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돈(Money) - 돈, 화폐의 역사 : http://cafe.daum.net/WorldcupLove/IC6M/935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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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근방의 인디언 토착 부족들은 21세기인 지금에서도 조개껍질을 돈으로 사용한다. 아니면 돌맹이를 깎아 돈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석기 시대도 아닌 현대 사회에서 돌을 깎아 돈으로 만들어 쓴다는 이야기를 선뜻 믿으려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예전 독일의 식민지였고 지금은 미국의 보호령인 남태평양의 외진 섬 얍(Yap)에 사는 사람들은 둥그런 모양으로 깎은 석회석을 화폐로 사용해 왔는데, 가운데 구멍이 뚫린 둥근 모양은 달의 모습을 본딴 것이다. 이 섬 원주민들은 약 400마일 떨어진 다른 섬에서 석회석으로 만든 거대한 돌바퀴를 운반해 화폐로 사용하고 있었다.
<Yap섬의 돌 동전>
사진으로 보면 영락없이 우리나라의 맷돌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돌이 클수록 그만큼 더 큰 액면을 의미하는 것은 두말할 나이도 없다. 이 섬 자체가 미국의 보호령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물건을 사고 파는 데는 달러가 통용되지만, 큰돈이 오가는 재산의 거래에는 돌돈을 사용하는 경구가 더 흔하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어떤 미국인은 지름이 50cm 정도 되는 돌돈을 지불하고 자그만한 빌딩을 하나 구입했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궁금중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어떻게 그 무거운 돌돈을 주고받았을까라는 점이다. 그들은 현명하게도 아주 큰 돌의 경우에는 단지 말로 주고받는 것으로 거래를 끝낸다고 한다. 예컨대 교회 앞마당에 놓여 있는 지름 1m의 돌을 소유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가 이웃으로부터 집과 카누를 산 대가로 그 돌을 주기로 거래를 체결하였을 때 "이제부터 그 돌은 너의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써 모든 거래가 끝난다. 그 말 한 마디로 이제 그 돌은 새 주인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그 섬의 곳곳에 놓여있는 큰 돌돈들은 이와 같은 거래를 통해 주인이 바뀐다고 한다.
언젠가 그 섬을 방문한 외지인이 우리로 치면 재벌에 해당하는 큰 부자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실제로 그의 돈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는데, 이상하게 어느 누구도 그가 큰 부자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 연유를 수소문해 물은 결과 재미있는 결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의 먼 할아버지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비로소 그가 부자가 된 연유를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그의 할아버지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그 섬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한 무인도로 돌돈을 만드는 여행을 떠났다. 아무 돌이나 둥글게만 깎으면 모두 돈이 되는 것은 아니고, 바로 그 섬에서 나는 석회석만 돈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엄청나게 큰 돌을 다듬어 모두가 부러워하는 큰 돈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너무 큰 탓에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배가 뒤짚어져 그만 물 속에 빠지고 말았다. 비록 물 속으로 가라앉았지만 그 돌이 얼마나 컸는지 함께 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큰 돌은 어차피 한 곳에 놓아두고 말로만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돌이 바다 밑에 누워 있다 한들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큰 부자가 된 연유인데, 그로부터 상속을 받은 후손들도 대대로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어느 날 그 돌의 소유자가 얍섬 번화가의 상가 아파트를 사고 바다 밑의 그 돌돈은 네 것이라고 말하면 새 주인이 그 것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결국 돈이란 것은 사회적 약속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휴지로도 쓰기 힘든 종이가 사람을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가 그 하찮은 종이조각을 돈으로 쓰자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 자체로도 무엇인가 쓸모가 있는 것들이 돈으로 쓰였지만, 현대 사회에서 쓸모와 상관없이 어떤 것이든 약속 하나만으로 돈이 될 수 있다. 아무 쓸모 없는 돌덩어리를 돈으로 사용하는 얍섬의 주민들도 화폐의 현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