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학교다. 내가 중학교 시절 한때는 이곳 진명여고에 진학하려고도 생각했고, 실제도 동창 친구 하나는 진명여고에 진학했다. 노천명(1911~1957) 시인의 모교다. 담장 밖 벤치에 앉아 잠시 그의 문학적 자취를 더듬에 보았다. 노천명은 1930년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1932년 신동아에 '밤의 찬미'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노천명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 기자로 4년간 근무하다가 1938년부터 4년간은 조선일보사 기자로 여성편집인이 되었다. 그의 대표 시 '사슴'은 그녀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고 고독과 가난으로 일생을 마쳤기 때문이다. 독신으로 살면서 사슴의 고고한 이미지를 자신과 접목과 하여 쓴 시다. 1957년 길에서 쓰러져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자택에서 숨졌다. 진명여고는 1989년 목동으로 이전했다. 바로 앞에는 청와대로 드나드는 길이 놓여있다. 노변 가로등에 설치된 고운 꽃이 노천명 시인을 기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