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번째 편지 - 오늘의 컨디션을 측정하시나요
어떤 날은 컨디션이 좋고, 또 어떤 날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처럼 감기가 든 날은 특히나 컨디션이 별로입니다. 저처럼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활동 폭을 줄이면 되지만 운동선수들에게는 퍽 힘든 일일 것입니다.
운동선수 입장에서는 오늘 자신의 몸의 최대치까지 훈련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훈련하여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인으로 바꿔서 설명하면 오늘 내 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 질문에 깊이 파고 든 사람이 있습니다. 하버드 스쿼시팀 주장이었던 Will Ahmed입니다.
"저는 학생 때 과도하게 훈련하던 사람이었어요. 점점 더 몸이 좋아지는 기간을 겪다가 갑자기 '뚝' 하고 무너져버리는 경험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었죠. 저는 이 의문에 흥미를 느꼈어요. 어떻게 몸을 측정할 수 있을까, 특정 날 최고의 컨디션을 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몸이 좋아지는 건 무엇을 뜻하며, 지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의 이 호기심은 2015년 제품 개발로 이어졌고 그 제품이 지금 전 세계 운동선수들이 차고 있는 Whoop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작년 12월부터 이 기기를 24시간 차고 있습니다.
이 기기는 수면(sleep), 회복(recovery), 부하(strain)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신체 지표를 측정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수면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매일 핸드폰 화면에 나타나는 수면 성과(Sleep Performance)에 일희일비하였습니다. 1-100까지 숫자로 나타나는데, 1-33이면 나쁨, 34-66은 보통, 67-100이면 너무 좋은 수면입니다.
지난 한 주를 보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1, 60, 63, 64, 54, 75, 66입니다. 보통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저는 요즘 보통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6시 30분경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전에는 자정이 넘어서 잠들고 새벽 3시나 4시에 깨어나곤 했습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수면의 질이 너무 나빠 수면클리닉을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매주 정기적으로 4번씩 운동을 하면서 수면의 질이 무척이나 개선되었습니다.
다음은 회복점수(Recovery Score)에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면성과에 신경을 쓴 것은 수면 성과와 회복점수가 관련성이 있어 회복점수를 높이기 위해 수면 성과를 매일 들여다본 것 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잠을 3, 4시간만 자더라도 그다음 날 컨디션이 너무 좋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경험상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그다음 날 컨디션이 엉망진창이 되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다 나쁘다는 수치로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느낌으로 알 뿐이었습니다. Whoop을 만든 Will Ahmed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컨디션입니다. 그는 이를 Recovery라고 표현했습니다. <회복>입니다. 운동선수답습니다. 전날 운동으로 지친 몸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의 지난주 회복점수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6, 34, 61, 44, 34, 37, 90이었습니다. 일요일의 90이라는 수치는 제가 이를 2023년 12월 8일 착용한 이래 최고의 점수입니다.
제가 Whoop을 착용한 2023년 12월 8일부터 2024년 11월 24일까지의 회복점수를 살펴보았습니다. 66점 이상으로 매우 좋음이었던 날을 월별로 세어 보았습니다.
2023년 12월 : 3일/ 2024년 1월 : 3일/ 2월 : 1일/ 3월 : 2일/ 4월 : 4일/ 5월 : 2일/ 6월 : 9일/ 7월 : 1일/ 8월 : 2일/ 9월 : 6일/ 10월 : 1일/ 11월 : 7일입니다.
한 달의 1/10인 3일 이내만 회복(컨디션)이 좋았던 달이 12개월 중에 8개월이나 되었습니다. 10일을 넘은 달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 통계를 보고 저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컨디션이 이렇게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삶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컨디션이 나쁘면 어떤 일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경험이 알려 줍니다. 부부 사이에도 짜증이 늘고 친구들도 만나기 싫고 회사도 출근하기 싫어집니다.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낼까?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성과를 내고 승진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들이 컨디션에 달려 있습니다.
아마 우리 사회가 심한 갈등을 빚는 것도 대한민국 개개인의 컨디션이 나빠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며 작은 문제에도 폭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컨디션이 좋다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며 인생을 살 것입니다. 그런 인생들이 모인 사회, 국가는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회복 점수를 90점을 획득하고 어떻게 하여야 회복점수가 높아지는지 각 지표와의 상관관계를 비교하며 연구하였습니다.
Whoop에 따르면 Recovery 점수를 높이기 위해 1.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고, 2.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3.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4.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5.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주일간의 회복점수와 각종 지표를 비교하였습니다.
Recovery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지표는 세가지였습니다. HRV, REM, 전날 칼로리 소비량 등이었습니다.
HRV(Heart Rate Variability)는 심박수 변이도라는 것으로 심장 박동 간 간격의 미세한 차이를 분석한 것입니다. 심박수가 같더라도 실제 박동 간 간격은 다르다는 말입니다. 이 변이도가 높다는 것은 심장이 건강하고 신경계가 유연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REM(Rapid Eye Movement)은 수면 주기의 한 단계로, 꿈을 꾸는 동안 빠르게 눈이 움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REM 수면은 학습, 기억, 감정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 뇌는 매우 활동적이며, 신체는 근육이 완전히 이완되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있습니다.
결국 이들을 높여야 회복점수가 높아집니다. 이들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유산소 운동을 하여야 하고, 둘째 자기전에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셋째 하루에 칼로리를 많이 소비하여야 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더 많은 제안을 하겠지만 이 세가지만 잘하여도 회복점수는 좋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컨디션을 측정하여 수치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는 말처럼 측정하여야 합니다. 그 측정 방법은 어떤 것이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매일 우리의 컨디션을 측정하여야 합니다."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4.11.25. 조근호 드림
첫댓글 매주 정기적으로 4번씩 유산소 운동
정상적인 식생활...
좋은 재료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