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는 세포 성장·생존에 관여하는 ‘EGFR’ 변이를 보이는데,
비흡연자만을 따로 분석해 보면 약 60% 이상이 보유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EGFR 변이를 타깃으로 한 1세대(이레사·타세바), 2세대(지오트립·비짐프로) 표적 항암제가 일찍이 보급됐으나
이를 사용한 환자들은 약 9~14개월 후 대부분 내성이 생겨 암이 다시 진행된다.
이 내성과 연관된 평균 50% 이상의 환자에서 새로운 변이인 ‘T790M’이 발견되는데,
이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3세대 표적 항암제’도 근래 국내 허가를 받아 환자들에게 쓰이고 있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유한양행)와 해외 신약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가 그것. 두 3세대 폐암약은 1·2세대 약물보다
‘혈뇌장벽(BBB·뇌와 혈관 사이 벽)’ 투과율이 높아 뇌전이 환자 치료에도 두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진단 시 약 25% 환자에서 뇌전이가 발견되고 50%의 환자는 질병 진행 중 뇌전이를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해당 환자군 치료 시장 선점을 둘러싸고 토종과 외산 신약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후발 주자인 렉라자가 지난 2년여간 진료 현장에서 실제 처방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최근 내놓으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의약품 당국의 허가 후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됐다.
RWD 연구는 설계를 통해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와 실제 처방했을 때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또 신약 허가 뒤 안전성과 부작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안병철 교수와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는 렉라자의 첫 RWD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폐암(Lung Cancer)’ 온라인판에 발표했고 6월호 정식 논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해당 연구는 2022년 8월까지 두 기관에서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기존 치료제 사용 후
내성이 생긴 T790M 변이 양성 환자 가운데 렉라자를 투여받은 1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하는 기간의 중앙값이 13.9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렉라자 허가 임상시험(LASER201) 결과 확인된 무진행 생존 기간(11.1개월) 보다 오히려 향상된 것이다.
치료가 어느 정도 반응했는가를 살핀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 역시 62.1%로 임상시험 결과(55.3%)를 웃돌았다.
또 폐에서 뇌(두개강)로 전이된 환자 33명의 무진행 생존 기간은 17.1개월에 달했고 반응률은 57.6%를 보여
높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부작용 등 안전성 지표는 임상 연구와 비슷했다.
안병철 교수는 12일 “렉라자는 이번 RWD 연구를 통해 뇌전이에서 항종양 효과를 일관되게 입증했고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처방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