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관리는 돌담 쌓은 것과 흡사하다. 돌담은 비슷한 돌들로 쌓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는 정말 각양각색의 돌로 담이라는 하나는 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들이 그렇고 사회가 그렇고 국가가 그렇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개체들 다시말해 성격이 다르고 특징이 다르고 재능이 다른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하나의 기업이, 하나의 사회가, 그리고 하나의 국가가 완성된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돌담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돌담 쌓기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아니 정말 어렵다. 큰 돌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작은 돌이 많다고 멋진 것도 아니다. 큰 돌과 작은 돌이 적당히 섞여야 바람직하다. 큰 돌만으로는 절대 돌담을 완성하지 못한다. 큰 돌과 큰 돌사이에 그 공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돌만으로 담을 쌓을 경우 무너질 가능성이 아주 놓다. 아니 완성을 하지 못한다. 큰 돌과 큰 돌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작은 돌의 역할이다. 그렇다고 큰 돌이 없이 작은 돌만으로 담을 쌓을 경우 그 시간과 경비가 훨씬 많이 든다. 그래서 큰 돌과 작은 돌을 균형있게 사용해야 제대로 된 멋진 돌담이 만들어진다. 큰 돌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돌들이 땅의 미세한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잡아 주는 역할도 한다.
사회도 국가도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잘나고 유능한 사람들만 있다고 다가 아니다. 적당히 중간 중간 보통사람들도 존재해야 그 조직이 편안히 돌아간다. 유능한 사람들은 자기 잘난 맛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서로 상대에게 지지 않겠다는 경쟁심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하지만 그런 인물들 사이 사이에 자신보다 조직을, 자신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고 더 생각할 수 있는 인물들이 존재한다면 그 조직은 더욱 강하고 더욱 원활하게 움직여질 수 있는 것이다. 나라도 마찬가지다.다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들만 많다고 그 국가가 강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능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인물들 사이에 주변과 타인을 생각하고 보듬어주는 것을 아는 그런 인물들이 있어야 그 국가가 강대국가로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돌담과 조직은 누가 콘트롤하고 최종적으로 누가 만드는가. 바로 감독이자 현장 책임자들이다. 돌담을 쌓을 때 돌을 직접 쌓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돌담 쌓은 모습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가까이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것을 조금 멀리 서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중간 중간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게 하고 너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부분과 자칫 어긋나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곳을 발견하고 고치도록 지시하는 것이 바로 현장 책임자들이다. 직접 돌을 쌓지는 않지만 전체를 바라보면서 돌담이 제대로 쌓아지고 있는지 어딘가 문제가 있지 않은지 꼼꼼히 챙기는 것이 바로 현장 책임자들이다. 스포츠 조직에서 감독이요 기업에서는 관리자들의 역할이다. 국가에서는 지도층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들이다.
얼마전 한국의 젊은 축구 선수인 이강인이 프랑스 파리의 유명 프로축구단인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했다. 아주 반갑고도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축구팀이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이 많이 모인 곳이기에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스타들의 특징은 거의 대부분이 개인추구적 성취달성자들이다. 어릴때부터 오로지 축구에만 모든 것을 걸었던 그런 선수들이다. 그 축구선수들이 많다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에서 정말 넘버 원 선수들만 모인 곳 아니든가. 돌담으로 치면 정말 거대한 돌들의 집합체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큰 돌만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큰 돌만으로 돌담을 절대 쌓지 못한다. 바로 적당한 크기의 다른 돌들이 함께 해야 멋지고 단단한 돌담이 형성된다. 파리 생제르맹인 PSG도 마찬가지다. 큰돌들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중간에 그보다는 조금 작지만 그 사이를 채워주는 그런 역할의 선수가 당연히 필요하다. 크기가 조금 작다고 모양이나 역할이 뒤지는 것이 아니다. 아주 큰 돌만으로 돌담을 쌓을 수 없듯이 바로 그런 중간 역할의 선수가 당연히 필요하다. 모두 골을 넣겠다고 상대방 문전에만 가 있으면 누가 공을 그곳까지 가져 가겠는가. 그래서 중간역할이 있고 수비역할이 있는 것이다. 바로 거대한 돌들사이에 원활유역할을 할 중간 바위역할을 이강인 선수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PSG 구단측이나 새로 부임한 감독도 아마도 그런 용도로 이강인 선수를 발탁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고 이강인 선수가 기존의 스타선수들보다 능력이 뒤진다는 표현이 아니다. 축구에는 각 포지션마다 역할이 다 다르다. 큰 돌 작은 돌의 역할이 다르듯이 말이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은 타국의 스타 선수들이 채 가지지 못한 덕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인성이다. 한국 출신 선수들의 대부분은 어릴때부터 밥상머리 교육을 받고 자랐다. 자신보다 조직을 우선시하고 선배들에게 겸손하고 공손하고 감독의 말을 잘 따르도록 교육을 받았다. 조금 유교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조직에서는 상상이상의 강력한 원활유적 성격이라고 판단된다. 앞서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등 많은 선수들이 그랬고 지금도 김민재나 이강인 선수들이 그런 성격의 소유자라고 알고 있다. 외국의 유능한 감독들은 이런 한국출신 선수들의 덕목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출신 선수 대부분은 조직에서 모나지 않고 조직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그런 성향의 선수들이라고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그 감독들은 실력이 비슷하다면 우선 한국 선수들을 영입해 가는 것이다. 물론 실력과 앞으로의 성장성, 그리고 선수의 상품가치 등을 당연히 따지겠지만 성격까지 좋으면 얼마나 안성마춤이겠는가. 바로 그런 것을 전체적으로 판단해 선수를 영입하고 기용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에 새로 PSG에 부임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바로 그런 면에서 명장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명장은 돌담을 쌓은데 멀리서 그 전체를 다 볼 수 있고 사이 사이에 빈 공간을 어떤 돌을 끼워넣어야 하는 지를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는 역할이다. 권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조직원 전체를 놓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바로 유능한 돌담 건설 책임자이요 명장 감독이 아니겠는가. 지금 PSG는 내홍에 놓여 있다. 불세출의 스타인 메시의 떠남과 주전중의 주전인 대표선수 음바페가 선수들과의 갈등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팀을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선수들끼리도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 부임한 엔리케 감독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는 모습이다. 엔리케 감독은 돌담 쌓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큰 돌과 중간 돌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그런 돌들이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지탱하도록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충분히 훌륭한 돌담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돌담보다 옹벽이라고 해서 균일되게 콘크리트로 이미 만들어진 블럭을 쌓아 담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옹벽은 겉으로는 단단하게 보이지만 멋도 없고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리 저리 쌓은 것 같지만 그가운데서 멋도 있고 조화로움도 느낄 수 있는 그런 돌담에서 우리는 아름다움과 조화 나아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유능하고 경력도 많고 단합과 조화를 추구한다는 엔리케 감독이 조직을 잘 이끌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이강인 선수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해서 PSG를 그야말로 예술 축구와 조화로운 축구를 하는 세계 유일의 축구팀으로 승격시키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
2023년 7월 1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