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모에 첫 참석한 리진의 신고식 겸, 십여 년 전에 스팅의 내한공연 콘서트 갔던 이야기입니다.
(좀 길어요)
The police의 멤버인 스팅에 대해선 굳이 설명 안 해도 팝 마니아들은 잘 아실 것이니 생략합니다.
늘 공연 직관에 대한 갈증은 있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2011년 1월 스팅의 내한공연 소식에 혼자서라도 가리라 맘먹고 예매를 했고
겨우 s석 2층 사이드자리를 구했었죠.
스팅의 나이도 어느덧 60이라 더 미루면 그를 못 볼 것 같아서죠.
그땐 일을 했기에 조금 일찍 끝내고 잠실 체조경기장으로 go go. 한 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
눈이 폴폴 내리는 공연장 밖은 이미 인산인해.
또 관객 중 삼분의 1은 외국인. 그리고는 젊은이가 삼분의 1쯤 나머지는 나 같은 중년의 남녀들.
그러나 혼자는 나뿐인 듯 함에 그 뻘쭘함이란... 주최 측 현대카드사에서 따뜻한 커피랑 선물도 주어서 마시고
적당히 요기를 하고 광고행사도 구경하며 외부 전광판에 스팅의 유럽투어영상도 보고 설레는 맘으로 입장했는데,
역시 옆자리는 20대 남자 두 명.
공연시작.
키가 181의 스팅이 큰 무대에 서니 작아 보였죠.
스팅은 부드러우면서도 허스키한 매력적인 보이스로 달콤하게 이야기하듯이
때론 시를 읊듯이 때론 카리스마 있게 파워풀하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코믹하게 춤도 추고, 하모니카와 어쿠스틱기타와 탬버린으로 직접 연주도 하며...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그 웅장하고 멋진(아... 이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다) 연주는
그들의 연주만으로도 이미 내 티켓비용을 충분히 지불하고도 남음이 있는 그런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단 하루만 스팅과 합을 맞추고 바로 이런 완벽한 공연을 했다는 것은 정말 그들의 실력이 최고라는 걸 알 수 있었죠.
그가 데리고 온 세션밴드들
(코러스와 기타, 드럼, 더블베이스, 건반, 또 여러 가지 타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등 7명은 되는 듯.)
의 현란한 연주는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잉글리쉬맨 인 뉴욕'을 부를 때의 모습. 좋아하는 노래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스티븐 머큐리오는 파워풀 한 지휘로 퍼포먼스를 하는데 연주 내내 지휘하며 춤을 추었어요.
정말 멋진 마에스트로.
23곡을 부른 후
앙코르곡을 부를 때 쟈켓을 벗고 붉은 셔츠차림으로 아랍풍의 노래인 '데저트 로즈'를 정열적으로 부르고...
코리아 심포니오케스트라 그 앞에 스팅의 세션밴드가 앉았고,
스팅의 모든 노래에 코러스로 때론 듀엣으로 함께하는 여자가수와 옆의 기타리스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스팅의 동반자인 그 유명한 영화 레옹의 삽입곡
' shape of my heart'를 작곡한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간혹 코러스도 같이).
싱어송라이터이며 기타리스트, 작가, 배우, 사회운동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스팅.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협연으로 편곡해서 나온 새 음반을 시작으로 투어 중인 스팅은
오케스트라의 그 웅장한 연주에 전혀 묻히지 않은 정말 파워풀하고 멋진 목소리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현란한 지휘자.
그의 멋진 밴드와 스팅의 목소리만으로도 그 어떤 화려한 무대보다
더 정열적이고 퍼펙트 한 공연이었습니다.
첫 두곡을 부르고 세 번째 곡으로 '잉글리쉬맨 인 뉴욕'을 부를 땐 관중들이 모두 따라 불렀고,
관중 등의 반응에 신이 난 스팅은 '신사는 걷지, 절대 뛰지 않죠'라는 가사가 나올 땐
이마에 땀을 닦는 시늉을 하며 관중들을 웃겼어요.
아마도 앞의 두곡을 부를 때 덜 풀린 못소리가 이제 회복이 되었다는 듯한 제스처가 아니었나 합니다.
많은 팝스타들이 요절을 합니다.
마이클잭슨도, 존 레넌도, 프래디 머큐리도, 또 그 외 수많은 아까운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스타들이 많은데,
60세인 스팅은 아직도 건재했고, 멋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변함없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우린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그에게도 우리에게도 얼마나 행운인지...
중간중간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던 그는
앙코르곡으로 아랍풍의 '데저트로즈'와 '쉬즈 투 굿 포미'를 부르며 춤을 췄고,
'프래즐'을 끝으로 앙코르곡을 세곡을 불러 주었는데,
관객들의 환호가 계속 이어지자 외투를 걸치고 나와 무반주로 한곡을 더 불러주고 공연을 끝냈습니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경쾌한 반주가 인트로 부분을 길게 편곡되었고
클래식과 팝의 절묘한 만남으로 그 웅장한 사운드가 단순히 멋지다고만 표현할 수 없는
퍼펙트하고 환타스틱 한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풍성한 행복감으로 충만했고,
스팅은 더 늙지 말고 그대로 노래를 하고,
또 우리는 그의 노래를 계속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공연의 후유증으로 한동안은 스팅의 노래만 들었던
그날의 콘서트 직관 후기 였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젊을때 영상이네요.지금은 70대인데
https://youtu.be/lB6a-iD6ZOY
https://youtu.be/mGAO7drzjTo
아래는 번역된 가사가 첨부된 영상입니다. 사회운동가 다운 가사지요.
이 가사를 보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생각납니다. 빨리 전쟁이끝나기를 바라며 올립니다.
첫댓글 스팅의 공연을 직접 보셨군요.
대단했을 것 같아요.
부럽네요.
십년이 훌쩍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감흥이 생생합니다.
긴글인데 읽어주어서 감사해요.
스팅 공연의 현장에 계셨군요.
스팅의 곡들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협연할 때 더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전...개인적으로 "잉글리쉬맨 인 뉴욕" 하고~
레옹을 생각하게 하는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를 좋아합니다.
리진님의 박식한 음악적 견해에 놀라며 읽었습니다.
스팅의 제일 유명한 곡이 아무래도 김포인님도 저도 좋아하는 두곡이죠..
한동안 'Fields of Gold'가
제 폰 벨소리이기도 했어요.
다 박식하지는 않구요.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노래만 듣는 경향이 있어요.그중에 스팅도 좋아해요.
그가 늙어가는것이 슬 픔니다.
상세한 부연설명과 감상하신 후기글 지루함없이 잘읽어보고 음도 감상하였습니다
두번째 곡은 서정적이네요..
리진님의 또다른 반전을 알게 된것 같습니다
음악은 영혼을 치유 한다는 말 다시금 되뇌어 봅니다..ㅎ
감사합니다. 너무 길것 같아서 올릴까 말까 망설였습니다.사실 많이 줄였어요.
그래도 월드팝방에는 어울릴것 같아서 지난 감상이라도 올렸습니다.
어느 팝 평론가의 글보다
훨 더 재밌고 유익하게 잘
보았습니다 ~멋장이 리진님 !!!
실제로
보고 듣고온 그 기쁨은
하늘이었을 것 같습니디 ~
Sting의 'Shape Of My Heart'는
우리 모두가 거진 다 좋아하지요~~
리진님의 월팝방 입성
환영하고 축하드리구요,
이리 멋진 글
자주 보여주시길 청해봅니다..
기쁜 월요일의
좋은 저녁되세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팅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Shape of my heart' 이죠.
늘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못가다가 스팅은 왠지 마지막일 것 같아서 용기내서 혼자라도 갔지요.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돌아오는 잠실 전철역사 안은 그날 공연장 관객들이 다 찻는데,
모두 다 저 같은 감동에 한결 같이 그 표정들이 행복해보였지요.
그게 음악의 힘 이겠지요.
글이 너무 짧아요 ~~^^
English man in NewYork
정모예정곡 입니다
그런가요? ^^
저의 블로그에 올려 놓았던 후기를 좀 줄여서 올렸습니다,
너무 길면 읽는데 지루해 하실까 봐서요.
그리고 여긴 모두 팝에는 박식하신 분들이라서 굳이 자세한 설명과 감상은
오버 같이 느껴질 것 같아서요,
연어님의 스팅 곡 지난번에도 멋지게 부르셔서 잘 감상했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4.03 20:47
아이구 ㅣ감사합니다. 오타였어요. 수정할께요.^^
리진님의 또 다른면을 보았네요
이렇게 글로 나열하는게 쉬운게 아닌데
섬세하셔요^^
오늘 kbs FM 에서 어찌나 좋은 팝만 나오던지,,,
스팅 의 음악들은 좀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악기들 특히 그룹을 이루는 밴드들의 음들은 가볍고 빗물이 스타카토 되어 튀는 듯한 느낌도 들더라구요^^
좋은글 감사히 잘 읽었어요
스팅은 뮤지션들이 존경하는 뮤지션이랍니다.
음악 지망생들은 스팅처럼 세련된 음악을 만들고 싶어한다는군요.
그만큼 고급스럽고 세련되고 리듬이 유려하다고 합니다.
코드는 복잡하나 듣기는 편안한 음악을 만든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스팅의 음악의 노랫말은 자극적이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고 고민하는 것을 노랫말에 풀어놓습니다.
사랑받는 이유이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전 락음악을 그렇게
좋아해도 직접가서
듣지는 못햇답니다
스팅 폴리스시절부터
들었었어요
세계유명가수들
내한공연 많이햇어도
그현장을 느낄수없어서
안타까운시간이 많았어요
리진님의 스팅 공연후기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