츌처:
허참, 시민모임이 탈레반이라는데…(1)
살아온 삶의 역정이 청개구리의 유전자를 받은 건지,
지배질서가 강요하는 순응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반골기질을 타고난 건지,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를 삶의 신조로 삼다보니 나는 천성이 모이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 시민단체에 거의 가입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지역에 살면서 시민사회를 눈여겨보지 않은 것도 아니며,
내 자신 한 사람의 시민으로써의 자기정체성이나 소명의식을 망각해 본 적도 없다.
잘 한 건지, 잘못한 건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근 들어 내발로 회비내고 모임을 찾아들어간 곳이 두 군데이니,
안성시민연대와 안성천살기기시민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회원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마라!’
언필칭 ‘이순신 회원’이라 던가.
손에 꼽을 만큼 몇 되지 않는 지역의 시민단체 사이에 전설이 되어 한 동안 회자되었던 말이지만,
여러모로 쓴 웃음의 긴 여운을 남기게 하는 말이다.
시민으로써 최소한의 자의식을 가지고 온전한 정체성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모임이 좁은 지역에서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일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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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으로 말하면, 안성에 정착한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어울리는 데 타고난 재능이 없는지라 최근에 들어서야 겨우 술친구를 한 사람 얻을 수 있었을 따름이다.
시민모임을 잘 알 뿐 아니라 시민사회에 남다른 애정도 가지고 있는 이 친구가 일전에 막걸리 한 순배 나누는 자리에서 대뜸 가로되,
안성천시민모임이 마치 탈레반 같단다.
어허, 탈레반이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촌놈 축에 드는 파슈툰 족이 쓰는 파스토 어 본디 뜻으로 탈레반이 ‘학생들’을 일컫는다 던가.
시민모임으로 치면 남달리 학구열이 높은 회원들이 많다는 걸 동네가 다 아는지라 이도 일리 있는 말이렸다.
탈레반이 학생들이되 하나피즘을 신봉하는 정치결사의 조직을 이루어 총을 들고 전선에 나섰으니
우리말로 새기면 학도의용군 쯤 될려나.
시민모임도 에코-이데올로기를 숭배하고 피켓으로 무장한 채 전장터를 방불케 하는(?) 현장으로 나가 저 개발에 눈 먼 무리들과 가파른 전선을 형성하고 있으니 그도 생뚱맞은 말은 아닐 터다.
그래도 그렇지, 탈레반이라니…
탈레반이 주목을 끈 것은 초강대국 미국과 세계질서를 제들 손에 쥐고 흔든다고 자부해 마지않는 서방세계를 상대로 당차게 대들어서가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의 상식과 통념을 아무 일도 아니란듯이 전복시키는 그 자기파괴적 속성과 극단적 생존전략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을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어떤 갈등이나 주저함도 없이,
마치 폭력조직의 맹목적인 행동대장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는, 그 반인간적인 만행.
인류보편적 가치에 대한 극적인 배반과 냉혹한 액티비즘을 무기삼아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그들…
몇 달 전 <타임>의 표지를 장식한 것처럼, 나이 어린 아내의 외도가 의심스럽다해서 칼로 귀와 코를 자른 천인공노할 잔혹함마저 서슴없이 자행한 반인륜적 패륜아들.
순진하고 철없는 소년이나 젊은 여성들을 훈련시킨 후 폭탄조끼를 입혀 미군이 점령한 거리로 내모는 전대미문의 학살자들. (원인을 제공한 미군의 침략과 무고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비난이 먼저라고? 주제에서 벗어난 일이니 부디 시비 걸지 말지어다.)
이슬람의 가르침에 반할뿐더러, 돈 많은 서방세계가 굶주린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원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3~5세기에 조성된 유서 깊은 바미안 석불 2기를 로켓포로 폭파한 야만적 반달리즘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철없는 전사 탈레반.
무고한 인명의 살상도 살상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바미안 석불의 파괴를 용서할 수 없었다.
탈레반하면 고난과 슬픔의 땅 아프가니스탄이 떠오르고,
아프간 땅을 생각하면 무엇보다도, 8세기 중반 고선지가 당군 1만을 거느리고 넘었던 파미르고원 서쪽 아랄 해와 힌두쿠시 산맥 사이의 광활한 산악구릉지대를 터전으로 삼아 천년제국을 꿈꿨던 황금의 왕국 박트리아(Bactria)가 어른댄다.
나중에 쿠샨왕국에 편입된 박트리아는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우즈베키스탄 남부, 타지크스탄 지역으로, 한반도의 고대국가들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소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지중해문명권과 교류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서역(西域)의 한 복판에 똬리를 틀었던 고대왕국이다.
<계속>
고타마 싯타르타가 인간을 벗은 이래, 그의 깨달음을 담은 대승불교가 육상을 통해 간다라를 거쳐 대륙으로 전파된 루트 상에 주요 거점을 이룬 바미안 계곡에 조성된 대불. 높이가 무려 52.5m에 달했다. 석존의 왼쪽 발등 위에 올라선 사람들의 크기와 비교하면 그 스케일이 얼마나 웅장한지 알 수 있다.
서방세계가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원조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탈레반에 의해 폭파되고 있는 바미안 석불.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손에 의해 이천년 유적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참담할 따름이다.
첫댓글 일종의 텔레반인듯. 남이 안가는 길 가려고 애쓰고 계싱게로. ㅋㅋㅋㅋㅋㅋㅋㅋ 텔레반이란 텔레(전파)를 담당하는 반. 긍게 친환경을 널리 알리는 것을 담당하는 반이라는 뜻. ㅋㅋㅋㅋㅋㅋㅋㅋ
크윽~ 꿈보다 해몽이...
역시나 일해 선생의 손아귀 안에 들어가면 뭐가 돼도 물건이 되어 나온다니깐요.
근데, 쥔장 허락도 없이 이렇게 글을 올려도 되는지 물러?
제 허락 받음서 해야 하면 안기부있던 5공이나 이북 독재 치하게여. ㅋㅋㅋㅋㅋㅋ 욕만 아이믄 맘대로 하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자유게시판 아잉교. 누구나 자유로이 어떤 내용도 자유로이. 언제나 자유로이. 그래서 자유게시판이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카페라는 게 회원 가입을 했으면 자유로이 자유게시판에 글 쓸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게지요. '자유와 권리' 거참 가슴 뛰게 하는 단어들이네요. 아쨌든 스산하고 뒤숭숭한 날씨 나날이 건승하소서.
자유와 권리를 마음껏 누릴 것을 허하노라. 더아모 카페지기의 이름으로다가. ㅋㅋㅋㅋㅋㅋ 건승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