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박도일 제 2 시집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가 출간 되었다.
박씨는 1955년 경산에서 출생하여 잠시 외지에서 교편을 잡다가 고향인 경산에 돌아와 장산서예원을 운영하며 시서화 공부와 지도에만 생을 걸고 있는 사람이다. 경산서예인연합회를 창립하여 오늘의 한국서예협회 경산지부로 발전시켰고, 한국예총 경산지회의 전신인 경산예술인총연합회를 창립하여 6년간 이끌기도 하였으며 제3대 예총지회장을 4년간역임 하였다. 현재 경산문협 회원이며 부지부장을 역임하였고 경산수필문학 초대회장도 지냈다. 또 한국미협 경산부지부장도 역임 했다. 박씨는 경산예술계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첫 번째 시집 “산수유 피고 지고” 에 이어 2시집 “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는 박씨의 나이 60세와 서예원(장산문화센터) 운영 3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 되었다. 짙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때론 애국심과 애향성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한국문협경산지부장 전종대씨(문학박사)는 발간회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산 박도일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저는 제일 먼저 ‘술’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서예가, 시인, 부채 선물, 장삼자락 휘날리며 바람처럼 빠른 걸음, 눈물이 등 뒤에 거렁거렁거리는 다정다감한 사람, 외로운 사람, 촌철살인을 지닌 사람, 얽매이지 않는 자연인, 재미있고 엉뚱한 사람 등등 아주 개성이 강한 사람이지요.
장산 선생님과 저는 한 20년을 문학이라는 인연으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빛그림 동인’으로, ‘경산문학 회원’으로.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장산 선생님은 경산문학의 발전을 위해 애쓰신 분이고 경산예술의 발전을 위해 힘쓰신 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수고를 아끼지 않으실 분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장산 선생님 두 번째 시집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 표지 한번 보십시오.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젊어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연분홍 꽃그림에 시집 제목 또한 얼마나 서정적입니까?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 이번 시집을 보면 감성적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 눈과 귀를 바짝 가까이 대고 사는 분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몇 편만 간단히 언급하면, 22쪽에 있는「견공에게 묵념을」이라는 시는 보신탕집 앞 트럭 빈 철망을 보고 쓴 시입니다. 이제 한 줌의 똥만 남기고 보신탕으로 사라진 개에 대한 추념의 시 성격인데, 우리 인간 역시 이 개와 무슨 큰 다른 점이 있을까? 하는 숙연한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우리 역시 언젠가는 삶의 흔적을 남기고 쓸쓸히 사라지겠지요?
장성택 처형과 북조선 아가씨 공연 등을 소재로 한 시들도 몇 편이 보입니다. 우리 민족의 문제까지 시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집의 백미는 표제시인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라고 생각합니다. 빛그림 동인 합평회 때 이 시를 들고 와 돌아가면서 평을 했습니다. 그때 모두 감성적이면서 좋은 느낌의 시라고들 했는데, 이 시를 이 시집의 제목으로 했네요. 이 시를 잠깐만 한번 볼까요?
▶ 1연 : ‘그대가 그리울 때 / 나는 꽃을 본다 ’ 라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적화자가 그대를 사랑하지만 그대는 떠나고 이제 그대는 더 이상 볼 수 없고 그대의 화신인 꽃을 본다는 의미이겠지요~
▶ 2연 : ‘사랑이 설령 / 강물처럼 흘러 / 바다로 가서 / 바다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라는 구절을 볼 때, 그대와의 사랑이 미완성으로 끝났다는 말일 겁니다. ‘나는 외발로 서서 / 강의 풍경을 지키는 왜가리이고 싶다’라는 구절은 이 시의 백미가 아닌가 합니다. ‘미완성의 사랑을, 미완성의 삶을 그래도 외롭게 지키고 보듬는 마음이 바로 시인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도 다른 동물이 아닌 ‘왜가리’에 비유한 것은 아주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가리는 요즘 모내기철이 끝난 지금쯤 들판에 외롭게 혼자 먹이를 찾아다니는 새이지요. 이러한 왜가리의 모습은 바로 시인의 외로운 마음을 적절하게 반영한 시어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문학적 용어로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합니다. 시적 화자의 마음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객관적인) 왜가리이지만 서로 연계되면서, 더욱 시적화자의 외로움을 심화시켜 주지요.
▶ 4연 : ‘오늘도 / 저무는 긴 강둑을 절며 걷는다’는 구절은 바로 장산 선생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구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생은 모두 절며 가는 것 ’이라고도 합니다. 시인의 개인적 삶에서 모든 인간 삶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외로움’이지요~ 그래서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산 박도일 제2시집 『그대가 그리울 때 나는 꽃을 본다』를 보시면서, 장산 선생님의 외로움을 한번 어루만져 보시는 것도 이 여름 밤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