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돕느라 진 빠지는 ‘조력자 증후군'
혹시 나도 그런가… 죄책감·분노 충동
◇조력자 증후군은 원래는 타인을 돕는 직업군에서 많이 나타나는 강박이었지만, 요즘에는 젊은층 사이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 *출처=Shutterstock
타인을 돌보고, 도와야 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 직업 소명을 가지면서 자신보다 남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덫에 빠지곤 한다. 이러한 현상을 ‘조력자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심리치료가 볼프강 슈미트마우어의 저서 <무력한 조력자>에서는 조력자 증후군을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타인을 돕다가 급기야 조력활동에 중독되는 조력자들의 독특한 정신구조’라고 정의했다.
무한 경쟁에 놓인 요즘 젊은 세대들은 특정 직업군이 아니더라도 조력자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데, 이중 하나가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고 싶은 강박은 남을 도우려는 집착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 자체는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박이 자신을 해칠 때에는 문제시 되어야 한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영국 신문 메트로는 조력자 증후군의 위험 신호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도했다.
◆혹시 나도 ‘조력자 증후군’?
△가족, 친구, 직장, 봉사, 이웃 등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
△도움 요청에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나는 상대를 항상 돕지만, 상대는 나를 거의 돕지 않는 일방적인 관계가 대부분이다. 관계 유지를 위해 나만 애쓴다.
△나는 타인에게 항상 질문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필요를 자신의 필요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서 끊임없이 조언을 제공하거나 상대를 고치려고 노력한다.
△모두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찾고, 의지하는 사람이 본인이다.
△방금 만난 낯선 사람에게도 쉽게 마음을 연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출처=Shutterstock
◆자신을 망치는 굴레
계속해서 남을 위해서만 사는 것은 인간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지 않는다. 누군가를 돕는 대가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언제까지나 보상 없이 희생만을 할 수는 없다.
이를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지 의심부터 하게 되고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자리 잡게 된다.
이렇게 피로와 분노가 쌓이면서 결국 자기비판으로 이어지게 된다. 자신이 타인을 충분히 돕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어려울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거부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이 심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 혹은 자살 충동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라움 정신건강의학과가 주의했다.
모두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개개인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완벽한 사람이나 완벽한 인간관계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타인과 자신을 두루 돌보는 여유를 가져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