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자들에게 이 메일을 보내거나, 반론기사를 쓰셔서 언론사로 보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감정에 치우쳐 있거나, 언론사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양식으로 쓰여져 있기에 채택되지 않게 됩니다. 마치 환자가 아무리 열심히 presentation을 해도 의사들에게는 별다른 information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두 개의 글을 연속해서 올립니다. 하나는 전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현재는 제주도에서 개업중이신 김치형 선생님이 2월경에 썼던 '독자투고 요령'을 다시 꺼집어 냈습니다. 두번째 글은 기자에게 E-mail보내는 요령으로 얼마전 2세 여아의 해열제 사건에 대한 정정보도 글을 써보낸 어떤 선생님의 글입니다. 읽어보시고 독자투고나 기자에게 편지를 보낼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올린이 : 김치형 (ck42 )님 날짜 : 02-23
시민단체 언론 정부 등 전방위 적(?)들과 전쟁을 벌이는 여러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한겨레 신문에 백충상이란 작자가 헛소리를 해대 Kmain회원들이 열받고 있습니다.
확인결과 여러 회원이 반박투고문을 보냈고 그중에 하나는 실어줄 모양입니다.
독자투고 요령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독자투고의 효과
"독자는 안봐도 기자는 본다
기자는 안봐도 관계자는 본다.
관계자는 보면서 "이를 전 국민이 다읽었겠지"라는 '착각'을 한다"
간단히 말하면 독자투고는 이런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복지부 공보실은 매일 아침 각 일간신문에 나온 보건복지관련 기사를 죄다 스크랩하고 10여부 이상 복사해 장관실에 올립니다.
장차관 각실장 및 국장이 참여하는 회의자료로 쓰이는 것이죠.
이때는 대통령도 읽었겠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요즘 같은 때는
오늘의 판세를 점치는 자료로도 쓰입니다.
'의사들 반발이 거센데' '언론이 이런 것도 이제는 실어주네'하는 것이죠.
독자투고의 부수적인 효과로는
옛 친구한테 전화가 온다는 점입니다. 즉 "나 안죽고 살아있다"는 점을 만방에 과시합니다. 아직 옛애인한테 전화온적은 없지만은...
항의 전화는 걱정 마세요. 가명으로 해달라고하면 그렇게 해줍니다.
전 아직까지 가명으로 쓴적 한번도 없었는데 항의전화 받아 본적도 없습니다.
2. 투고 요령
요즘 인터넷이 전부 다되니까. 이메일로 쓰시는게 제일 좋습니다.
홈페이지로 찾아들어가 게시판에 쓰지 마시고 이메일 주소로 직접쓰시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그쪽도 편하구요. 조선일보는 opinoon@chosun.com 한겨레는 opinion@co.kr입니다. 다른 언론사도 독자투고란에 다씌여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확인전화를 반드시 하라는 점입니다.(Very Important!!)
각신문사 독자투고 담당자를 찾아
"내가 이런 글을 써서 이메일로 보냈는데 받아 보셨습니까, 잘도착 했나요"
하고 확인하십시오. 그러면 담당자에게 remind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시에 왜 이런 투고를 했는지 '짧게'설명하십시오. 부연설명도 하시고요.
중요한것은 핵심을 골라 말하는 것입니다. 또
똑같이 독자투고를 관리하는 부서전화번호라도 담당자마다 직책이 따로 있습니다
독자투고나 시론담당자가 있는가하면 반박투고 담당이 따로 있는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보내는 글이 단순히 투고 인가 항의문인가 아니면 반론보도로 실리길 원하는 가를 명확히 한후 담당자를 찾으십시요.
예를 들어 반박투고시 조선일보사는 '조선일보를 읽고'담당자를 찾으시고한겨레는 '편집자에게'담당자를 찾으십시오.
**** 기자와 통화법 ****
가. 자신의 신분을 명확히 밝힌다.
"저는 개업의데요"하는 것보다. "어느 도시 무슨과의원을 하고 있는 아무개 입니다"고 정확히 하면 '어디 한번 무슨애기를 하는지 들어나 보자'는 자세를 갖게됩니다.
나. 절대 무리한 요구를 하지말것.
"이글 실어줄꺼에요 안실어줄꺼예요"(편집권침해)
자신있게 글을 쓰고나서 "잘판단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도로 그칠것 다. 말씨를 부드럽게
흥분한 목소리는 금물. 낮은 톤으로 부드럽게. 연습해보세요.
씩씩거리고 전화하면 '또 어떤 또라이가 전화하는 구만'이라고 오해할수 있습니다. 언론사에 또라이들 전화 많이겁니다,
또 기자들하고 욕싸움하면 이길수 없습니다.
라. 상투적인 표현을 안해도 됨
"저 한겨레신문 30년 애독잡니다"(에게! 창간한지 20년도 안됐는데?)
"언론정도를 펴시느라 노고가 많습니다"(뭘요? 다월급받자고 하는일인데...)
3. 투고문 작성의 실제
가. 주제선정
A. 시류에 영합하기.
사례1) 필자가 개업첫달 연합회에서 물리치료와 감기치료 같이한사람
의 물리치료비를 과잉진료라는 이유로 몽조리 삭감했다.
처음 든생각은 "이런 XX년들이 뭘안다고"였지만 그렇게
"진료권 침해" 어쩌구 써봤자 안실어 줄거 분명했다.
성질 죽이고 다음과 같이 썼다.
......진료비 심사를 맡았던 연합회 부산지부담당자는
"제주지역이 타지역에 비해 감기와 물리치료를 함께 받은 경향이 많은데 이는 과잉진료로 볼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시 심사담당자는 제주지역운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역간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일부러 넣었다) 그러나 이는 제주도의 농촌현실을 무시한 처사다.
이곳 제주는 고령자, 특히 할머니들이 육지에비해 많은데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해녀 일, 밭일등을 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늘 관절염을 앓고있지만 시간,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우선 약국약을 사먹고 못견딜정도로 심한 감기몸살을 앓을때만 병원을 찾고 그제서야 평소고질병인 관절염을 치료하는 것이다(제주도의 지역실정과 불쌍한 우리 농촌 노인공경 콤플렉스 자극. 우리나라 는 효도를 내세우면 안되는게 없다고 한다)
...(중략)... 이같은 지역적 특성을 외면한채 부산지부측이 대도시잣대를 기준으로 제주도 병원의 진료내용을 과잉진료로 몰아부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농촌현실 외면했다는 점과 탁상행정을 연상시켜 공분을 유도)
제목은 '진료비획일화 곤란'으로 나갔음.
사례2) 항진균제 플루나졸 삭감에 대한 항의
"효과도 있고 좋은약인데 비싸다고 삭감하면 안된다"고 쓸려다 너무 메시지가 약해서
"의료보험 연합회에 진료비 청구를 하다보면 뚜렷한 심사기준이 뭔지 몰라 황당할때가 있다. ...중략 ... 지난 5일 98년 11월 청구분중 항진균제 처방경위를 전화로 물어와 내역을 설명했더니, 별도 자료제출 요구는 없었다. 그런데 19일에는 다른직원이 12월 청구 분중 같은 내용르 물으면서 "진료기록부 사본을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급 불능처리를 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정확히 '지급불능처리를 하겠다' 말하진 않았으나 안보내면 지급불능이 되므로 그렇게 썼다. 사소한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이렇게 과감히 써도 된다) 진료비심사기준이 담당자에따라 오락가락하는셈이다.
문제는 누가 진료비를 심사했는지 이름을 밝혀 책임관계를 명확히 한다면 해결될 것이다. 일선 병의원들이 받는 모든 공문서에는 담당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는데 유독 의료보험연합회만 예외다.(너 떨이 용가리 통뼈냐?) 심지어 팩스를보내기위해 수신확인을 하려해도 "이름이 없어요"라는식으로 대답한다.(이건 정말 있었던 사실.시간까지도 내가 기록해놨음. 나중에 연합회감사실장한테 그렇게 불손한 직원 누구냐고 해서 시간날짜 말해줌 이런 것은 정말 사실만 써야함. 그 직원한테는 정말 미안하다.)
제목은 "의료행정 실명화해라" 고나갔음
B. 공익을 우선시 할것. 집단 이기주의 냄새가 안나게.
사례) 98년 여름쯤에 쓴글. 해열제 아스피린주사삭감에 대해 이런 식으로 썼다.
'나중에 보니 값도 여섯배나 비싸고 심사에도 통과되는 주사
가 있다는 걸알았다(디클로페낙주사를 말함, 있다는 걸 알았다는 말이지 내가 썼다는 말은 안했음. 책잡힐 이야기는 안쓰는게 좋음)
의료보험은 더많은 국민에게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목적이 있다. 김대중대통령이 '제2의 건국'을 제창하면서 제시한 '효율'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것부터 차근차근바꿔나가야 할것이다.(진짜 시류에 영합했다. 갖다붙이기는....)
C. 누가봐도 정말 불쌍하다는 주제를 잡을 수도 있다. 지난번 시위때 윤민경선생의 케이스는 "젊은 여의사가 참안됐다"는 것땜에 기사화됐다. 기사내용을 보면 어떻게 안됐는지 사실(투자비 환자수 수입)을 정확히 썼다. 독자투고에 이런 내용이 실릴일은 없으므로 사례생략함
결국 주제선정은 시대의 콤플렉스를 자극해야합니다. 시대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방법은 국민들의 정서에 합당한 쪽도 있고 반대 되는 주장을 해야할때도 있다.
이때는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해 단순 명쾌히 써야합니다.
나. 글쓰기 실제
A. 글은 짧게 쓴다. '하였다'는 '했다'로 복문은 단문으로.
- 그러나 이런것에 너무 신경안써도 됩니다.
기자들이 알아서 고쳐주니까요.
B. 주의 주장보다는 팩트(fact)와 묘사를. 매우 중요!
진료실이 한가했다 -> 대기실이 텅비었다.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 김종필은 김대중한테 '--'라고 말하면서 주먹을 불끈쥐었다.
엄청난 수의 의사-> 전국 개업의사의 80%
-- 팩트만 잘 배열하면 주장을 하지 않아도 독자가 뜻을 이해함
글의 설득력도 높아집니다.
C 분량은 예상 분량의 120-130%정도
너무 많이써도 안되지만 너무짧게 쓰면 기자의 일감을 뺐는 일!
추가 적인 부연설명은 추신에 따로 첨부. 대개 200자원고지로 2.5 - 3.5매가 적당. 예상분량은 독자투고란의 글자수를 세보면 됨.
D. 핵심만 골라쓰기
휴폐업률 계산시 물론 노령 이사 질병을 고려해야지만
그러면 메세지가 흐려짐. 읽기도 사납고.
현행 정부분업안에 대한 반대주장시 수많은 이유를 다 열거 할수 없습니다.
13일자 저의 조선일보 독자투고는 "돈많이 드는데도 복지부는 거짓말만 하고있다"하나만 지적했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분업반대 주의자는 아닙니다)
여러 회원님들이 이어서 연타쳐보세요. 가랑비에 옷젖게합시다.
E.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쓰기
'지난 번 의사시위' -> '지난 17일 여의도에서 열린 의사시위'
F. 쉬운 말로쓰기 (의미가 다소 변질되더라도)
의료보험수가 -> 진료비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냥 '진찰료')
실거래가 상환제 -> 약가 대폭인하조치
결체조직 -> 오장육부를 뺀 나머지 조직
G. 피부에 와닿게, 실감나게
"의약분업시 소요되는 추가재정부담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 지금은 약국에서 3000원이면 하루치 약을 약을 지어먹는다.
분업이되면 병원과 약국을 각각방문하므로 현행규정대로라고 해도 1만2천원이 넘는다. (이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결과를 제시해 주장을 뒷받침해줌)
H. 뻥치거나 억지라는 기분 안들게
"복지부는 국내총진료비중 의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의약분업미실시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실제는 진찰료 수술료 등이 싸기 때문이다"
-> "..복지부는 ..라고 주장하나 '의사입장에서는' ..싸기때문으로 생각한다"
(독자들이 '에이 그냥하는 소리지, 어떻게 믿어'라고 몰아부칠것을 '니네 입장에서는 그렇게도 볼수있겠다'고 반감을 누그려 뜨릴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