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국, 미국 속 영화(56회)＞(조지아편)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작가 마가렛 미첼 이야기

[블라디고]

[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마거릿 미첼이 1936년에 발표한 소설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그해 여름에 출간된 이 작품은 그해 12월까지 100만부가 팔렸으며 이 작품으로 그녀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합니다.

영화 제작자인 데이비드 셀즈닉은 소설이 출간되기도 전에 영화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책이 발간되자마자 5만 달러를 주고 판권을 구매합니다.그는 이 판권을 구입한 뒤부터 약 2년에 걸친 캐스팅 작업을 거쳤습니다.

셀즈닉은 처음부터 남자 주인공인 레트 버틀러 역할에 클라크 게이블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와 계약관계에 있었던 MGM은 쉽사리 게이블을 놓아주지 않았습니다.셀즈닉은 할 수 없이 게리 쿠퍼를 접촉했는데, 그도 계약 문제가 걸려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본인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썩 맘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셀즈닉은 장인이었던 MGM 사장 루이스 메이어와 담판을 짓고 125만 달러에 클라크 게이블을 임대하는 데 성공합니다.(위 사진:타라 농장에서의 아버지와 딸 스칼렛)

여자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셀즈닉은 전국적으로 공개 오디션을 열었습니다.(옆의 사진:타라 농장의 저택)

당시 오디션에 신청한 인원만 무려 1400명이었습니다. 그중에는 비비안 리, 진 아서, 수잔 헤이워드를 비롯한 쟁쟁한 여배우들 31명이 스크린 테스트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파울레트 고다드와 비비안 리가 최종 후보까지 오르고,(사진:스칼렛과 애슐리)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 고다드가 거의 확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미혼임에도 찰리 채플린과 동거하면서 스캔달을 낳았다는 점 등으로 비비안 리가 선택됩니다.(사진:버트 레틀렛과 스칼레 오하라)

이 영화는 시대극으로서 의상면에서도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50명에 가까운 주요 배역들을 위해 5천벌이 넘는 옷을 디자인했고, 영화에서 비비안 리는 44벌, 클라크 게이블은 36벌의 다른 옷을 입고 등장합니다. 1939년 12월15일 애틀랜타의 로스 그랜드 극장에서 첫 공식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배우들은 공항부터 극장까지 리무진 퍼레이드를 가졌는데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파가 연도에 늘어서서 행사를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스칼렛의 몸종 매미 역을 맡았던 흑인 배우 헤티 맥대니얼(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수상)은 백인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조지아주의 법에 따라 행사에 참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클라크 케이블이 이에 불만을 갖고 시사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자 주최측에서 애걸복걸해서 간신히 참석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집니다.

1940년에 열린 제1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3개 부문 노미네이트와 8개 부문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기록은 1959년 〈벤허〉가 11개 부문을 수상할 때까지 깨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컬러영화이자 상영시간이 가장 긴(221분)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1962년 상영시간 222분의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기록이 깨졌습니다. 아울러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헤티 맥대니얼은 최초의 흑인 아카데미상 수상자로 기록되었습니다.

[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탄생지를 찾아 ]

워싱톤에서 애틀란타까지 6백마일 길의 자동차 여행은 시속 55마일의 제한 속도로는 꼬박 12시간이 걸립니다. 버지니아 주(州)를 지나고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를 거치도록 고속 도로변은 시야를 내내 막는 수풀의 연속이다가 조지아 주(州)에 들어서야 들판이 보입니다. 일대는 주로 땅콩밭입니다. 그리고 보이느니 교회들입니다. 조지아 주는 교회가 많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조지아 주의 주도(州都) 애틀랜타는 활기에 차 있습니다. 세계에서 첫째, 둘째를 다투는 공항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70층), 세계에서 가장 큰 롤러 코스터 장(場) 등등 말끝마다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미국 남부의 상업 중심 도시입니다. 코카콜라의 본산지이고 CNN 본사가 있으며 인근에 있는 화강암 석산(石山)은 이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유명합니다.

1864년 남북전쟁 당시애틀랜타 전투로 알려진 격전에서 이 도시는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사진:미첼 여사)

이 참화가 그려진 마가렛 미첼 여사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애틀랜타는 추진력 강한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스칼렛의 괄괄한 불굴의 성격은 폐허에서 일어난 애틀랜타 시(市) 자체의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 애틀랜터가 새로운 다이내미즘에 옛 건물들이 헐려나가는 모습에서 스칼렛의 괄괄한 기상을 봅니다. 마가렛 미첼은 애틀랜터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의 시대보다 45년 뒤에 태어나 여기서 일생을 보냈습니다. 미첼은 남북전쟁의 화제 속에서 컸습니다. 그래서 남북전쟁을 남부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고 완성한 것이 이 소설입니다.

애틀랜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미첼 여사를 찾지만, 그러나 여사가 태어난 케인 스트리트의 집은 허물어져서 없고 마지막 살던 피드먼트 스트리트 1268번지의 아파트 건물에는 아무 표시도 없습니다. 여사가 3세 때부터 11세 때까지의 소녀 시절에 살던 잭슨 스트리트 179번지의 짙은 린네르 회사의 창고가 되었습니다. 1926년에 시작하여 3년 만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써낸 크리슨트 애비뉴 979번지의 윈저 하우스란 집은 현재 <마가렛 기념관>이 되어 있습니다.

기념관(옆의 사진)에는

여사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타이핑한 타자기와 원고지, 기타 여사의 장서와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사가 결혼 할때까지 처녀 시절을 보낸 집자리인 피치트리 스트리트 1401번지 길 옆에 동판(銅版)이 하나 서서 마거리트 미첼을 기념하여 여사가 이 동판 부근의 피치트리 스트리트 길을 건너다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미첼 여사의 애틀랜타를 그냥 떠나기가 서운한 사람들은 시내에 있는 오클랜드 공동묘지에 가면 남편, 양친과 함께 누워있는 여사의 흰 대리석 묘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가렛 미첼여사는 손에 펜을 쥘만한 나이 때부터 항상 무엇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라고 나서는 부지런히 메모를 하는 버릇을 들였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쓰기 위해 마가렛은 동네 노인들로부터 남북전쟁 때의 경험담을 들어 모았고 많은 자료들을 읽었습니다.

한 때 의사가 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의학에 관심을 가져 많은 의학 기록들을 참고했습니다. 글은 항상 아침나절에 썼습니다. 마가렛은 사람들을 좋아했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정도 많았고요. 특히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불쌍히 여겼다고 합니다. 소설에서 스칼렛은 거칠고 멜라니는 가련한 형인데 작자 자신은 이 두 인물을 복합한 성격이었습니다. 평생을 통해 마가렛의 관심은 사람들에게 있었고 이 사람들에 관해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움이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코트 핏제랄드의 찬미자여서 그를 당대 제일의 작가로 생각했습니다. 마가렛은 5피트의 키로 하도 체격이 작아 생전에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게 큰 대작을 쓴 여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가공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인 것과 지리적인 것은 애틀랜타 주변의 사실(史實)과 환경을 그대로 베꼈습니다. 그 가운데 이 소설의 주무대가 되는 타라 농장은 애틀랜타 남쪽에 있는 러브조이 마을에 탤매지 농장이 모델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애틀랜타 쪽에서 타라 불바드로 내려오다가 타라 로드로 접어 듭니다. 이 길 이름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타라 농장에서 딴 것입니다. 이 클레이턴 군(郡) 일대에는 타라 자동차상, 타라 가구상 등 타라라는 이름붙은 데가 20군데 가량이나 됩니다.

러브조이에서 숲으로 둘러싸인 탤매지 농장(사진: 텔매지 농장 저택) 안

을 한참 들어가면 하얀 건물이 나옵니다. 1836년에 지었다는 목조의 농장 건물은 거의 남북전쟁 이전대로 남아 옛날 남부의 집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러브조이 마을도 남북전쟁 때의 격전지여서 북군이 이 농장까지 쳐들어 왔을 때 당시의 주인은 곡식 부대로 현관의 기둥 사이를 막아 집을 보호했다고 합니다. 정원의 잔디밭에서도 싸움이 벌어져 현재의 주인 탤매지 부인이 집을 수리하면서 벽에서 조그만 총탄들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농장은 한때 마가렛 미첼 여사의 증조부인 핏체랄드의 소유여서 핏체랄드 플레이스로 불렸습니다. 필립 핏체랄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나오는 스칼렛의 아버지 제럴드의 모델로 짐작되는 사람입니다. 미첼 여사는 어릴 때 조부모가 살던 이 농장에 자주 찾아왔고 그 인상이 타라 농장으로 형상화되었습니다.

40여 년 전 아치 게리라는 조지아 주의원은 관광객들이 와서 소설대로의 타라 농장이 없는 것을 알고 하도 실망들을 하기 때문에 타라 농장을 하나 짓겠다고 당시 살아있던 미첼 여사의 오빠인 스티픈 미첼 씨에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때 미첼 씨는 "누이동생 마가렛은 모든 것이 진짜이기를 바랐고 사실에 충실한 것을 원했다. 마가렛은 무엇이든 상업화되는 것을 싫어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게리 씨는 이 뜻에 수긍하여 타라 농장 신축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의 타라 농장 건물은 헐리우드에서 세트 촬영한 것입니다. 당시 미첼 시는 이 영화의 타라도 농장 건물이라기 보다는 대저택 같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미첼 씨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타라 농장은 아무 데도 없은들 상관없다. 온 세계 수천만 독자들의 마음 속에 있으면 족한 것이다"고.

[ 마가렛 미첼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마가렛 미첼(1900~1949년)은 변호사의 딸로 태어나 처음에는 의학을 지망했으나 첫 결혼에 실패한 후 잡지사의 기자 생활을 4년여 동안 하다가 25세 때 동료와 재혼했습니다.

이듬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3년 만에 완성한 것이 그녀의 유일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소설 원고는 그 후 6년 동안 손대지 않은 채 버려져 있다가 1936년 출간되었고 책이 나온 지 1백일 만에 50만부가 팔렸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2천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갔습니다. 미첼은 이 작품으로 1937년 퓰리처 상을 수상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국의 남북 전쟁과 전후의 재건 시대를 배경으로 타라 농장 주인의 딸인 스칼렛과 버틀러라는 남성과의 교섭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와 인간 애욕을 정세(精細)하게 그려낸 1천 페이지가 넘는 대작입니다.(사진:미첼 여사의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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