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설 ;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작(無作)에 대해서는 법화경 신해품에서 4대 성문제자들이 자신들의 그동안의 수행에 대해서 솔직하게 고백한 내용이 있어서 인용한다.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하였습니다. ‘저희들이 대중들 중에 상수제자(上首弟子)로서 나이는 늙었으며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미 열반을 얻었으며 더 할 일이 없다.”고, 더 이상 최상의 깨달음을 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세존께서 지난 옛적부터 법을 설하신 것이 오래 되셨는데 그 때 저희들이 자리에 있었으나 몸이 피로하여 공(空)과 형상이 없음[無相]과 지을 것이 없음[無作]만을 생각하였습니다. 보살의 법인 신통으로 유희함과 부처님의 세계를 청정하게 하는 것과 중생들을 성취하는 일은 마음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세존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삼계에서 벗어나 열반을 얻게 하였습니다. 또 지금 저희들은 나이 이미 늙었으므로 부처님이 보살들을 교화하시는 최상의 깨달음에 대하여는 조금도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오늘 부처님 앞에서 성문들에게 최상의 깨달음에 대한 수기를 주시는 것을 듣고는 마음이 매우 환희하여 미증유를 얻었습니다. 생각지도 않다가 이제 홀연히 희유한 법을 듣고 매우 경사스럽고 다행하오며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마치 한량없는 보물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얻은 것과 같습니다.’”
아직도 현상의 문제에 걸려있는 목건련을 깨우치기 위해서 유마거사는 법의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작(無作)의 차원을 설명하고 있으나 필자가 인용한 법화경은 한 차원을 더 올라가서 부처의 삶을 밝히는 수기의 내용이다. 그들 4대성문의 고백에는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작(無作)밖에 몰랐으며 부처의 삶인 수기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못하였다는 뜻이 담겨 있다.
불교의 교의를 간단하게 3단계로 말하면 현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상교(相敎)의 입장과 현상을 부정하는 공교(空敎)의 입장과 또 모든 존재를 진리로 보고 사람을 그대로 부처로 보는 성교(性敎)의 입장이 있다. 유마경의 이 내용은 공교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법화경은 성교의 입장이다. 그동안 목건련은 상교의 차원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