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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불합격시킨 "건강검진"
아우라지 추천 0 조회 189 08.07.19 08:13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불합격시킨 "건강검진"

심판관(아우라지"A") : 7/17일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아우라지"B"의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므로 불합격 조치한다.

 

08년 7월 17일(목, 제헌절)

식장산 ~ 정기봉 구간주파를 종합평가 하여 자신의 건강을 검진하려고 합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강검진 결과로 불합격 당했다.

앞으로 2주밖에 남지 않은 3개월 금주기간내에 어느 하루를 택해 검진을 받을 것인가 고민하던중, 오늘을 D-Day로 정하고 첫 버스로 옥계삼거리에서 하차 고산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식장산머리에는 시커먼 구름이 무겁게 내려 앉아 당장이라도 굵은 빗방울을 쏟아부울듯, 나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준비는 단단히 하였어도 청승맞게 혼자서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한다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바람직한 것은 못된다. 그러나 어이하리 이미 뽑아 든 칼 "老대장부"란 이유로 도로 접을 수는
없으니,

 

 

 

새벽의 산사는 고요한데 "아우라지" 그대는 무엇을 구하려고 산으로 가는가?

 

해맞이전망대 못미쳐 정자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산밑을 내려다 본다. 수증기가 피어 올라 아기운해를 보니, 고산준봉(지리능선)에서 일출전에 보던 운해가...

 

  

해맞이전망대에 오르니 통신탑의 끝 부분이 구름에 가려 보일락말락하고, 태국기는 바람에 펄럭이고...

  

 

내가 가야 할 주능이 오른쪽으로 길게 꼬리를 이어가고,

 

K.T 송신탑은 완전히 구름에 가리우고,

  

 

시계삼거리 지나면서 부터는 풀섭의 물방울들이 신발을 적셔온다. 얼마나 버텨줄까 걱정이다. 

 

 

금년의 마른장마는 대단하다, 저 아래 저수지도 바닥이 보일정도로다.

 

기분전환 겸 하늘나리의 접사를 시도해 본다.

 

두번째가 훨씬 잘 되었네---  뒷배경처리가 흐려진 것을 보니 ^&^ 

 

시계삼거리에서 이곳까지는 일사천리로---여기서 곤룡재까지는 자잘한 봉우리들과 심심치 않은 승강이를 벌이며 땀께나 흘려야 할 곳,

 

갑자기 구름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숲속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햇빛의 실체?를 봅니다.

 

 

곤룡재에 도착 갈증을 해소하고 삶아 온 감자로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시킵니다.

오늘의 준비물을 점검 해보겠습니다. 1) 식수 2.25L. 2) 점심(얼린 인절미). 3)간식(카스테라 1개, 양갱 2개, 삶은 감자 4개, 약과 4개, 알사탕 약간) 4) 반바지1, 반티1, 양말1,

수건1, 쌍스틱, 카메라 등.

서서히 구름이 거치면서 땡볕으로 바뀌어 간다. 양말을 겹으로 신었는데도 훔씬 물에 젖은 신발안에서는 걸을 때마다 이리 미끈 저리 미끈 제 멋대로고 둘째 발가락 윗 부분이 물집이 생기는지 밀릴 때마다 쓰리고 아프다. 처음 격는 상황이다. 닭재에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망덕봉을 넘어 급경사를 이 발을 가지고 어떻게 내려가느냐? 걱정스럽다.

 

 

망덕봉에 올라서니 해를 피할곳이 없다. 전망도 시원치 않아 물 한모금 마시고 급경사를 내려간다.

  

왼쪽 서대산이 찜통의 열기를 잔뜩 품은 수증기에 휩싸여 지금 얼마나 뜨거운지 아느냐고 묻고 있는 듯 하고, 사진 중앙의 낮은 봉과 능선들이 왼쪽으로 길게 이어지며 내가 거처야 할 길을 암시하고 있다.

 

산 밑으로 대진고속도로가 힘차게 뻗어가고 그 밑으로 남대전 I.C가 한가롭다.

  

계현산성을 지나니...

 

울창한 숲을 헤치고 내리면,

 

작은 정자를 지나 곧 덕산말 삼거리...

 

새로 지은 정자에 도착한다. 여기서 신발을 벗고 젖은 양말을 벗어서 꼭 짜니, 물에 빠진것도 아니고 지나치는 숲에서 적셔온 물방울로 이렇게 많은 물이 짜지다니 놀랍다. 물집잡힌 둘째 발가락을 반찬고로 치료하고 점심을 먹는 동안 양말과 발을 말린다.

그런데 사실은 양말만 젖은 것이 아니고 입고 있는 옷 전체가 물에서 갓 건저 걸친것처럼 땀에 쩔어 있으니 다리를 타고 양말로 흘러 들엇을 법도 하다. 내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오늘 처럼 땀을 많이 흘려보기는 처음 같으다.

에너지 보충도 잘 되어가고, 음료수는 현제 0,75리터를 소모했으니 아직 1.5리터가 남아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고, 시간도 충분하니 공연히 더운 한낮의 산행에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대전둘레산길잇기를 사랑하시는 산님들께 노파심에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기 "닭재" 아름다운 녹음속에서 각종 매미의 합창과 산들바람을 맞고 있으니 별천지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우리는 이 자연을 잘 보전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결입니다. 쓰레기, 그 중에서도 음식쓰레기는 절대로 버려서는 않됩니다. 음식쓰레기는 부패하면서 각종 벌레들을 키워 냄새와 곤충들이 창궐하여, 기피장소 일번지로 변질되고 맙니다. 우리가 산행중 잠시 쉬는 장소를 쾌적하고 안락한 장소로 유지하기 위하여 다같이 노력합시다.

닭재정자 주변의 상태는 아직까지는 양호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을 위하여 ! ! !

 

식후 첫번째 높은봉 국사봉(508.m),  우리나라 산, 봉우리 이름중 가장 많은 이름이 국사봉이랍니다. 국사봉은 주로 두가지 경우에 해당한도고 합니다. 첫째는 그 지방이나 나라의 제를 지내는 곳이고, 두번째는 봉화대를 일컷는다고 합니다. 이곳도 봉화대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달령전까지 이렇게 편안한 능선길이 자주 나타납니다.

 

저 멀리 사진가운데  삼각형봉우리가 정기봉 같아 보이네요.

 

자연을 파괴하는 돌 캐내는 산, 한쪽에서는 사태가 나려고 반쯤 밀려내려와 있군요.

 

머들령을 지납니다. 시인 정훈의 "머들령"이라는 시가 대충산사의 배려로 지나는 산님들이 볼 수 있도록 계시되어 있습니다.

 

원님이 지나던 머들령에서 골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지만 앉아서 쉴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어 미련없이 발길을 돌립니다.

 

이제 하늘의 구름은 손으로 헤일정도고,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만이 온누리를 덮고 있습니다.

 

오른쪽 상소동산림욕장으로 하산하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앞으로...

 

돌의 색이 태양열과 어쩌면 이렇게도 흡사합니까?

 

몹씨 무더운 날씨인데 시야가 이렇게 투명한것은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군요. 오래간만에 서대산을 뚜렷이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보기 흉물스러운 석산모습.

 

국도와 고속도로가 나란히 달리고...왼쪽 저수지의 샘물은 고갈되고...

 

쳐다보기 싫은 이정목...보이느니 탈출로만 ^&^

 

기울어 가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자 숲 속살을 비추는 햇빛이 소나무의 붉은 빛을 아름답게 살려낸다.

 

드디어 정기봉에 도착하여 맑은 하늘 밑으로 윤곽을 드러낸 서대산을 보고 '오 미안하다, 대둘에 혼을 빼앗겨 너를 잊은지 너무 오래 되었구나, 곧 다시 찾아 가마...

 

 

더운 날씨와 싸우며, 비교적 체력안배를 잘 해냈는데 속도를 내기위한 순발력근이 많이 쇄태하여 시간을 단축할 수가 없었으며, 지구력으로 오늘의 건강검진을 마무리 지을 수 있어 다행이 였습니다. 제 스스로 만족할 수 없으니 불합격일 수 밖에...

 

앞으로 13일이면 단주 3개월을 끝 냅니다. 우선 신통한 것은 기간동안 술이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처음 한 달은 몸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질 수가 없었습니다. 술로 인한 불면, 두통, 소화장애 등등이 싹 사라지며, 식욕이 왕성해지니 식사량과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그 다음 한 달은 내가 칠십평생 살아오면서 내 몸속에 만들어 놓은 나쁜 질병의 원인, 요소들이 하나씩 둘씩 보이는 듯 했습니다.

술은 과하면 독이요, 적당하면 약이라 하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앞의 말을 명심하고 술과 자신의 싸움에서 다시 한번 승자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욱 사랑해 주십사고 큰 절을 올립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08년 7월 19일(토)  oura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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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08.07.22 10:40

    아마 계속 금주하실려고 불합격판정 내리셨나봐요^^.. 아우라지큰형님 정말 본받을점이 많습니다. 진정한 승자는 아우라지큰형님처럼 자신을 이기는사람이죠^^.. .....건강하세요^^ ..화이팅!!!

  • 08.07.19 09:42

    산행기를 읽으면서 저의 월요일(14)산행이 스처지나갑니다. 지금은 태풍으로 한바탕 비가 지나가고 소강상태인데 아우라지 형님의 건강검진 날짜가 너무너무 더워서 B가 나온것이지 5월정도에 하셨으면 A+++ 는 충분히 나왔죠. 단주와 자기와의 힘든싸움 그리고 자연보호 아뭏튼 대둘회원님들 아우라지님과 돌까마귀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행하시고 후배산꾼들에게 좋은 산행/경험/본보기를 많이 주시기를 바랍니다.

  • 08.07.19 12:29

    참 오랜만입니다. 함께 산행한 날을 기억 못할 정도로.... 아우라지님, 건겅하신 몸으로 식장산에서 정기봉까지 훌륭히 주파하셨습니다. 그 무더운 날에 그 기록이면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 10여일 후면 약주를 할 수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그 때 토종순대에서 막걸리 한잔하시면 어떠실려는지요?

  • 08.07.19 15:21

    존경합니다!!!!!!!~~~~~~~~~~~~.

  • 08.07.20 10:57

    건강검진이란 표현에서 신선함과 비장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그 먼길을 혼자서 한 여름에 진행한다는 것은 보통 산꾼이 아니면 시도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둘 지킴이 아우라지님의 건강검진 잘 보았습니다. 더욱 건강하세요.

  • 08.07.21 05:57

    50대인 저도 두 구간 동시 산행을 망서리고 있는데 70대이신데......,대단하시네요 건강검진 무조건 합격아닌가요? 자연은 사랑하자 하시면서 오히려 자신을 학대하시는 건 안니신지 모르 겠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 08.07.21 21:24

    두 구간 해보려다 인데다쳐 여태아프답니다 무리마세요^&^ 건강하세염

  • 08.07.23 01:09

    아싸 아우라지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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