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고홍보학과는 실용학문이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선 광고·홍보만한 것이 없다. 사진은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자체 스튜디오에서 학생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 숭실대 제공
학과명칭은 다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광고홍보언론학과, 미디어광고학과, 산업광고심리학과, 정치언론홍보학과라는 이름으로 학과가 개설돼 있다. 졸업후 진로는 아무래도 광고·홍보 분야 쪽이다. 광고대행사, 프로덕션, 기업 홍보실, 방송사 등지로 진출한다. 다만 광고나 홍보 '제작'에 흥미가 있다면 시각디자인이나 문예창작과, 국어국문과가 더 유리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카피라이터로 활약하는 이들 중에 광고홍보학과 출신이 특출나게 잘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제작과 함께 광고홍보 '기획'분야까지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추길 원한다면 광고홍보학과에 지원해도 무방하다. 한양대 이병관(44) 홍보학과장은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글로벌 광고·홍보인'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양한 사회현상의 이해와 창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광고·홍보 분야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광고디자인 VS 광고홍보
광고홍보와 광고디자인은 분야가 서로 다르다. 광고홍보는 인문계열에서 학생을 선발하지만 광고디자인은 예체능 대학에 소속된 경우가 많다. 배우는 분야도 전혀 다르다. 광고디자인은 그래픽 디자인 같은 광고 '표현'과 관련돼 있다. 광고 디자이너 양성에 치중한다. 대표적인 개설대학으로는 홍익대(조치원) 광고멀티미디어디자인 전공/광고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공, 건국대(충주) 광고영상디자인 전공, 한중대(강원 동해) 광고미디어디자인학과 등이다. 반면 광고홍보는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다룬다. '광고 기획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보면 된다.
■대학의 간판학과
중앙대 인문계열의 간판학과다. 학과가 만들어진지 올해로 35년째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만큼 재학생과 졸업생간 교류도 잦다. 이론과 실습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는 '편식 없는' 교육을 중시한다. 광고기획 및 전략, 광고 크리에이티브, 광고매체, 기업홍보 등 4개 영역에 따라 단계적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황장선 교수는 "최근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취업률이 90%를 웃돌았다"며 "졸업 후 광고·홍보 대행사, 프로덕션, 기업의 홍보실, 방송사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양대(안산) 광고홍보학부는 4년 전부터 광고학과와 홍보학과로 전공이 나눠졌다. 다른 대학과 달리 홍보학과를 독립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인지 커리큘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맞춰져있다. 해외 원어민 교수를 초빙, 매년 여름학기에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현장 실무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장 맞춤형 실무과목으로 교과과정을 뜯어고쳤다.
홍익대(조치원) 광고홍보학부는 1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명성을 쌓았다. 입학정원이 120명(재학생 500명)이나 된다. 미대가 유명한 탓인지 광고기획과 창의성을 고루 갖춘 인력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자체 공모전(H.U.A.F:Hongik University AD&PR Festival)을 둘 만큼 대학 지원도 많다. 최용주(55) 광고홍보학부장은 "광고·홍보 분야는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열정"이라며 "열정있는 학생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론과 함께 실습도 중요
이화여대 광고홍보 전공은 이론과 함께 실습 교육도 중시한다. 서암영상제작센터, 프리젠테이션실습실, 디지털사진제작실에서 실습이 이뤄진다. 2004년 대교협 평가에서 광고홍보분야 1위를 차지했다. 현직에 종사하는 졸업생과 재학생간 인적 네트워크(이화광고홍보인회)가 조직돼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영욱(43) 교수는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학생들이 참여,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에는 방송영상, 언론정보, 광고홍보 등 3트랙으로 나뉜다. 이중 광고홍보 전공은 창의력과 분석력, 제작·기획력을 키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타대학에서 보기 힘든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나 '글로벌 PR' 같은 강의도 개설돼 있다. 지난해부터 'Hufsan Portfolio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유나(37) 언론정보학부장은 "한 명의 전담교수가 6~7명의 학생의 멘토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입학한 순간부터 졸업할 때까지 학생들의 진로, 인생고민을 함께 풀어나간다"고 했다.
■산학협동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광고학과는 광고제작·프로모션 분야와 광고기획·전략 분야로 세분화 돼 있다. 실무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이론 못지않게 실습에도 비중을 둔다. 카피라이팅 실습, 광고 PT실습, CF제작 실습이 이뤄진다. '사제 동행 세미나'도 눈에 띈다. 학생들의 상담사로 교수들이 나선다. 광고 대행사 오리콤과의 산학 프로그램을 맺어 방학 때마다 인턴을 파견하고 있다. 고한준(40) 주임교수는 "광고의 바탕은 창의적인 생각이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나와 다른 시각과 생각을 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광고홍보학과의 특징은 '다양성'과 '산학협동'이다. 광고·홍보 분야의 기존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프로모션, 인터넷광고, CF제작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또 실제 수업현장에 고객을 데려와 학생들에게 실무를 쌓게 한다는 점이 남다르다. 전임교원 수가 수도권 소재 홍보학과 중에서 제일 많고 현직 광고대행사 사장(웰콤 박우덕)이 직접 실무를 가르칠 정도다. 방학 때마다 학과와 산학협동을 맺은 웰콤, 필립모리스, HS애드, KPR 등의 업체에 인턴을 파견한다. 덕분에 취업률도 높다. 이철한(36) 학과장은 "지난해 졸업생이 제일기획, 웰콤, SK텔레콤, 로레알 등 정상급 회사에 취업했다. 정규직 취업률이 89%에 이른다"고 했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는 '뉴미디어시대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 배출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자체 스튜디오와 방송장비를 고루 갖춰 완벽한 실습환경을 마련했다. 학과에서 제작되는 모든 결과물은 '콘텐츠 관리시스템'에 보관된다. 이 시스템에는 게시판 뿐 아니라, 피드백 기능도 첨가돼 제작물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매년 10월에는 언론홍보학과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자발적인 학회활동을 통해 광고, 드라마 등을 직접 기획, 제작, 발표하는 창의적인 축제다. 박웅기(40) 언론홍보학과장은 "경제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분야지만, 현대 사회에서 광고·홍보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