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가씨'나 '황금마차'나 시청자를 흡입하는 힘은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여엉 기분이 찜찜하고 그러면서
짜증나고 때로는 화가 나서 꼭지가 뒤로 돌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시판에 모여 열나구 작가부터 시작해서 욕을 해댑니다.
그러고 끝나면 좋은데요.. 이게 중독성이 있죠...
포지티브 피드백이 걸려서리... 보면 볼수록 욕을 하고, 욕을 하면
욕을 할수록 헤어나질 못합니다.
이 상태가 고조되면서 빠돌/빠순이로 분류되는 소수를 제외하면
시청자는 크게 3부류로 나뉘죠..
첫번째 부류는 저와 같은 무관심층으로 아예 안 볼려고 노력합니다.
두번째 부류는 비상식적인 드라마 전개에 분개를 품고 죽어라 투쟁하
는 열혈 안티분들... 이분들의 드라마 작가에 대한 분노는 전두환에
대한 386세대의 시선만큼이나 살벌하죠.
마지막 세번째 부류가 시청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류 편승형으로
드라마에 대한 불만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뭐에 중독되듯 봅니다.
체념형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부류도 한가지 갈망하는게
있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기분 드럽게 하는 드라마 속의 모든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상쾌한 응징이죠.. 이를테면 황금마차의 경우, 쥔공
언니가 정말 재수없는 악역인데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캐릭
자체가 악하다기 보단 주변 인물들의 멍청함 때문에 더 악녀로
돋보인다고나 보는 편이... -- 이 년이(?) 언제 발가벗겨져 처참한
응징을 당할지만 손꼽아 기다리며 봅니다. 그 심리가 마치
현세의 모든 불만을 사회적 약자에게 화풀이하는 중세 마녀 사냥
하고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들에겐 과정은 더 이상 중요한게 아니죠.
그저 응징만을 학수고대하는데... 웃긴 것은... 작가는 절대
섣불리 카드를 끄내지 않고 그저 질질질 끕니다... 그래야 침묵하는
다수가 더 오래 참고 기다리며 자기의 드라마를 지켜 볼테니까...
중간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그저 얼렁 결론 나기만을 기다리는
드라마의 시청자를 그냥 시청률이란 단순 잣대로 매니아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흠...
매니아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즐겨야 매니아라 할 수 있겠죠.
'네멋'이 끝났을 때, 사람들의 아쉬워 하는 반응을 생각해 본다면
차이는 명확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