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9차례 동결…고금리 장기화·분양가 상승
입지조건 ·합리적 분양가 청약 기준…"옥석가리기 뚜렷"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모습.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3.25%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송파구가 10.0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반면 노원(-0.93%), 도봉(-1.37%), 강북(-1.15%)은 하락했다. 집값이 오른 단지는 보유세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03.1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연속 동결하며 연 3.5% 유지가 확정됐다.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분양가 급등이 겹치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4년 2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당 536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472만8000원) 대비 13.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분양가와 상승 폭은 더 가파르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당 분양가가 약 1145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922만6000원)와 비교해 24.18% 상승했고, 수도권의 2월 평균 분양가는 2506만원으로, 1년 전(2153만원)과 비교해 20.02%나 급등했다.
반면 주택 수요자들의 소득은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약 50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483만4000원) 대비 3.9% 상승에 그쳤다.
분양가 상승과 고금리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가치 상승(프리미엄)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수요가 빠져나가고 실거주를 위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층이 분양시장을 주도하면서 가치 상승보다 분양가와 입주 여건 등이 새로운 청약 기준이 되고 있다.
옥석을 가리는 수요자들에게는 대단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단지가 클수록 커뮤니티 특화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여가생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다. 또 관리비 절감 등으로 고정 지출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커뮤니티에 대한 선호 증가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부동산 트렌트' 리포트에 따르면 수요자가 거주하고 싶은 주택 특화 유형 가운데 커뮤니티를 선택한 비율이 지난 2021년 19%에서 지난해 27%로 2년간 42% 증가한 것이다.
실제 입지 조건과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분양시장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더샵 둔촌포레는 일반 47가구 모집에 4374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93.1대1을 기록했다.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74가구 모집에 2898명이 신청해 평균 39.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더샵 둔촌포레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 13억9300만원이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인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1만2032가구)의 최근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인 19억원 선보다 저렴하다.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공공분양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 7억7800만원으로, 인근의 구축 단지보다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분양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환 기자(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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