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치매 초기환자에 사용
인지 저하 18개월간 27% 늦춰
한.유럽 등 6개국도 승인 앞둬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의 근원 치료제가 미국에서 첫 정식 허가를 받았다.
이번 치료제는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치매 진행 상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치매도 극복 가능한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츠하이머 병세를 늦추는 약물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를 정식 승인했다고 6일 CNN 등이 보도했다.
레켐비는 미국의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근원 치료제로, 20년 만에 허가받은 최초의 약물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뇌의 신경세포 외측에 축적돼 신경세포에 독이 되는 단백질 덩어리)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밖에 없었으나 레켐비는 진행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는 최초의 약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FDA는 8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인지 및 기능 저하를 18개월 동안 27% 늦췄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켐비가 환자에게 도움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FDA 의약품 평가 연구센터 신경과학실 국장 대행인 테레사 부라키오는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확인했다'며 레켐비 허가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도 '알츠하이머 병세의 진행이 27% 느려졌다는 것은 5개월가량 병세를 둔화시켰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환자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 한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켐비 치료를 받기 위해선 영상 진단 등 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이 확인돼야 하며, 증상이 이미 진행된 환자에겐 사용이
제한된다.
또 임상시험 참가 환자의 약 13%가 뇌부종 또는 뇌출혈을 겪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FDA는 다혈액 희석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이 약물을 투여할 때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레켐비 치료는 격주 단위 정맥 주사 방식으로 이뤄지며, 가격은 미국에서 보험을 적용하면 주 1회 투여 기준 연간 약 2만6500달러(약 3500만원)다.
레켐비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유럽,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6개국에서도 승인을기다리고 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