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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인사와 알림방 1974년 중사동 황새둠벙 소년과 강인한 시인 선생님.
tiger0 추천 2 조회 528 21.07.19 10:44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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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1.07.19 11:44

    첫댓글 반갑습니다. 50년 가까운 아주 아득한 추억 속의 모습을 소환한 류 선생님, 고맙습니다. 1973년 동양방송(TBC) 주말의 '신가요박람회'를 라디오로 들으며 건전가요 가사 공모에 시인이 아닌 자연인 강동길로 나는 가사를 써서 응모하였습니다. 열 편 정도가 입선 내지 우수작으로 뽑혔지요.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음반으로 남아 있는 건 '하얀 조가비'와 '등불'입니다. 박인희가 곡을 짓고 노래도 부른 '하얀 조가비'는 대학 시절 강릉 경포대에 처음 가본 옛날의 추억을 쓴 것이었습니다. 조가비는 조개 껍데기의 또 다른 말. 패각(貝殼)은 그 한자말이고. 밤톨만한 조개 껍데기 도톰한 윗 부분에 녹두알만한 크기의 동그란 구멍. 마치 정밀한 기계로 뚫은 것처럼 모양도 크기도 일정한 조가비의 구멍들. 훗날에야 알게 된 건 실은 끔찍한 사연이었습니다. 갯우렁이 조가비를 구멍내고 조갯살을 빨아먹은 흔적이 그것이었습니다만.
    '등불'은 영싸운드가 노래 부르고 그룹 중의 안치행 씨가 작곡한 것.
    그대 슬픈 밤에는 등불을 켜요
    고요히 타오르는 장미의 눈물
    하얀 외로움에 그대 불을 밝히고
    회상의 먼바다에 그대 배를 띄워요
    창가에 홀로 앉아 등불을 켜면
    살며시 피어나는 무지개 추억

  • 21.07.19 12:01

    요즘도 맥주집이나 카페에서 이따금 들을 수 있는 곡이 강동길 작사, 안치행 작곡, 영싸운드 노래의 '등불'입니다. 아래의 가사는 그 2절.

    그대 슬픈 밤에는 등불을 켜요
    정답게 피어나는 밀감빛 안개
    황홀한 그리움에 그대 불을 밝히고
    회상의 종소리를 그대 들어보아요
    창가에 홀로 앉아 등불을 켜면
    조용히 들려오는 님의 목소리

    저 가사 한 편의 당시 고료가 시 원고료의 열 배가 넘었던 기억만 또렷합니다.

  • 작성자 21.07.19 13:23

    선생님, 고맙습니다. 고향의 봄과 진달래 꽃 동요가 들려옵니다. 이 귀한 인연에 감사합니다.

  • 작성자 21.07.19 13:23

    항상 더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소년의 작은 추억 하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 작성자 21.07.19 13:25

    등불 가사 속 회상의 먼 바다와 회상의 종소리가 황홀한 그리움에 불을 밝힌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 21.07.20 16:16

    감동입니다.
    제자 선생님은 참으로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학창시절 시인 선생님을 은사님으로 뵙고 수학하고...
    소식에 먼 저도 눈물이 납니다.
    그 기쁨이 얼마나 크실지...
    감사합니다

  • 작성자 21.07.28 02:58

    황길현선생님의 시 한 편을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전주 8경을 노래한 시라고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또랑새비, 어쩌면 좋아, 시어가 마음에 사로잡힙니다.

    동포귀범(東浦歸帆)


    어쩌면 좋아

    맑고 밝게 서해로 트인 풍광

    철철이 이어진 철새들의 축제를



    멋과 맛이 어울린 풍요

    바람의 돛은 돌아와 머물고



    참한 평강과 온달

    착한 선화와 맛동

    예쁜 춘향과 몽룡

    미쁜 농투산이와 땜장이들

    부푼 보부상들

    돛대에 걸린 그들의 노을이 곱게

    불타고 있는 것을



    허지만 화암사 진묵의 종소리에 여울진

    백제 고혼의 한은 열리고



    갯버들 풀뿌리에 얼기설킨

    다슬기와 또랑새비의 마그냇 몸부림을

    어쩌면 좋아

    출처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http://ww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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