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석 고원 (세석 평전은 일본식 표기여서 세석 고원이 맞다고 한다)

▲ 장터목 산장

▲ 천왕봉을 향하여











▲ 저 곳을 건너다가 넘어져서 무릎을 까고 바지도 찢어졌는데 머리 감는게 시원해서 아픈줄도 몰랐다.


▲ 지친 몸에 너덜길이 힘들었지만 싱그런 숲길이어서 너무 좋았다.

▲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 우리의 산행 리더 이수남 아우
*** 이 아우는 이번에도 우리를 위해서 성삼재까지 우릴 내려 주고 혼자서 차를 중산리에 갖다
두고 (두 시간이 소요 되었다 함)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올라 장터목을 거쳐 세석을 지나 영신봉까지
우릴 마중 나왔었다. 매번 산행때마다 남들 다 잘때 밤새 운전하고 산을 오른다.
이 아우의 봉사 정신이 없이는 잦은 원거리 산행은 생각도 하지 못한다. 늘 고맙고 또 고맙다!
새벽 4시, 곤히 자는 일행들을 깨웠는데 너무 힘들고 피곤한지 일어나질 못해서
몇 번이나 흔들어 깨워야했다. 여자 일행은 처녀 세명에다가 40대여자 한 명, 그리고
할머니인 나..이렇게 다섯이었다.
그런데 머리맡에 벗어 놓은 모자 속에다가 헤드 랜텬을 담아 두고 시계를 봤었는데
그 랜턴이 간 곳이 없는 거였다. 사람을 의심하는 건 좀 뭣하지만 내 옆자리에서 잔
여자가 수상했다. 나보다 먼저 짐을 챙겨 떠났는데 그 여자가 가져 간 게 틀림없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왠지 믿음이 갔는데 겪어 보니 전혀 아니다.
그 랜턴은 맘먹고 수입품을 비싸게 주고 산 건데 몹시 속상했다.
아침은 누룽지를 끓여서 먹었다. 너무 피곤해서 입안이 깔깔해서 입맛이 별로 없어 몇 술뜨다 말았다. 출발은 6시 20분, 장터목을 향해서 떠났는데 어제 너무 많이 글은 탓인지 다리가 뻐근했다.
아침 공기는 신선했고 산들 바람이 불었다. 이름 모를 새 울음 소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걷다 말고 귀 기울여 들어 보기도 했다. 예쁜 들꽃 사진 한장 찍고 나면 일행은 저만치 가서 따라 가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찍지 못하는 사진이나마 수시로 사진을 찍긴했지만 나중에 보니 사진들이 영 아니다 싶었다. 에휴~~그날이 그턱이다. 내 사진은...
드디어 장터목, 가파른 오르막 길이다.스탁에 의지하여 오르막길을 힘겹게 올랐다. 지금까지 난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다. 산에 갈때 걸리적 거리고 귀찮았다. 그런데 장기 산행에서는 스틱을 사용하면 한결 수월하다는 이야갈 듣고 가져 갔었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다! 천왕?萱?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그 유명한 천왕봉을 올랐다는 기념으로 사진들을 찍느라 줄을 서서 기다렸다.그 와중에 나라고 빠질 수 있나! ^^ 나도 한 장 찍긴했다.
정상주들을 한 잔씩 하고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길에 들었다. 한 시간남짓 내려 가니 법계사 절이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많은 이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우리도 끼어 들어 앉아서 비빔밥 한 그릇씩을 아주 맛나게 먹었다. 나물 비빔밥에다가 미역 오이 냉채가 그러게 개운하고 맛있을 수가 없었다. 떡까지 주어서 배불리 먹었다.
로타리 대피소를 지나는데 3년젼 지리산 종주를 혼자 하던해 폭설을 만나서 더 가지 못하고 로타리 대피소에서 묵던 생각이 났다. 이튿날 날이 개어서 올라 가려니까 아이젠이 없는 사람은 올려 보내지 않았다. 11월초여서 아이젠 없이 떠났기 때문에 아이젠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중산리까지 하산해서 아이젠을 사서 신고 다시 올랐었다.
그 길을 이번엔 고생한 지리산 산행이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계속 가파른 내리막길이어서 지루하고 ?C들었지만 녹음이 짙어 가는 때라 숲속이 어찌나 싱그러운지 심호흡을 하면서 폐부 깊숙히 달디단 공기를 들이마셨다.
거의 다 내려 와서 계곡물에서 씻고 가기로 했다. 세수도 제대로 못한데다가 이틀씩이나 땀을 흘려서 끈끈하던 차에 물을 보니까 너무 좋았다. 양말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들어서다가 물이끼에 곤두박질을 치며 넘어지는 바람에 바지가 홈빡 다 젖었다.
게다가 바지 무릎이 확 찢어져 버렸다. 무릎도 까져서 피가 났다. 그런데도 어찌나 시원하고 좋았는지 아픈 줄도 모르고 해해댔다. 얼움처럼 찬물에다가 머리를 담그니까 소름이 끼치면서도 개운하고 정신이 났다.
탁족을 하고 나니까 날아 갈듯이 가벼웠다. 중산리 출발은 오후 2시 반,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인천에는 저녁 7시 10분에 도착했다.이럴게 해서 지리산 종주를 또 한 번 해냈다.
내가 늙긴 늙었나보다.ㅎㅎㅎ 많은 사람들이 나랑 마주치기만 하면 "어유~ 대단하십니다!" 이러는 거였다. 아닌게 아니라 내 또래는 보이지 않았다.
글쎄 내 나이 칠십까지 지리산 종주가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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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나님은 다시봐도 너무 근사(매력적) 하셔요 .닮고 싶은데 ..아무나는 아니겠죠?
저도 이번 유월에 지리산 종주 두번째 계획 있어요
안나님 다친무릎은 괜찮으신거예요? 바지까지 찢어질 정도면 심하게 다치신것 같은데.. 염증 생기지 않도록 조심,또 조심 하시길 바랍니다.
안나님! 봄나들이를 멀리까지 다녀오셨네요..탁족을 하실때 느낌이 상쾌하셨겠어요,, 지리산 종주는 나이 70까지야 당근이시지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오랫동안 산도 여행도 많이 하셔야지요,, 그리고 저두 델구 다니셔야 한담서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자유의 몸이 되니 쬐금만 기다리세요,, 담주에 한번 뵈요, 꼭요
지난 가을날에 종주한 기억이 새롭습니다.좋은 산행 축하드립니다.
누인..아직 정정 하십니다..이번 종주때 선두그룹에 들어오셨잖아요...여름날 더울때 덕유산 육십령까지 종주 할겁니다.기대하세요...
일흔 넘은 할머니께서 설악 봉정암까지 오르시는 걸 본적 있지요. 안나님께서는 충분히 능력 있으십니다. 지리산 종주, 정말 장난 아니죠.
부러버라~~아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