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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지신(尾生之信)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한 말이다.
尾 : 꼬리 미(尸/4)
生 : 날 생(生/0)
之 : 어조사 지(丿/3)
信 : 믿을 신(亻/7)
(유의어)
교주고슬(膠柱鼓瑟)
각주구검(刻舟求劍)
묵성지수(墨城之守)
수주대토(守株待兎)
포주지신(抱柱之信)
출전 : 사기(史記) 소진전(蘇秦傳)
이 성어는 미생의 신의로, 신의가 두터운 것을 가리키거나, 우직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사람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신의를 꼽아왔다. 선비 사회에서는 명분을 강조했고 그 명분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믿음이었다.
옛 어른들은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고, 실제로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예도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옛 성현중에서 누구보다도 신의(信義)를 강조했던 이로 공자(孔子)를 들수있다. 제자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물었다.
자공왈(子貢曰) “선생님! 정치를 하자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공자왈(孔子曰) “식량을 충분히 준비하고 군대도 넉넉하게 갖추어야 할 것이며, 백성들로 하여금 정치를 하는 사람을 믿도록 해야 하느니라.”
자공왈(子貢曰)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왈(孔子曰) “군대를 버려라.”
자공왈(子貢曰) “그 중에서 또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공자왈(孔子曰) “식량을 버려라. 예로부터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있거니와 백성에게 신의(信義)를 잃으면 천지간(天地間)에 몸 둘곳이 없어지느니라.”
공자는 정치를 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신의(信義)를 든 것이다. 그래서 역사상 신의(信義)는 군자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높이 받들어졌다.
먹는 것을 하늘처럼 생각했던 옛 어른들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신의(信義)를 꼽았다는 것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에 미생(尾生: 尾生高)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꼭 지키는 신의있는 사나이였다.
어느 날 미생은 애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정시에 약속 장소에 나갔으나 웬일인지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생이 계속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개울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생은 약속 장소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다가 결국 교각을 끌어안은 채 익사하고 말았다. 그는 신의를 지켰다. 미생의 신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信如尾生 尾生與女子 期於梁下 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柱而死.有信如此)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과 장자(莊子) 도척편(盜跖篇)에 나오는 말이다. 그 외에도 전국책(戰國策)의 연책(燕策), 회남자(淮南子)의 설림훈편(說林訓篇) 등에 보이는데, 소진(蘇秦)만 미생의 행동을 신의(信義)로 보고 다른 곳에서는 모두 이 이야기를 작은 명분에 집착하는 고지식하고 융통성없는 예로 들고 있다.
① 전국시대(戰國時代) 종횡가(縱橫家)로 유명한 소진(蘇秦)은 연(燕)나라 소왕(昭王)을 설파(說破)할 때, 신의있는 사람의 본보기로 앞에 소개한 미생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다.
소진은 연왕을 보고 말했다. “왕께서 나를 믿지 않는 것은 필시 누가 중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상 나는 증삼(曾參)같은 효도도 없고, 백이(伯夷)같은 청렴도 없고, 미생같은 신의도 없습니다. 그러나 왕께선 증삼같은 효도와, 백이같은 청렴과 미생같은 신의가 있는 사람을 얻어 왕을 섬기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만족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효도가 증삼같으면 하룻밤도 부모를 떠나 밖에 자지 않을 텐데, 왕께서 어떻게 그를 걸어서 천리길을 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백이는 무왕(武王)의 신하가 되는것이 싫어 수양산(首陽山)에서 굶어 죽고 말았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을 천리의 제(齊)나라 길을 달려가게 할 수 있겠습니까.
신의가 미생같다면 그가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두고 기다렸으나 여자는 오지 않고 물이 불어 오르는지라 다리 기둥을 안고 죽었으니 이런 사람을 왕께서 천리를 달려가 제(齊)나라의 강한 군사를 물리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나를 불효(不孝)하고, 청렴(淸廉)하지 못하고 신의(信義)가 없다고 중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부모를 버리고 여기까지 와서 약한 연(燕)나라를 도와 제(齊)나라를 달래어 빼앗긴 성(城)을 다시 바치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② 그러나 같은 전국시대를 살다간 장자(莊子)의 견해는 그와 반대로 부정적이었다.
장자는 그의 우언(寓言)이 실려 있는 장자 도척편(盜甁篇)에서 근엄 그 자체인 공자와 대화를 나누는 유명한 도둑 도척의 입을 통해서 미생을 이렇게 비판하고 있다.
세상에 이른바 어진 선비 백이, 숙제는 고죽국(孤竹國)의 임금을 그만두고 수양산에서 굶주리다 죽어서 그 뼈와 살도 묻히지 못했고,
포초(鮑焦; 周의 은자)는 행동을 꾸미고 세상을 비방하다가 나무를 안은 채 죽었으며, 신도적은 임금의 잘못을 간했으나 받아지지 않아서 돌을 지고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의 밥이 되었고,
개자추(介子推)는 충성이 지극해서 그 다리 살을 베어 진문공(晉文公; 중이)을 먹였지만, 나중에 문공(文公)은 그를 배반하였으므로 개자추(介子推)는 성을 내어 산에 들어가 나무를 안은 채 불에 타 죽었으며,
미생(尾生)은 어떤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를 약속했으나, 여자는 오지 않고 홍수가 내렸지만, 약속을 지켜 떠나지 않고 다리 기둥을 안은 채 죽었다.
이상 여섯 사람의 비참한 마지막은 이런 책형(죄인을 기둥에 묶고 창으로 찔러 죽이던 형벌)받은 개나 물에 떠내려간 돼지와 같으며, 그 이름을 구하는 꼴은 쪽박을 들고 밥을 빌어먹는 거지와 다름없는 것이다.
이들 모두 이름에 구속되어 죽음을 가벼이 여긴 사람으로서 본성을 생각하고 목숨을 기르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고, 그 어리석음을 규탄하면서 이는 신의(信義)에 얽매인 데서 오는 비극이라 하였다.
전국책(戰國策)에서는 미생과 같은 신의는 단지 사람을 속이지 않는 데 불과할 따름이라고 하고,
회남자(淮南子)에서도 미생의 신의는 차라리 상대방을 속여 순간의 위험을 피하고 후일을 기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다.
송양지인(宋襄之仁)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말로, 겉으로 꾸밈이 많은 오늘날 미생과 같은 행동은 잠깐의 카타르시스(catharsis)는 될지 모르지만 참다운 삶의 도리를 알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미생의 신의를 바라볼 때 만약 믿음과 신의보다 개인의 사심이 팽배해 있는 사회라면 그는 융통성이 없는 끔찍한 바보로 인식될 것이다.
그러나 약속과 신의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라면 미생의 이야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화로 될 것이다.
미생의 이야기는 하나의 극적인 예화지만, 실제로 과거 전통사회에는 신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도덕적 엄숙성이 있었다.
물론 인명이 경시되어서가 아니라, 한 번 확고하게 정한 원칙과 믿음을 조변석개(朝變夕改)하면서까지 비굴하게 사느니 차라리 목숨을 바칠지언정 자기 소신을 관철하고자 했던 것이다.
선인들은 의리와 성실을 몸소 실천함에 있어서 때로 그 행위가 융통성이 없는 고지식함으로 뭇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될 지라도 사심을 뛰어 넘어선 그곳에는 뭇사람이 도저히 알 수 없는 새로운 경지가 펼쳐져 있음을 믿었다.
명(明)나라 때 풍몽룡(馮夢龍)이 엮은 유세명언(喩世明言)에는 좀 더 섬뜩한 고사가 실려 있다.
과거에 응시하러 가던 범거경(范巨卿)이라는 젊은이가 도중에 동상(凍傷)에 걸리는 바람에 다 죽게 되었다. 역시 과거를 보러 가던 장려(張勵)라는 젊은이가 그를 발견하고 며칠 동안 정성껏 돌봐주었다.
두 사람 모두 시험 날짜를 놓치고 말았지만 서로 의기가 투합되어 의형제를 맺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듬 해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에 장려의 집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해가 바뀌어 약속한 날이 되자 장려는 음식을 장만해 놓고 범거경을 기다렸다. 그러나 날이 저물도록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윽고 자정이 가까워진 무렵, 초췌한 몰골에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범거경이 기척도 없이 장려의 방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는 산 사람이 아니라 범거경의 귀신이었다.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려가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범거경은 중양절 당일에야 뒤늦게 장려를 만나기로 한 약속을 기억해냈지만 천리 길을 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어쩔 줄을 몰라 하던 범거경에게 예부터 내려오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귀신은 천리 길도 단숨에 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마침내 약속을 지켰다.
비록 융통성과는 담을 쌓았더라도 약속은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옛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감동과 함께 많은 교훈을 준다. 현실이 그 반만도 못하기 때문이다.
⏹ 미생지신(尾生之信)
미련할 정도로 약속을 지키거나 고지식해 융통성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춘추시대 노나라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어느 날 미생은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늦지 않게 다리 아래로 나갔으나 웬일인지 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기다렸고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로 개울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리를 옮기지 않고 마냥 여자를 기다리다 교각을 끌어안은 채 익사하고 말았다. 사기, 장자, 전국책, 회남자 등에 두루 나오는 얘기다.
미생의 믿음이란 뜻의 미생지신(尾生之信)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약속을 굳게 지키는 것을, 하나는 고지식해 융통성이 없음을 비유한다. 말하고자 하는 뜻에 맞춰 인용되지만 후자, 즉 ‘융통성이 없는 고지식함’을 이르는 경우가 많다.
장자는 도적의 우두머리인 도척의 입을 빌려 미생의 융통성 없고 어리석음을 통박한다. “이런 인간(미생)은 제사에 쓰려고 찢어발긴 개나 물에 떠내려가는 돼지, 아니면 쪽박을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다를 바 없다. 쓸데없는 명분에 빠져 소중한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인간은 진정한 삶의 길을 모르는 놈이다.”
전국책에서도 미생의 신의는 단지 사람을 속이지 않는 데 불과할 따름이라고 혹평하고, 회남자에서도 미생의 신의는 차라리 상대방을 속여 순간의 위험을 피하고 후일을 꾀하는 것만 못하다고 꼬집었다.
믿음은 껍질보다 알맹이가 중요하다. 알맹이는 무엇을, 왜 믿느냐에 관한 거다. 자신의 이익에만 맞춤한 믿음은 이기심의 우아한 포장일 뿐이다.
약속은 시간과 장소 그 이상이다. 거기엔 상대를 향한 신뢰와 배려, 둘만의 소통과 공감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하지만 믿음과 약속, 그 어디에도 융통성이 스며들 틈새는 있다. 너무 고지식하면 자칫 고집쟁이가 된다.
⏹ 미생지신(尾生之信)
미생의 믿음, 융통성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
사람[人]과 말[言]이 합쳐진 것이 믿음[信]이다. 사람의 말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말로써 주고받는 약속은 그래서 지켜야 한다.
믿음을 강조한 좋은 말은 많다. 마음속으로 약속을 했더라도 지켰던 것이 계찰괘검(季札掛劍)이다. 믿음이 군사나 경제보다 앞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은 공자(孔子) 말씀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약속을 지키려 한 것으로 잘 알려진 것이 미생(尾生)의 믿음(之信)이다.
신뢰의 대명사가 된 미생은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 사람이라는 것 말고는 전해진 행적이 없다. 믿음을 실천하려 했던 미생은 예로부터 옳다, 그르다 등의 논란을 불러왔다.
먼저 사기(史記)에서 종횡가 소진(蘇秦)은 믿음을 강조했다.
신의 있는 사나이 미생이 어느 날 여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信如尾生 與女子期於梁下). 미생은 제시간에 나갔으나 여인이 오지 않고, 때마침 장대비가 쏟아져 개울물이 넘쳐도 다리 기둥을 부둥켜안고 있다가 물에 떠내려갔다(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柱而死).
사실 소진이 연(燕)나라 소왕(昭王)에게 한 이야기는 신의의 본보기로 예를 들었지만 나라를 맡기지는 못한다고 했다.
반면 장자(莊子)의 도척(盜跖)편에는 현신으로 알려진 백이(伯夷) 숙제(叔齊)와 희생의 충신 개자추(介子推) 등과 함께 홍수에도 피하지 않고 빠져 죽은 미생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들은 모두 명분에 집착하여 죽음을 가볍게 생각했고, 본래부터 목숨을 기를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이름을 구하는 꼴이 마치 쪽박을 들고 밥을 빌어먹는 거지와 다름없다고까지 했다.
흉악한 도적의 입을 빌어 장자는 명분을 앞세우는 유가(儒家)에 대해 헛되다고 공격을 퍼붓는다.
믿음에 대해 우직하게 지켜야 하느냐,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처하느냐는 중시하는 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믿음과 신뢰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는 정치권에서 한바탕 공방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 오래전이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융통성 없이 밀어 붙이느냐,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됐다. 우직한 약속이 명분을 업고 이겼는데 이러한 일은 공허하게 말싸움으로 이어진다.
▶️ 尾(꼬리 미)는 ❶회의문자로 엉덩이를 나타내는 尸(시)와 엉덩이에 붙어 있는 毛(모; 털)로 이루어졌다. 尾(미)는 꼬리로 전(轉)하여, 뒤,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尾자는 ‘꼬리’나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尾자는 尸(주검 시)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尾자를 보면 尸자 아래로 긴 꼬리가 달려 있었다. 이것은 축전을 벌일 때 동물의 꼬리를 매달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尾자는 이렇게 ‘꼬리’를 표현한 글자이지만, 꼬리는 신체의 끝부분에 있다 하여 ‘끝’이나 ‘뒤쪽’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尾(미)는 (1)인삼(人蔘) 뿌리의 잔 가닥 (2)미성(尾星) 등의 뜻으로 ①꼬리 ②끝 ③뒤, 뒤쪽 ④마리(물고기를 세는 단위) ⑤별자리의 이름 ⑥아름다운 모양 ⑦흘레하다, 교미하다 ⑧곱고 예쁘다 ⑨뒤다르다, 뒤를 밟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파(巴)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머리 두(頭), 머리 수(首)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려고 몰래 뒤를 밟는 일을 미행(尾行), 꼬리뼈를 미골(尾骨), 눈썹을 미모(尾毛), 꼬리나 꽁지가 되는 부분을 미부(尾部), 꼬리가 큼을 미대(尾大), 자동차 따위의 뒤에 붙은 등을 미등(尾燈), 곤충 따위의 꼬리에 실 모양으로 돋아난 것을 미사(尾絲), 원광에서 쓸모 있는 광석을 골라 내고 남은 찌꺼기를 미광(尾鑛), 군진의 행렬에 있어서 그 부대의 뒷부분을 미국(尾局), 비행기의 동체의 끝머리 부분에 달린 바퀴를 미륜(尾輪), 꼬리 모양을 미상(尾狀), 꽁지 깃털을 미우(尾羽), 꼬리 날개로 비행기의 뒤쪽 날개를 미익(尾翼), 말의 끝 부분을 어미(語尾),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역미(曆尾), 책 또는 문서에 끝부분을 말미(末尾),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사물의 머리와 꼬리를 수미(首尾), 뱀의 꼬리를 사미(蛇尾), 글이나 문서 따위에서의 끝 부분을 결미(結尾), 짧은 꼬리를 궐미(厥尾),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곤충 따위에서 꼬리처럼 돋아난 물건을 미상돌기(尾狀突起),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킨다는 미생지신(尾生之信), 꼬리가 커서 흔들기 어렵다는 미대난도(尾大難掉) 등에 쓰인다.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날것과 찬 것을 생랭지물(生冷之物),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생구불망(生口不網),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생기사귀(生寄死歸),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생사고락(生死苦樂),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생살여탈(生殺與奪),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 부터 안다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信(믿을 신)은 ❶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신앙생활(信仰生活),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신급돈어(信及豚魚),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