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종결어미

정장복 목사
기도합니다
기도했습니다
* 기도의 종결어미에 혼돈이 가끔 일고 있습니다.
순간에 드리는 기도에도 과거와 현재가 있을 수 있는지요?
* 어떤 분은 과거로 보고 어떤 이는 현재로 보아 그 종결어미를 각각 달리하고 있습니다.
하나로 통일될 수 있는 표현은 없는 지요?
* 영어권에서는 종결어미의 시제를 과거로 하는지 현재로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어느 평신도 한 분은 언제 어디서나 기도를 하고 난 다음에는 그 끝말을 특유하게 맺고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기도의 끝에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라는 현재형을 쓰는데
그 분만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라는 과거형을 사용했습니다.
그 연유를 옆에 있는 교우가 물어보았더니 대답은 간단하였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그렇게 하시니까 저도 그렇게 합니다.”
더 이상의 질문이나 토론을 할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의 모든 언행을 따르고 배우고 있는 성도를 탓할 길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 목사님이 한 모임에 오게되어 기도를 하였는데
그 분이 바로 기도의 끝말을 과거형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임이 끝난 다음에 남달리 기도 끝을 과거형으로 사용하는
그 분에게 다가가서 여러분이 물어보았습니다.
그 목사님의 대답은 이러하였습니다.
생각해 보시오. 기도를 끝맺을 때는 이미 드린 기도는 과거에 속하지 않습니까?
과거 에 속한 것은 과거형을 사용하는 것이 정확한 언어 구사가 아닙니까?
나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에 보다 더 정확성을 지키고 싶기에 과거형을 사용합니다.
언뜻 듣기에는 그 분의 말이 옳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엄밀히 따진다면 말하는 순간은 바로 과거로 변하기 때문에
기도의 경우 끝맺음을 할 때는 그 이전의 모든 것은 과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도의 경우에 그러한 주장은 좀더 많은 연구와 생각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의 언어 문법과 구조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국문학 교수들의 결론은 자신이 드리고 있는 기도의 행위는
현재의 행위에 속하기에 끝맺음을 과거형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사용하고 있는 때매김, 즉 시제(時制)에 대한 문법은 시제의 구별에 조금의 오차도 보이지 아니하는
영어권에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어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 더 나아가 과거완료 현재완료와 같은 경우는
동사의 변화형까지 고정시켜 놓고 때매김을 철저히 지킵니다.
이러한 언어의 세계에서 기도의 종결어미를 과거로 했는지
현재로 했는지를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기독교의 기도가 영어권에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으며,
영어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우리에게 복음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영어권의 세계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이 기도를 끝맺음합니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We pray in the name of Jesus Christ our Lord."
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합니다.-We pray through Christ our Lord.
시제를 그렇게도 엄격히 지키는 영어권에서 기도하는 현장이나 기록된 기도문 어디에서도
기도를 끝낼 때 과거형을 쓰는 경우가 없습니다.
모두가 현재형을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그 분을 위하여 기도한바 있었습니다“와 같은 경우에 한하여 과거형을 사용합니다.
이 때의 의미는 현재의 기도행위가 아니라 과거 어느 때에 자신이 행했던 기도행위를 가리키는 경우입니다.
사실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순간은 현재의 사건입니다.
비록 몇 분전에 기도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기도의 끝말까지 이어지는 단회적이고 현재적인 행위입니다.
이 때의 기도는 시작부터 끝맺음까지 현재의 행위이기에 기도 중에 소요된 시간을 과거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기도의 끝말은 현재형으로 맺는 것이 타당합니다.
물론 자신이 드리는 기도의 끝말이 과거형이기에 하나님께 상달되지 않는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그러나 함께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언어관습과 이해가 상반될 경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주게됩니다.
생각하면 정성껏 함께 마음을 모아 하나님께 기도하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부담을 준다는 것은 유익한 일이 아닙니다.
좀더 정확한 언어와 공감되는 내용이 기도에 있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의 바램입니다.
그리고 기독교 기도만이 사용하는 이 기도의 끝맺음이 우리 언어에서 통일되어 간격을 느끼지 않고 진행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우리의 기도생활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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