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 -> 箕 후기자(後起字), 누증자(累增字)
가을날 아파트 입구를 지나가다가 빈터에서 들깨를 손질하는 아주머니를 우연히 보게됩니다.
빨간 물고추를 양지쪽에 말리는 것은 가을날에 흔히 보는 일입니다만.
그 한 쪽에는 요새 세상에 보기 힘든 옛날 키(키 기箕)를 보는 순간 한자 키 기箕자가 생각이 나서
얼른 사진을 찍습니다.
키(키 기箕) 자가 아무래도 그 기(其)자의 후기자일 것 같아서 <한자밀마>책을 열어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其자는 본래 키를 가리키던 글자였는 데 키라는 말 보다는
기타 (其他 등 등)에서 쓰이는 그 기(其)로 주로 쓰이자,
키를 나타내는 글자인 키 기(箕)자가 나중에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사용된 것이랍니다.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자 其 자가 실물인 키와 모양이 흡사합니다.
상형문자인 셈이지요.
진태하 박사는 후기자(後起字)를 누증자(累增字)라고도 한다고 하면서
한자에는 이런 글자가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누증자에는 신기하게도 우리 고유 풍속을 나타낸 것이 매우 많습니다..
인공지능 (AI)이니 휴머노이드니 하는 최첨단 시대에,
아직도 석기시대/청동기시대 유물인 키(치: 其) 가 우리 생활 속에서 버젓이 쓰이고 있음에.....
앞으로 틈틈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진태하 박사 관련 글을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집 가(家). 그럴 연( 然- 燃) . 백두산 등정기 등 )
키(치)로 (곡식) 까부르다. 키질하다.
곡식의 쭉정이나 겉껍질을 바람에 날려 버리고 알멩이만 남게 합니다.
어렸을 적, 오줌싼 어린아이에게 흔히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 키 쓰고 옆집 가서 소금 얻어와라"
창피함을 주어 다시는 오줌싸지않게 하려는 훈련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키를 흔히는 "치"라고 발음합니다. 구개음화 현상이 된 것이죠.
중국에서는 어떻게 발음하나 궁금해서 중국어(한어) 사전을 찾아보니까,
그 기 其qí : 其他 (qítā) , 키 기 [箕jī ] : 현대중국어 簸箕 (파기[ bòjī ]: 까부를 파 簸) 쓰레받기 로 나옵니다.
기(其) 발음이 우리의 사투리 발음 "치"와 같은 其qí 인 것에 깜짝 놀랍니다.
갑골문에 두 손(ㅠ)을 더한 其 자 모습은 금문(金文)에서부터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옵니다.
갑골문 속에 나타난 키의 모습은 거의 삼태기 모양에 가깝습니다.
곡식을 쓸어 담을 때, 또는 흙이나 아궁이 재를 끌어 모으는 용도로 쓰이는 것 말입니다.
오늘은,
곡식을 까부를 때 쓰는 키(/치 기 箕 )가 본래는 기(其)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쓰레받이"를 지금도 "티받이"로도 쓰이고 있음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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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곰 웅(熊)자에 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08.31. 일.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