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산악회 정기산행 강진 주작산(428m)을 가다
위치 :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신전면
이번 천지산악회의 정기산행은 7일이었지만 7일과 8일 전국적으로 많은양의 방사능비가 내린다고 예보되어 어쩔수없이
하루 앞당겨 6일날 다녀오게 되었다
주작산은 남주작산(南朱雀山,428m)과 더불어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하다 해서
주작(朱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소재에서 난 농원까지 이어지는 암릉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비상하는 형상이다.
봄이면 암릉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가을이면 억새와 단풍이 최고이며 여름산행은 그늘이 없어 땡볕이 고역이다
마치 신이 빚어놓은 만물상이 연이어지는 스릴 넘치는 암릉산행의 백미가 장관이다.
주작산 능선은 400m가 조금 넘는 낮은 산이지만 그 웅장한 산세는 수천미터가 넘는 어느산에도 뒤지지 않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날카롭고 웅장한 암봉의 연속으로 암릉산행의 묘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산이다
10m가 넘는 절벽위에 우뚝 솟은 수많은 암봉들을 밧줄을 타고 서른 여섯번을 넘나들며 칼날능선을 거닐 때
오금을 절이면서도 쾌감을 느끼고, 천태만상으로 빚어진 만물상을 보면서 조물주의 능력에 감탄할수있는 산이다
등산코스 및 시간 : 오소재 - 362봉 - 412봉 - 427봉 - 작천소령 - 쉬양리재 - 남주작산 - 수양관광농원 (약10km 6시간)
산행을 시작하기전 모든 회원들을 모아놓고 장시간 버스에 앉아오느라 굳어진 어깨근육과 다리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했다
지난번 쇠뿔바위봉 시산제 산행에서 느꼈던 점들을 보완해서 앞으론 산행하기전 이렇게 스트레칭을 한후에 등반대장의 출발 신호에 따라 산행을 시작 하기로 했다
사진의 화이트 칼라가 약간 높게 나왔다
이 사진은 마침 웅진식품의 남철현 부회장님이 새로 출시된 헛개생수를 협찬받고 찍은 광고사진이다....
내가 늘상 강조하지만 산행중 일어난 사고들은 거의 100%가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 비지정 등산로를 가다가 사고에 이른다
따라서 산행중의 사고는 초보자 보다는 산행에 어느정도 자신이 붙은 중급정도에서 많이 일어난다
차를타고 오면서 가슴을 졸였던건 과연 진달래가 피었을까? 였다
그러나 역시 올해도 꽃들의 개화시기가 일주일정도 늦어지는거 같다 첫 시작부터 암봉이다
주작산 최고의 매력은 암릉사이로 피어난 환상적인 진달래 군락이다
그러나 양지쪽엔 약간 피엇지만 우리가 지나는 능선엔 아직 꽃망울만 머금은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햇볕을 받은 양지쪽엔 그나마 움을 틔우고 있었지만 오늘의 기대감이 약간은 허물어진다
그러나 활짝 피어날 그날을 기다리며 사랑을 감춘채 때를 기다리는 꽃망울 너머로 멋진 암릉들의 줄기가 우릴 맞이하기 위해 단장을 하고있지 않은가?
이렇게 크고작은 암릉들을 우린 무려 서른여섯번이나 오르내려야 한다
암릉을 오르고 나면 이렇게 한숨을 돌릴수있는 평지도 나온다...우리의 인생사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올라가는 고생스러움은 훗날...우리에게 평안한 휴식의 의미를 가져다 줄것이다
꼭 고생스러움만 있는게 아니다...때로는 이렇게 순간순간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여유도 가져다 줄것이다
인생사의 희노애락도 이렇게 암릉 사이를 오르며 느낄수 있는 쾌감과 같지 않을까?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거의가 암릉 산행을 좋아한다...그것은 적당한 스릴과 그 험한곳을 지나왔다는 희열감...그런것들일게다
그러다가 정상에 올라섰을때의 전율 넘치는 황홀감.....이런것들이 있기에 세상사는 보람이고 행복감일게다
승리의 도취감도 잠시....우리는 더 높은곳을 향하여 또 올라가야 한다.....
계속 오르고 또 오르면 우리는 과연 얻을수 있는건 무얼까?....신은 정령 우리에게 끝없는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내리막의 지혜를 주셨는지도 모른다
비록 진달래의 향연들은 없어도 아기자기한 암봉들을 넘고 또 넘는 스릴감은 우리의 마음들을 활짝 열리게 한다
그 누구랄것도 없이 우리는 무언의 외침속에 서로를 잡아주고 또 서로를 밀어준다 그것 또한 서로의 협조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가며 살아가는 세상의 지혜이리라
수많은 암봉들을 오르내리며 어느샌가 평온한 길을 걷고있는 어느 나그네의 발걸음이 외로워 보이지 않은가?...세상을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는듯이...
그렇게 험한길을 걸어온 작은 보상인가?.....저마다 걷고있는 모습들은 다르지만 평온해진 가슴속에서 느끼는 잠시의 행복감은 똑같으리라
그러한 행복감도 잠시...우리는 또다른 세상을 향하여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우리에게 펼쳐진 저 암봉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암봉을 넘어가는 길은 여러갈래의 길이 있을수 있겠지만 중요한건 이렇게 돌아가는 지혜도 필요 하다는것....
힘차게 오르는 우리를 위해 동백은 푸르름으로 우리를 응원하고 있지 아니한가?...
암봉능선의 뒤로는 북주작의 봉우리까지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봤다...수 많은 크고작은 암봉들 뒤로 작년 11월에 산행을 했던 두륜산의 노승봉과 가련봉이 조망된다
저토록 깎아지른 암봉을 우린 왜 올라야 할까?....그것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의 의욕이 아니겠는가?...
마치 권투선수가 링위를 오르기전에 관중들을 향해 포효를 하듯 우리의 대원들은 환호를 하고있지 아니한가?
그렇게 해서 올라간 우리들의 감동은 기쁨으로 충만된 환희가 아니겠는가?
무릎이 안좋아 큰맘먹고 참석하신 산토끼님을 위해 내가 할수있는 일이란 되도록 기념이 될수있는 배경을 잡아 사진 한장이라도 더 찍어 주는거....
또다시 우리의 대원들은 큰 사냥감을 앞에놓고 의식을 치르는 아마존의 원주민들처럼.... 암봉을 앞에놓고 환호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오르고 나면 이렇게 아름다운 선경에 도취된다.... 행복의 감동에 온몸을 내맡긴 한결님의 표정은 산행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지 아니한가?...
이린 그렇게....우리들 마음속에 꿈꿔온 선경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우리를 환영하듯 하늘도 파랗게 바다색으로 물들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도 문득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아름다운 그림들이 추억속의 앨범처럼 또다시 가슴속을 일렁이게 한다
저 바위위로 커다린 지팡이를 들고 신선이 앉아 있을것만 같다...그 옆으로 하얀색의 호랑이가 누워 있을것만 같은 평화로움이다
우리가 가는길엔 때로는 이렇게 위험하고 거칠은 방해물들이 앞을 가로막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의지앞엔 한낱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는거....
그 거칠고 우리를 다치게도 할수있는 뾰족한 장애물들이 때로는 우리가 어떻게 다듬어 주느냐에 따라 이렇게 멋진 그림으로도 변모할수 있다는거....
산행의 종점에 거의 다달았다는걸 축하라도 해줌일까?....하늘은 암청색 비취빛으로 물들여 놓고 우릴 환영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 사이로 선경의 세계로 들어가는 계단의 문앞에서 청아님은 환호하고 있다
선경으로 들어가는 문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가 않은가 보다....또다시 거칠은 내리막으로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거 같다
선경으로 들어가는 문앞엔 거대한 조각상이 하늘을 떠받치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걸 보여 주기라도 함인가?...
이것 또한 선경으로 들어가는 우리들의 몸에붙은 악귀라도 쫓아내려 함일까?....거대한 입을 쩍 벌리고 하늘을 향해 포효를 하고있다
그렇게...천국을 들어가는 일주문처럼....우린 모든 시험들을 뚫고 우리가 꿈꿔오던 세상을 향해 올라간다
모든 시험들을 이겨내고 천국으로 올라가려는 행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천국으로 올라가기 위해 우리가 걸어왔던 길들은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한 길이었다
마치 하늘의 정원을 만들어 놓은듯 정교하게 빚어진 암릉들은 천상의 세계가 아니고 무엇이랴....
이제 하늘의 정원 너머로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편듯한 형상을 지닌 북주작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것은 아마도 천상의 화원을 지키는 수호신일게다
이제...천상의 세계에서 실컷 노닐었음인가?....사람들은 그런 세계를 뒤로하고 하나둘 내려오고 있었다
마지막 암릉 너머로 남주작이 눈앞에 다가오고....
남주작의 표지석에 섰다
남주작에서 뒤돌아본 우리가 걸어오던 길이다...멀리 두륜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공룡의 등처럼 주작의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강진만의 개펄이 조망되고 한적한 시골마을의 평화스러움이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잠시 빠져들게 한다
왼쪽 건너편으로는 덕룡능선의 암봉들이 힘차게 꿈틀거리고 있고....다음엔 저 덕룡을 한번 타봐야지...
주작산을 내려와 덕룡의 암봉능선을 배경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
쉬양리재를 1km남짖 남겨놓았을 무렵 앞에간 회원들을 사진에 담기위해 약간 높은곳을 뛰어오르다 중심을 잃고 착지를 잘못해 발목이 앞으로 꺾이고 말았다
순간 머릿속을 급하게 스치는건 발목의 부상정도가 아니라 앞으로의 번개는?....이 정도면 나의 산사랑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아차 싶었지만 한참 있으니 통증이 가라앉아 걸을만 했다
그러나 남주작을 오를때엔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급경사를 내려올땐 극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회원님들이 걱정할까봐 끝까지 감추려 했던 내 부상이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에 회원들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다
다음주엔 충북 제천의 신선봉과 미인봉을 번개칠려 했는데....
회원님들...조금만 기다리세요....행복한 산행은 계속될겁니다...알라뷰~~~
첫댓글 비록 만개한 진달래 향연은 없었지만
수줍게 고개내민 한 무리 진달래는 적음의 소중함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알게해 주었어요
처음 맛본 암릉산행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행복한 하루를 만드어주신 회장님이하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대장님! 번개 오~래 기다려도 되니 무리하지 마세요
한결님의 행복 가득한 해맑은 미소가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대장님의 멋진 산행기를 잘 읽어 보았습니다.
그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감사하구요.
발목 부상에 따른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번에 함께했던 주작산을 나중에 산행기를 읽어보았을때 감회가 남다르겠죠...
에공....대장님 다리를 다치셨군요...전 회원님들 예쁜 모습 담을려다 발도 다치시고 ...빠른 시일 안에 완퀘돼시도록 기도하께요^^
까리님 감사합니다 빨리 나아야죠...
아름다운 산행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아갑니다사드리며. 빠른 쾌유를 바라면서...
대장님의 넘치는 열정 [熱情] 과 사랑에 다시한번 감
상상님의 팔도 빨리 붙어서 또 나와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야죠...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대장님의 산행기를 감상하고 있으려니 그날의 산행이 다시금
생각나네요 전 앞만 보고 그냥 걸은거 같은데 대장님은 산행을 하시면서 사진도 찍어
주시면서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시는군요 그 여유로움이 부럽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
산길을 걸으면서 앞에 펼쳐지는 사물들에서 어떤 의미들을 찾을려고 하면 걷는길이 한층 즐겁고 보람된답니다
늘 가고싶은곳으로 간직되어온 산 바로 주작산 을 다녀오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아름답고 황홀한 산행이엿읍니다...아기자기하고 스릴잇는 암릉이 나에게 성취감을 높여주었고...
암릉을 지나서 능선을 걸으면서 한무리의 활짝핀 진달래가 나를향해 환하게 미소짓는 그짜릿하고 신비로움을 가슴깊이 담아 왓읍니다....오랜만에 함께 하신 산토끼언니 너무 방가웟구요..다친팔을 보듬으며 산행하신 상상플러스님의 산에 대한열정에 다시한번 감동을 받앗구요..우리 멋진대장님의 빠른쾌유를 빕니다~~
가끔씩 청아님을 보면 산에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걸 느낍니다
그 마음 변치 말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