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봐도 그렇구나, 저것을 봐도 그렇구나
일종평회
민연자진
-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면
분별하는 모습이 저절로 다하리라
송
이것을 봐도 그렇구나 하고
저것을 봐도 그렇구나 하고
이렇게 되어도 그렇구나 하고
저렇게 되어도 그렇구나 하고...
강설
두 가지 마음이 아닌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게 되면
분별하는 마음은 저절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일종이란 일종심의 준말로서, 두 가지 마음이 아닌
한결같은 마음을 뜻한다. 좋은 것과 싫은 것의 분별된 두 마음을 여윈,
한결같은 중도의 마음이라는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유연과 공인 두 가지의 세계가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실은 하나에서
나온 것이다. 색이 즉 공이고 공이 즉 색이라는 뜻과 같다. 공이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있다
없다라는 두 가지 모습이 모두 사라진 빈 상태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색이라고 하는 물질의 존재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으나, 실은 그 어떤 존재도 생로병사와
성주괴공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 실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니, 있고 없고를 떠난 자리를
'공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평화란 평평한 것을 품는다는 뜻으로 곧, 한결같다는 말이다. 있는 것도 공이고, 없는 것도 공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결국 분별할 것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분별심으로 인해 인과의 과보로 나타나는 고통과 번뇌가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평화라고 한다.
민연자진이란 모든 번뇌 망상이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한 성품에서 나온 것이니, 이 두 가지가
공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 또한 욕심의 바람이 불지 않는 잔잔한 마음의 바다가 되어 평화로워진다는 말이다.
이것이 ' 있다'라는 실체로 생각하면 가지려는 욕심이 생겨서 번뇌가 일게 되고, 욕심에 따른 인과의 과보가 생겨서
고통과 괴로움이 발생하게 된다. 색이 곧 공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욕심은 사라지고, 고통과 괴로움의 과보가 또한 생기지
않아 마음이 평화롭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분별하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좋고 나쁜 것에 치우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처처가
불상이 되고, 하는 일마다 분별하지 않게 된다. 이를 진정한 불공 즉, 사사불공이라고 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 생각을 달리하며 싸우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서로 대치하는 모습을 보고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도, 옳고 그름, 좋다 나쁘다라는 마음을 갖지 않고,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만 본다.
' 이쪽은 옳고 저쪽은 그르다'라는 논리를 펴면서도, 마음으로는 '좋다 나쁘다'라는 분별심을 갖지않는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이나 좋고 싫은 것은 결국 ' 인과의 모습으로서 분별심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또는,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도 접는다. 이 또한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인과의 인연 모습일 뿐이니 무슨 상관이던가. 다란, 이렇게 되어도 분별심을 놓고, 저렇게 되어도 분별심을 놓는다. 좋거나 싫은 고락의 마음도 놓고,
평화로운 마음을 지닐 뿐이다. 무엇보다도 고락의 감정을 일으켜 인과의 덫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사를 이런 마음으로 대한다면, 고락의 분별심에서 탈출하여 항상 여여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을 놓칠 때가 있기 때문에 항상 방하착의 화두들 잊지 않도록 부지런히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하라.
일종평회
민연자진
-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면
분별하는 모습이 저절로 다하리라
신심명 강독, 진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