包烙之刑(포락지형)
(炮 : 통째로 구울 포. 烙 : 지질 락. 之 : 어조사 지. 刑 : 형벌 형)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쓰던 형벌로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이글거리는 숯불을 피워 놓은 후 구리 기둥 위를 죄인들로 하여금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형벌의 종류.
은(殷 : 商)나라 주왕(紂王 : 殷나라 제31대 왕, 本名 帝辛, 諡號 紂, 別名 紂辛 . 紂王)은 하(夏)나라 걸왕(桀王: 夏나라 제17대 임금, 本名 癸 또는 履癸)과 더불어 걸주(桀紂)라 하여 전형적인 폭군이다.
또한 그들 뒤에는 경국지색의 미인들인 매희(妺姬)와 달기(妲己)라는 독부(毒婦)가 있었다.
은(殷)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도 하(夏)나라 마지막 왕 걸왕(桀王)의 전철을 밟고 말았다.
주왕(紂王)은 자질이 뛰어나고 식견이 높았으며, 두뇌가 명석하여 남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총명할 뿐 아니라 용력도 뛰어나 맹수를 맨주먹으로 때려잡을 정도로 뛰어난 체력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자질을 덕을 쌓는 데 쓰지 않고, 자만에 빠져 신하들이 간하는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뛰어난 입담으로 자신의 비행을 합리화하거나 덮어 버렸다. 그는 천하에 자기보다 나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또한 주색과 향락에 대해서도 아주 호탕하여 빙기옥골(氷肌玉骨)의 달기(妲己 : 有蘇氏國의 미녀. 夏나라 桀王을 망친 妺喜, 殷나라 紂王을 망친 妲己, 周나라 幽王을 망친 褒姒, 晉나라를 망친 驪姬를 中國의 四大妖姬로 일컫기도 한다)라는 여인에게 빠져 폭군음주(暴君淫主)가 되었다.
달기(妲己)는 유소씨(有蘇氏)의 딸이며 주왕(紂王)이 유소씨국(有蘇氏國)을 토벌했을 때 그로부터 전리품으로 받은 미녀였다.
요염한 달기(妲己)의 자태에 넋을 잃어 그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다했다.
'달기(妲己)야말로 진짜 여자다.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을 겪어봤지만 달기(妲己)에 비하면 목석에 불과하다. 정말 하늘이 내려준 여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던 어느 날 달기(妲己)는, "궁중음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사오니 마음을 풀어 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주왕(紂王)도 사실 궁중음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였다. 즉시 음악을 담당하는 관리에게 명령하여 관능적이고도 자유분방한 미미지악(靡靡之樂)이라는 음악을 만들게 하였다.
또한 달기(妲己)가 말했다.
"폐하, 환락의 극치가 어떠한 것인지 한번 끝까지 가보고 싶사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후회 없는 삶을 누려야 하지 않을까요?"
마침내 주지육림(酒池肉林)의 공사가 시작되었으며 공사가 완성되자 질펀한 잔치가 벌어져 음주음락(飮酒淫樂)에 빠졌다.
"이 잔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들은 절대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업고 과인이 있는 곳까지 와야 한다."
주왕(紂王)의 명이 떨어지니 잔치에 참가한 천여 명도 넘는 남녀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몸이 되었다.
벌거벗은 남자들이 이리저리 여자를 붙잡으려 뛰었고 역시 모두 벗은 여자들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바빴다.
여기저기에서 비명이 들렸다. 또한 탄성과 교성도 들렸다. 이윽고 숲 속 나무 밑에서 벌거벗은 남녀들이 서로 엉겨 붙기 시작했다.
주왕(紂王)의 무릎에 앉아서 교태를 부리며 이 광경을 즐기고 있던 달기(妲己)는 자기도 슬슬 달아올라 왕과 함께 밀실로 들어가 환락에 마음껏 탐닉하였다. 그리하여 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부터 다음 날 해가 뜰 때까지 마시고 놀며 즐겼다. 이러한 환락의 날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120일이나 이어지니, 이를 '장야(長夜)의 음(飮)'이라 불렀다.
달기(妲己)는 재물을 모으기 위해 백성들에게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여 녹대(鹿臺 : 현재의 衛州縣에 있다.)라는 금고를 만들었는데 그 크기는 넓이가 1리(里)나 되었고 높이는 1천 척(尺)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또한 별궁을 확장하여 온갖 동물들을 모두 모아 길렀다.
한편 그 시대에는 포락지형(火包烙之刑)이라는 형벌이 행해졌다.
포락지형(包烙之刑)이란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이글거리는 숯불을 피워 놓은 후 구리 기둥 위를 죄인들로 하여금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형벌이었다.
"끝까지 걸어가는 자에게는 죄를 면해 주리라."
불 속에 떨어져 죽느냐? 기름 기둥을 무사히 건너느냐?
절박한 갈림길에서 공포에 질린 채 구리기둥을 걷는 죄인들.
두세 걸음만 더 걸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찰나에 불 위에 떨어져 비명을 지르며 살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비로소 쾌감을 느끼는 달기(妲己)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 잔인한 형벌이 계속 되었다.
은(殷)왕조를 살리기 위해 충신 비간(比干)같은 충신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호소했으나 주왕(紂王)은 그들을 모두 죽여 젓 담그고 포를 떴으며 심장을 갈기갈기 찢었다.
드디어 주(周)나라의 무왕(武王)이 군사를 일으켜 은(殷)나라를 멸망시킬 때, 폭군 주왕(紂王)은 녹대(鹿臺)에 들어가 스스로 불을 지르고 자살하였다.
한편, 달기(妲己)는 사로잡혀 오랏줄에 묶인 채 울음을 터뜨리며 형장으로 끌려갔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배꽃이 봄비를 흠뻑 맞은 것과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처형당할 때 망나니들도 달기(妲己)의 미색에 홀려 혼이 달아나고 팔이 마비되어 칼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달기(妲己)를 처형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형장의 대장이 달려왔다.
달기(妲己)의 목숨이 길지 못해 그랬는지 대장은 90대의 늙은이였다.
그런데 이미 청춘이 몇 번이나 거듭 가버린 그 대장도 달기(妲己)를 보자 현기증이 일어나고 눈이 부셔 목표물을 겨냥할 수 없었다.
이윽고 그녀의 얼굴을 보자기로 가린 후에야 비로소 그녀의 목을 벨 수 있었다고 한다.
(帝紂資辨捷疾,聞見甚敏;材力過人,手格猛獸;知足以距諫,言足以飾非;矜人臣以能,高天下以聲,以為皆出己之下。好酒淫樂,嬖於婦人。愛妲己,妲己之言是從。於是使師涓作新淫聲,北裏之舞,靡靡之樂。厚賦稅以實鹿台之錢,而盈钜橋之粟。益收狗馬奇物,充仞宮室。益廣沙丘苑台,多取野獸蜚鳥置其中。慢於鬼神。大勣樂戲於沙丘,以酒為池,縣肉為林,使男女倮相逐其間,為長夜之飲。百姓怨望而諸侯有畔者,於是紂乃重刑辟,有砲格之法。王子比干諫,弗聽。商容賢者,百姓愛之,紂廢之。紂愈淫亂不止。微子數諫不聽,乃與大師、少師謀,遂去。比干曰:「為人臣者,不得不以死爭。」乃強諫紂。紂怒曰:「吾聞聖人心有七竅。」剖比干,觀其心。箕子懼,乃詳狂為奴,紂又囚之。殷之大師、少師乃持其祭樂器奔周。周武王於是遂率諸侯伐紂。紂亦發兵距之牧野。甲子日,紂兵敗。紂走入,登鹿台,衣其寶玉衣,赴火而死。周武王遂斬紂頭,縣之白旗。殺妲己。)
달기(妲己)의 죽음을 애석히 여긴 후세의 시인들이 시를 읊었다.
"달기의 아름다움 만인의 연민을 받았다네.
그 가련함 얼마나 깊었으면
형장의 망나니도 눈물 흘렸을까
복숭아꽃이 이에 비교될까
작약꽃이 이에 견줄 수 있으리?
옛날 그녀가 덮은 이불엔 아직도 그녀의 체향이 있는데
이제 그녀의 아리따운 몸매 간 곳이 없으니
슬프다, 가인이여! 그 한을 어찌 풀려나!
죽는 것도 억울한데 머리까지 걸리다니
기가묘무(奇歌妙舞) 어디 가고 비구름만 맴도는가?
이 한, 이 원 풀길 없어 해도 지지 않는구나."
※ 出典 : 「史記(사기)」, 第3卷 殷本紀(은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