곧 서해는 낙조도 일출도 조용하게 사뿐이 올라올것이라는 느낌이다.

그 부드러움을 담고 싶었다. 검게 그을린 하늘 구름을 붉게 물드이면서 서서히 오르는 그러한 여유를 담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석모도에서 서해의 일출을 만났다. 전혀 다르다..맑고 깨끗한 해오름이 아니다. 날씨의 탓도 있겠지만 서해의 모습은 역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틀림없다. 웅장하거나 장엄하지 않다. 조용하고 소심하다. 있는듯 없는듯하다.

숨을듯, 감출듯, 보일듯하면서 끝내는 언제 올라와 저 자리에 섰는지 조차도 모르게 올라와 선다. 

그것이 서해의 모습이고 그것이 서해의 일출이었다.

 

어류정항의 이른 아침. 건너 강화도 땅이 짙게 드리워진다. ⓒ copyright soodong-p

 

아침 6시30분,

석포 주변의 펜션에서 머물다 서둘러 옷가지를 챙겨 입고 카메라 가방을 들쳐멘다. 석모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석모도의 동쪽편은 강화도의 큰 육지에 가려 아침이 한참 지난 후에야 해구경이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바다 가까이 뜨는 해오름을 보고 싶은 마음에 지도를 편다. 섬자락 남쪽 끝부분의 제일 많이 나온 곳을 ?는다.

민머루 해수욕장의 아래쪽 어류정항이다.

일제때는 인천에서 교동까지 운항하던 정기 여객선의 기착지다. 장구너머 포구보다 크고 민머루보다 작은 포구이다.

지금은 포구 주변으로 즐비한 횟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들은 모두 실제 어부의 집들이다. 간판의 상호들은 포구에 묶인 배의 이름들과 같음이 이를 알려준다. 포구의 아버지는 배를 띄우고 어머니는 그것을 받아 장사를 한다.

고단하고 쉽지 않은 노동에도 어부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그렇다고 밝게 웃지도 않는다.

 

이른 아침 나와 계신 어부님은 길손을 물끄러미 곁눈질 하는 모습이다. 해질녘에 오는 놈은 봤어도 아침 댓바람에 쳐들어온 놈은 별종이라는 눈치..잠시후에 어머니가 나오신다.

"뭐하요?"

"해뜨는거 찍을라고요.."

"날도 추운데 얼어 죽을라고..참 내.."

"저기...언제쯤 해가 뜰가요? 벌써 온지 꽤 됐는데.."

"뜰때 뜨겄지요.."

"ㅡㅡ;; 아~예~.."

조금 후, 종이컵에 뜨거운 커피를 한잔 내주신다."어이구, 고맙습니다~" 하고 한 모금 마시니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뜨거워 뒈지는 줄 알았다. 눈물이 나고 입천장이 얼얼한 그 뜨거움의 멍~함, 예전에 농사 도우미 같다가 커피물이 다 타버릴때까지 끊여드시던 농부님이 문득 생각난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는 머리를 뒤로 제껴 ?? 웃으신다. 

"괜찮시겨?" 이내 안심으로 확인 하시더니 " 별걸 다해먹고 사네..많이 쓰시겨~"..하곤 뒷짐지고 가신다.

쓰.시.겨??.. " 네 많이 쓰겠습니다~"

어머니에게 이것이 취미라고 하면 욕먹을 일 같았다. 설령 돈벌이라고 해도 그대로 말씀드리기에 어머니의 잔주름에 너무 미안한 일이라 생각된다.

 

입천장을 데었나 보다 까끌까끌하다. 그래도 그 커피덕에 잠시의 추위를 녹이고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를 얹고 기다린다.

7시40분,

한편의 하늘길 구름길이 환해진다. 아니 붉게 노랗게 하늘이 익어간다.

 

 바람은 차고 주위는 어둡고 ⓒ copyright soodong-p

 

 이 놈들은 춥지도 않은가? 그 날개짓으로 오는 바람은 더욱 한기를 느끼게 해준다.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커피한잔 먹고 렌즈를 바꿔본다. ⓒ copyright soodong-p

 

 서해의 하늘과 여명이다. 자연과 흐름과 그것에 기대어 사는 새들과 그 모습들.. ⓒ copyright soodong-p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copyright soodong-p

 

 산등성이로 살짝 비춰지는 햇살 ⓒ copyright soodong-p

 

 이제 기다리던 석모도의 해오름이 시작된다.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8시가 한참 지나서야 만난 해오름 ⓒ copyright soodong-p

 

 오름에 환한 미소보다는 오르는동안의 과정을 담는 즐거움이 길손에게는 더 큰 감동이다. ⓒ copyright soodong-p

우리네 사는 어느 곳에서나 만나는 해오름 그리고 아침.

다만, 오늘은 좀 더 특별한(?) 그 곳에서 만난다.

 

http://blog.daum.net/b-pyung

 

(200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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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1.18 12:34

    첫댓글 와~멋있어요

  • 08.01.18 13:36

    ^^저두 2년전에 석모도를 다녀왔었는데~그때랑은 또 느낌이 다르네요.. 그땐 저렇게 저녁노을을 볼 여유도 없었나봐요... 사진을 보니 다시 가보고싶어요^ㅡ^* 멋진 사진이네요~

  • 작성자 08.01.18 15:37

    이런 ㅡㅡ;;..저녁이 아닌 새벽 여명인데...쩝..내공부족의 절실함...

  • 08.01.19 11:19

    어머머;;제가 좀 그래용;;..어쨌건 결론은 멋진 사진 쵝오~!라는거~^^ㅎㅎㅎ

  • 08.01.18 17:27

    유일하게 가보지 않은 석모도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사진 잘 보고가요

  • 08.01.19 09:12

    광각의 느낌 좋으네~~ ^^

  • 08.01.21 12:42

    그네햄 오랫만이여요

  • 08.01.19 21:40

    부럽습니다~~~~~~~~~~~``

  • 작성자 08.01.21 22:41

    답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하고 건강하신 무자년 한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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