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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선술(仙術)의 묘(妙)-선시
청산(靑山)을 들이키고 청강(淸江)을 토해냄에
진인(眞人)은 발꿈치로 속인은 목구멍으로
시간을 정지시키고 수음(手淫)하는 저 묘술(妙術)
* 산에 들어가면 시간도 정지된다.
* 진인의 호흡은 발꿈치로 하듯이 깊게 숨을 쉬고, 일반 사람들의 호흡은 다만 목구멍으로 하듯이 얕게 숨을 쉰다. 이것은 도가(道家)의 호흡조식법(呼吸調息法)에 의한 것이다. 진인지식이종(眞人之息以踵) 중인지식이후(衆人之息以喉) 장자 내편 대종사(중국고전명언사전 651쪽).
* 《山書》 제20호 2009년.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88면.
22. 보시의 기쁨-선시
청류(淸流)에 발 담그면 몰려오는 송사리떼
소금기 핥아내려 종아리에 입질하면
달콤한 가사(假死)상태서 육보시(肉普施)한 그 열락(悅樂)
* 살보시가 최상의 보시! 꼭 물고기와 사람으로만 국한하여 생각지 말라!
* 《山書》 제20호 2009년.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88면.
23. 감당할 수 없는 산(山)
눈도장 잘 찍히면 허아비도 양복 걸치나
늙다리와 가마때긴 홍수 때만 쓰이는 겨
모기가 산 지고가니 어이없어 웃는 소
* 홍수나 장마 질 때 둑막이용으로 헌가마니와 함께 추레한 늙은이도 필요한 것.
* 문예부산(蚊蚋負山); 모기가 산을 진다는 뜻으로 ‘역량이 적어 중임(重任)을 감당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름. 능력이 없는 사람이 고위직에 있으니, 소가 웃을 수밖에?
* 《山書》 제 20호 2009년. 대부분이 禪詩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제 3-23(48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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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untain that cannot be endured
If I make a good impression, even Hawabi will wear a suit.
The bran and bran are used only during floods.
A cow that laughs in bewilderment as mosquitoes carry the mountain awa
* 2024. 7. 17 영어 번역기.
24. 대산부지(對山不知)
동무야 어디 있니 얼굴 한번 보여 다오
눈앞에 있긴 하나 안개만이 그대 알 뿐
산 속에 그림자 감춰 참모습을 못 보네
* 산을 대해도 산을 모르는 건, 몸이 산안에 있는 까닭! 유명한 소동파의 시 서림벽(西林壁)-횡간성령측성봉(橫看成嶺側成峰) 원근고저각부동(遠近高低各不同) 부식여산진면목(不識廬山眞面目) 지연신재차산중(只緣身在此山中) 가로 보면 산줄기 옆에서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제각기 달라/ 여산의 참모습을 보지 못함은/ 단지 이 몸이 산속에 있는 까닭이라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3-24(제48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25. 축 (사) 서울특별시산악연맹50년사 발간(2015.4.20)
반백 년 이어온 맥 대한산악 허리요
일천 만 수도시민 등반운동 길라잡이
하늘의 푸른 명 알아 환골탈태(換骨奪胎) 하리라
*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 서울특별시산악연맹 50년사 발간 축하시조. ‘산으로 새아침을 연다’ 제15쪽(2015. 10. 19 발행)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제3-25(49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26. 산악인 추모공원 (2015.4.20.)
사바 삶 덧없어라 어느새 바람 됐지
청산의 품에 안겨 구름과 노닐다가
포근한 무당골에서 고이 잠든 산우여
* 무당골은 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동지구에 있는 소규모 계곡이다. 입구에서 10분 쯤 오르면 산악인 추모탑이 있다. 일각에서는 추모공원이라 부른다.(2024. 4. 27 수정)
* (사) 서울특별시산악연맹 50년사 ‘산으로 새아침을 연다’ 제143쪽(2015. 10. 19발행).
* 졸저 한국 하이쿠 집 『一枝春』 여름 2-97번(45면) ‘구르는 진주’ 참조. 2021. 7. 20 도서출판 수서원.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3-26(49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27. 축 (사)한국산악회 창립 제70주년(2015. 4. 21)
여명(黎明)의 조국산악 우리가 깨웠어도
영고(榮枯)는 능선인양 굴곡져 흐르는데
노호(老虎)가 종심(從心) 이르러 포효일성(咆哮一聲) 멋져라
* 종심; 70세를 이름. 논어 위정(爲政)편에 보면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했다. 이 말은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더라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는 뜻이다.
* 2015년은 (사)한국산악회 창립 제 70주년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제3-27(491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28. 바위 위 노송 (2015. 5. 4)
바위에 뿌리 내려 모질게 사는 노송
등 굽은 난쟁이라 베갈 자 없는데다
산객이 할배 좋다니 부러울 게 없어라
* 직목선벌(直木先伐); 곧은 나무는 재목으로 쓰기 위해 먼저 벤다는 뜻으로, 재주 있는 자는 빨리 쇠퇴한다는 말. (장자 외편 산목장).
*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한국 속담)
* 산객;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 철쭉의 다른 말.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1면.
29. 고향의 산(2016. 2. 4)
잊어진 망향가를 연분홍 크레용에
가재 잡든 도랑가에 개나리 핀 옛 산이여
문명에 절은 뼈일망정 그 자락에 묻고파
* 人生似鳥同林宿(인생사조동림숙) 大限來時各自飛(대한래시각자비); 인생이란 새가 같은 숲에서 잠을 자는 것과 같은 것이다. 큰 일(혹은 죽을 때)이 닥치면, 각자가 따로 날아가게 된다(昔時賢文에서).
*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는 뜻으로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컬음. 狐死首丘(호사수구)라 함.
* <詩山> 제35호(2002년 여름호) 베스트 시 수록. 부제 수구초심(首丘初心).
* 시산10년 사화집 《청산이여 아! 시산이여》 201면. 한국산악문학 시산 발행(2004. 2. 28).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3-29번(492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 《山文學》 제5집(2023년) 정격 단시조 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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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town Mountain (2016. 2. 4)
The forgotten Manghyangga in light pink crayon
An old mountain with forsythia blooming on the edge of a ditch where crayfish were harvested.
Even though it's a bone that's lost to civilization, I want to bury it at the foot of it
*2024. 2. 12 영어 번역기.
30. 우이령(牛耳嶺) 감회 (2016. 4. 15)
공비(共匪)는 이제 없어 묶인 발 풀린 게지
오봉선(五峰仙) 불알 아래 소슬바람 불어오면
애환 턴 소귀고개엔 워낭소리 딸랑대
* 우이령(牛耳嶺)은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1969년에 일어난 1·21 사태로 인해 길이 폐쇄되면서, 서울에서 양주까지 의정부를 거쳐 가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2008년에 와서 통행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환경훼손을 이유로 반대에 봉착했다. 결국, 2009년 7월 10일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재개방했다. 평탄한 길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목책으로 경계를 두르긴 해도, 숲이 우거지고, 계류가 청량하다. 오봉을 바라보며 40여분 걸으면 석굴암삼거리에 이른다. 지금도 확대포장이 거론되지만, 환경단체인 (사)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 사람들(구; 우이령 보존회)이 반대한다. 필자는 회원(전 감사)이다. 흔히 노래에 나오는 ‘바위고개’로 잘 못 알고 있는데, 소귀고개, 쇠귀고개가 맞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3-30(492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31. 명산을 알아 봄 (2016. 8. 9)
-백락일고(伯樂一顧)
반풍수 산을 타니 참새도 조롱하지
야위고 시달려도 눈빛은 살아있어
백락(伯樂)이 한번 돌아보니 산값 당장 치솟아
* 백락일고; 백락이 한번 돌아보다. 명마가 백락을 만나 세상에 알려지듯이, 재능 있는 사람이 그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인정을 받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소대(蘇代)가 순우곤(淳于髡)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유세했다. “어떤 사람이 백락을 만나 말했습니다. ‘제게 준마가 한 필 있는데 이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아무도 거들떠보지를 않습니다. 사례는 충분히 하겠으니, 제 말을 한번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백락이 가서 그 말의 주위를 돌면서 살피고, 가면서도 되돌아보자 하루아침에 말 값이 열 배로 치솟았습니다.”(蘇代說淳于髡謂, 人有告伯樂曰, 臣有駿馬欲賣, 連三旦立於市, 人莫與言. 願子一顧之, 請獻一朝之費. 伯樂乃環而視之, 去而顧之, 一旦而馬價十倍.)」 《전국책(戰國策) 〈연책(燕策)〉》. (고사성어대사전)
* 한유(韓愈) 잡설(雜說) 세유백락(世有伯樂)
世有伯樂(세유백락) : 세상에 백락이 있은
然後有千里馬(연후유천리마) : 연후에 천리마가 있다
千里馬常有(천리마상유) : 천리마는 항상 있다
而伯樂不常有(이백락불상유) : 그러나 백락(같은 사람)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故雖有名馬(고수유명마) : 그러므로 비록 명마가 있다 해도
秪辱於奴隸人之手(지욕어노예인지수) : 다만 노예의 손에서 욕이나 당하며
騈死於槽櫪之閒(병사어조력지한) : 말구유와 마구간 사이에서 (평범한 말과) 나란히 죽어간다
不以千里稱也(불이천리칭야) : (그래서) 천리마라 불리지 못하는 것이다
馬之千里者(마지천리자) : 천리를 가는 말은
一食或盡粟一石(일식혹진속일석) : 한 번 먹을 때 간혹 곡식(조) 한 섬을 먹어 치우기도 한다
食馬者不知其能千里而食也(사마자불지기능천리이식야) : 말을 먹이는 자가 그것이 천리를
달릴 수 있는지를 모르고 먹인다
是馬雖有千里之能(시마수유천리지능) : 이 말이 비록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능력이 있어도
食不飽力不足(식불포력부족) : 먹는 것이 배부르지 않아 힘이 부족하고
才美不外見(재미불외견) : 그래서 훌륭한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且欲與常馬等(차욕여상마등) : 또 다른 보통 말들과 같아져 함께 하려해도
不可得(불가득) : 그렇게 될 수도 없으니
安求其能千里也(안구기능천리야) : 어찌 천리를 달릴 수 있기를 바라겠는가
策之不以其道(책지불이기도) : 채찍질을 함에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하지 않고
食之不能盡其材(식지불능진기재) : 먹이를 먹여도 재능을 다 발휘하게 하지 않고
鳴之不能通其意(명지불능통기의) : 울어도 그 뜻을 알아주지 못하고
執策而臨之曰(집책이림지왈) : 채찍을 잡고 말에 다가가서 말하기를
天下無良馬(천하무량마) : 세상에 좋은 말이 없다고만 하니
嗚呼其眞無馬耶(오호기진무마야) : 아! 정말로 말이 없는 것인가
其眞不識馬耶(기진불식마야) : 사실은(기 실은)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古文眞寶 說類)
* 기복염거(驥服鹽車);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준마가 헛되이 소금 수레를 끈다는 뜻.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제 3-31(493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32. 백운산장(白雲山莊) 이야기 (2016. 11. 22)
아득히 솟은 삼각 길손이 쉬고 가는
옛 추억 주절대는 바위 위 이끼 산장
낮달 뜬 먹빛 우물엔 흰 구름이 머흐네
* 1924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산장으로, 삼각산 백운대 밑(표고650m)에 자리 잡았다. 이영구 씨가 3대째 운영해 왔는데, 2017년 5월 23일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3-32(49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33. 산골 간이역 (2016. 12. 10)
칙 폭 꽥 산골 울린 간이역 기적소리
썰렁한 대합실엔 유령거미 집을 짓고
버려져 녹 쓴 철로 옆 민들레가 반기네
* 이용객이 떨어져 폐쇄된 산골 기차역. 유물로 보전하면, 그나마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5면.
34. 지네능선
암릉은 하늘기둥 살 발라낸 푸른 등뼈
산맥을 날던 청룡(靑龍) 밤 밭으로 추락하니
안광을 번쩍인 수탉 왕지네를 쪼는다
* 청룡 같은 암릉의 기상도 답파(踏破)하고 나면 지네로 보이겠지? 하지만 새벽녘 릿지등반은 바위가 젖어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닭은 지네의 천적이지만, 닭 삶을 때 말린 지네를 넣으면 좋다 한다. 밤(栗) 숲은 지네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지네를 약 또는 술로 복용할 때, 밤을 먹으면 효과가 없다 한다.
* 도교에서는 수탉이 금성(태백)의 상징이고, 인간의 척추는 지네를 닮았다.
* 《山書》 제23호 2012년.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6면.
35. 춘산곡우(春山穀雨)
촉촉한 새싹들이 수다 떤 봄 얘기는
비 맞은 시누이의 반짝이는 귀밑머리
청산이 재채기 한 뒤 삐져나온 코털이레
* 봄비를 맞은 윤기 난 새싹은 처녀의 비단결 귀밑머리보다 더 곱다. 곡우 쯤 초록과 홍색이 조화를 이룬 녹빈홍안(綠鬢紅顔)의 저 청산을 보라!
* 《山書》 제18호 2007년. 일부 수정.
*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3-5번(496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36. 춘미일품(春味逸品)
도랑에 흐르는 말 봄물의 요정일레
수중(水中)서 발레 추는 녹갈색의 여린 음순(陰脣)
암내를 살짝 피운 봄 향긋해서 좋아라
* 민물 말 요즈음 정말 보기 힘들다. 우수(雨水)가 막 지나고 난 다음, 맑은 도랑에서 여자아이의 음순처럼 가느다랗게 하늘거리는 이 향긋한 수초는 무채와 같이 먹으면 일품이다.
*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이르면(모이면), 도랑은 절로 생긴다.(채근담)
* 우수대련(雨水對聯); 雨水解氷緩流澗(우수해빙완류간) 雪山蟄蛙夢遊閑(설산칩와몽유한) 우수 날 얼음 풀려 골짝 물 느리게 흐르고, 눈 쌓인 산 웅크린 개구리는 꿈속에서 한가롭게 노네. (2018. 2. 19 우수 날 한상철 작)
* 《山書》 제18호 2007년. 일부 수정.
* 졸저 『학명』 제1-27번(43면) ‘말나물’ 시조 참조.(2015. 3. 31).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3-36(497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37. 질경이 예찬(禮讚)
위만 보고 죽고 살기 발밑은 안중 없어
산정(山頂)에 미목(美木) 없듯 깊은 골에 대어(大漁)없어
무심결 밟은 질경이 진짜나물 아니료
* 고산지전무미목(高山之巓無美木); 높은 산꼭대기에는 아름다운 나무가 없다는 뜻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사람들의 미움도 받기 쉽고 따라서 미명(美名)을 보전키 어려움.
* 질경이; 차전초(車前草)라 하며, 한 무제 때 마무(馬武)장군의 마부가 수레 앞에서 발견한 인삼, 녹용 못치 않는 풀이다. 씨는 차전자(車前子)로, 해독, 청간(淸肝), 임탁(淋濁) 등에 약효가 있으며, 봄에 나물로 해먹는다. 산야에 지천으로 널려있어 무참히 밟히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북한에서는 인민의 4대나물(쇠비름, 참비름, 질경이, 명아주)이라 하여 먹기를 권장한다.
*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위만 보고 죽고 살기로 경쟁하는 세상. 자기보다 처지가 못한 사람들을 한번 쯤 굽어보면서 살아가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지족안분(知足安分)의 덕목이 절실하다.
* 《산서》 제 18호 2007년. 일부 수정.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7면.
38. 호기심이 화(禍) 불러
호박꽃 주둥이를 틀어쥔 개구쟁이
기겁한 호박벌은 살려 달라 왱왱 대네
한 목숨 경각(頃刻)인데도 외려 즐긴 철부지
* 요즈음 도시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시골에서 자란 필자는 어릴 때 가끔 이런 장난질을 했다.(하긴 따로 놀거리도 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지나친 호기심은 도리어 화(禍)를 부르는데, 일례로 만우절에 119에 허위로 화재 신고하는 것 등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못 안의 개구리가 맞아죽었다”면 무어라 변명하겠는가? 아무튼 현대는 위험요소가 많은 세상이므로, 자기 딴에는 호기심에서 그랬다지만, 운이 나쁘면 남의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드디어 초강대국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과연 “전쟁의 명분과 정당성이 있는가?”
* 《산서》 제18호 2007년. 일부 수정.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8면.
39. 지주은(蜘蛛隱)
-권력 쫓는 불나방에게 고함
혼자만 따습고자 휘황한 촛불 쫓다
낙엽도 거적송장 거미줄에 걸린 나방
뒤늦게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쳐본들
* 지주은; 초(楚)의 공자(公子)가, 날벌레가 거미줄에 걸린 것을 보고, 사관(仕官)함도 이와 같다 하여 사직하고 은퇴한 것을 당시 사람들이 평한 말이다.
* 비아부화(飛蛾赴火); 나방이 날아서 불로 나아간다. 자진하여 위험 속으로 뛰어들어 멸망을 초래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양서(梁書) 〈도개전(到漑傳)〉》에 나온다. ‘비아부화’는 ‘비아투화(飛蛾投火)’, ‘야아부화(夜蛾赴火)’라고도 한다.(고사성어대사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운 3-39(499면). 2018. 6. 15 도서출판 수서원.
40. 고약한 습관
산길에 침 뱉고는 함부로 문대지 마
더러운 건 산 아니고 바로 자신일턴데
구태여 오점을 지우려드니 산이 외려 민망해
* 가끔 산에서 침을 뱉는 사람들이 있는데, 남 보기도 좋지 않고 본인의 건강에도 해가 된다. 산행 중 자연히 고이는 침은 천금 같은 보약이므로 꼭 삼키도록 하자!
* 건강의 비결;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동의보감에서).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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