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 지내는 법

[김희우(장성)]

" 아래 내용은 학당선생의 불로그에서 발췌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차례상 차리는 법, 제사상 차리는 법, 지방 쓰는 법]

설차례상 차리는 법과 지방 쓰는 법 - [설차례상차리기, 차례상차리는방법, 차례상음식, 차례지내는 순서, 차례상차리기, 설차례순서, 차례순서, 차례지내는 법, 차례상놓는법, 설차례지내는 순서]

---------------------------------

아래의 내용은 '학당선생의 세상사는 이야기' 블로그에

이미 두 세 차례 올렸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재정리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

   내일은 '설'이다. 설은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객지에 나가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향의 부모님 앞으로 속속 모여든다. 고향의 부모님들께서는 오직 자녀들을 볼 수 있는 마음으로 온갖 시름들을 다 이겨내고 계신다. 어떤 사람은 설을 '구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때 양력을 시행하면서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이라고 불렀고, 이에 대한 이름으로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또 한 때는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청와대를 장악한 후 우리의 설을 휴일로 정하면서 '민속의 날'이라고 완전 격하시켜서 불렀던 적도 있었다. 나는 절대로 '설'을 구정이나 '민속의 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설은 어디까지나 설이기 때문이다. '구정'이라느니 '민속의 날'이라느니, 그런 것으로는 우리 고유의 '설'에 절대로 버금갈 수가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격이나 품격은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한다. 

[ 설 차례상 차리기 ]

 

(이미지 ; 네이버제공)

   추석이나 설 등 우리 고유의 명절에는 조상의 얼을 기리고, 조상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차례(제사)를 모시게 된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설차례상 차리는 법과, 지방(紙榜)쓰는 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설차례상이나 추석 차례상 차리는 법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설차례상에는 떡국이 주가 되고, 추석 차례상에는 송편이 추가 된다는 점이다.

1. 설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설은 우리에게 추석과 더불어 2대 명절 중의 하나이다. 설은 음력 1월 1일을 말한다. 이때 진정한 새해가 온다고 본 것이다. 즉 내일 설을 지나야 계사년(흑뱀띠)이 온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이 자신보다 더 윗어른을 만나서 인사하는 것을 들어보면 "과세는 편히 하셨습니까?"라고 하였다. 또한 설을 지내는 것을 '설을 쇠다'라고 표현한다.

2. 설에 하는 일들 ; 조상께 차례 지내기, 윗어른께 새배하기, 전통놀이 즐기기

   설날 아침에는 종교나 지역, 가문(문중), 또는 각 가정의 풍습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데, 우리가 떡국을 먹는 것은 이제부터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할아버지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등 웃어른들께 세배를 한다. 세배는 평소 웃어른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또 웃어른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배를 받으신 웃어른들은 답례로 덕담을 해주시기도 하고 세뱃돈을 주시기도 한다. 초중고학생들은 이 때 부수입도 조금 넉넉하게(?) 생기기도 한다. 1년에 한번 세뱃돈을 받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한 때이다. 세뱃돈은 나이가 많은 자손일수록 많이 받게 된다.

   설날에는 우리의 전통놀이인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놀이 등을 하였었다. 요즘 투호놀이는 거의 보기가 힘들어졌다. 물론 고궁이나, 전통시장(재래시장), 한정식당 등에 투호놀이를 재연해 놓기도 한 곳이 있기는 하다. 나도 어릴 때 얼음 위에서 팽이놀이도 많이 했었다. 제기차기는 우리가 어릴 때 가장 즐겨하던 놀이다. 그 중에서 설날에 하던 전통놀이는 윷놀이가 단연 으뜸이었다. 지금도 설날이나 정월대보름 때에는 윷놀이를 하기도 한다. 나도 다가오는 토요일(2/5) 계모임을 한다. 이른바 '오광회'라는 모임이다. 우리 모임에서 화투놀이를 한번도 한 적이 없지만, 구성원이 다섯가구이기 때문에 화투의 다섯가지 광(光)이름을 따서 그렇게 부른다. 내가 제안해서 지은 이름이고, 그 중 내가 솔광이다. 물론 그날 우리는 윷놀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현대로 오면서 우리의 전통놀이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이미 두달, 석달전부터 추석과 설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아흔밤 남았다". 하루 자고 나서는 다시 세어보고 "여든아홉밤 남았다"고 ... 그 때는 왜 그리도 추석이나 설이 더디 오던지 ... 우리가 그렇게 추석과 설을 기다린 이유는 바로 '설빔'때문이었다. 설빔은 설날에 새 옷을 사서 입는 것을 말한다. 설빔 ... 얼마나 설레고 기다려지던지...

   요즘 명절에는 일부 가정에서 마땅한 놀이문화를 찾지 못하고 화투놀이 등 현대적인 놀이문화를 즐기거나, 국내나 해외로 여행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설에는 시골고향을 찾지 아니하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사상 최대를 이룰 전망이라고 한다. 며칠 전 뉴스에서 들은 이야기다.

3. 설을 준비하는 일 ; 제수준비와 진설

   설에는 제수(祭需)를 준비하는데, 제수는 제사음식을 말한다. 제수는 전국의 지방과 문중 그리고 각 가정에 따라 다르다. 또한 제수를 제사상에 차리는 것을 진설(陳設)이라고 하는데, 그것 역시 지방과 가정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우리 속담에 "남의 제사에 감놓아라 배놓아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제사의 진설방식이나 제수용품은 다양하기 때문에 함부로 참견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어느 방법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체적인 제사 음식의 종류와 제사상 차리는 방법에 대해, 용인시 예절교육관과 네이버캐스트에서 제공한 내용을 예시로 나의 경험을 곁들여 설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내용들은 참고만 할 뿐, 각자 자신의 지방과 문중 그리고 가정의 풍습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 제수 준비

   제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할 제수가 있고, 신위 수와 무관하게 준비해도 되는 제수가 있다. 만일 내가 종손이 아닌, 단지 한 가정의 장남이고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계신 경우, 조부모 이상의 제사는 내가 모시지는 않지만 아버지 제사는 내가 모셔야 한다. 이 때는 한 분만 제사를 모시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도 돌아가셔서 안계신다면 두 분 이상을 한꺼번에 모셔야 한다. 그래서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할 제수가 있고, 신위 수와 무관하게 준비해도 되는 제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제사에서 쓰는 음식은 그 이름이 조금 독특한데, 밥을 '메', 숭늉을 '숙수', 국을 '갱'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여러가지를 모두 준비하기가 힘든 경우에는 사정상 몇 가지만 준비해도 될 것으로 본다. 지방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탕, 건어물(명태), 조기(자반), 대추(조), 밤(율), 곶감(시), 배(이), 제주(술), 향(香) 등은 꼭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것도 지방과 풍습에 따라 조절가능하다고 본다.

     1)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할 제수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할 제수는 밥(메), 국(갱), 숭늉(숙수) 등이다. 일반적인 현대 식사에 비하면 밥이나 국, 숭늉 등은 개인별로 준비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명절 차례에는 떡국이나 송편이 대신하는데, 추석에는 송편을, 설에는 떡국으로 준비한다. 메는 깨끗한 그릇에 정성스럽게 가득 담아 뚜껑을 덮는다. 갱은 쇠고기 무국을 흔히 쓰고 덮개를 덮는데, 무는 가급적이면 크게 써는 것이 복을 덤뿍 받는다는 말도 있다. 숙수는 냉수 혹은 더운 물에 밥알을 조금 떠서 정성스럽게 푼다. 제사가 끝나고 이 물을 마시면 조상의 덕을 고스란히 받아 머리가 총명해진다는 속설도 있다.

     2) 신위 수와 무관하게 준비해도 되는 제수

    신위 수와 무관하게 준비해도 되는 제수에는 제주(술), 초접(식초), 청장(간장), 편(떡), 탕(찌개), 전(부침개), 적(구이), 포(어포, 육포 등), 혜(식혜), 숙채(나물), 침채(김치), 과자, 과실(과일) 등이다.

    제주(술)는 막걸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맑은 술을 준비한다. 조상께서 살아생전에 막걸리를 즐기셨다면 막걸리를 진설해도 무방할 것이다. 초접(식초)과 청장(간장)은 종지에 준비하면 되고, 편(떡)은 시루떡을 보통 쓴다. 탕(찌개)은 어탕이나 육탕 혹은 계탕 등 홀수로 여러 가지를 올리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3가지 재료를 함께 사용하여 한꺼번에 만들기도 한다. 전(부침개)은 일반적으로 고기전이나 생선전 등을 준비한다. 적(구이)은 조기나 쇠고기 혹은 닭 등을 주로 쓴다. 포는 어포나 육포 등을 준비하는데, 이 때 어포는 등이 위로 가게 진설한다. 혜(식혜)는 식혜 건더기를 담는다. 숙채(나물)는 색이 다른 3가지 즉 3색 나물을 한 접시에 담는다. 침채(김치)는 나박김치를 쓰는데, 경상도지방에서는 빨간 김치는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가정도 많다. 과실(과일)은 짝수로 준비한다.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진설할 모든 제수는 주로 간장과 소금, 참기름만으로 조리하고, 마늘이나 후추, 고춧가루, 파 등의 향신료는 쓰지 않는다.

5. 진설하기 ; 차례상(제사상) 차리는 법

     1) 진설방법 및 진설과 관련된 격언

   추석차례상이든 설 차례상이든 차례상을 차리는 기본은 같다. 차례상 차리는 법은 그 원칙과 절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것은 차례상을 차릴 때 정성스럽게 하면 된다는 점이다. 제사상을 진설하는 방법은 지방마다 다르고, 가문마다 다르고 또 집안마다 다르다. 그리고 준비한 제수용품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아래의 진설방법과 차례절차에 관한 내용은 용인시 예절교육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그리고 네이버캐스트를 참조하여 나의 상식을 섞었음을 밝힌다.

   차례상을 포함한 제사상은 신위가 있는 쪽을 북쪽이라고 본다. 제사를 지낼 때 가장 주(主)가 되는 사람을 제주라고 하는데, 제주는 그 남쪽에 서게 된다. 제주가 바라볼 때 그 우측이 동쪽, 좌측이 서쪽이 된다. 제사상은 보통 5열로 차리는데, 신위가 있는 쪽을 제1열로 보면, 제1열은 메(밥)나 갱(국) 등의 식사류가 오르게 되고, 제2열은 제사상의 주요리가 되는 적(구이)이나 전(부침개) 등이 오르고, 제3열에는 그 다음으로 주가 될만한 부요리인 탕 등이 오르게 된다. 제4열에는 숙채(나물)나 침채(김치), 포 등 이른바 밑반찬류가 오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5열에는 과실(과일)과 과자류 등 후식에 해당하는 것들이 올라간다. 그리고 차례상(제사상) 앞에는 향불을 피운 향로와 모사그릇, 퇴주그릇 등이 놓이게 된다.

   여기서는 제사상 차리는 것과 관련된, 이미 잘 알려진 격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아래 내용은 용인시 예절교육관 및 네이버캐스트를 참조하여 나의 상식을 섞었음을 밝힌다.

       고비합설(考妣合設) : 내외분일 경우 남자조상과 여자 조상은 함께 차린다.
       시접거중(匙楪居中) : 수저를 담은 그릇은 신위의 앞 중앙에 놓는다.
       반서갱동(飯西羹東) : 밥(메)은 서쪽에 올리고, 국(갱)은 동쪽에 올린다(산 사람과 반대)
       적접거중(炙楪居中) : 적(구이)은 중앙에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놓는다.
       동두서미(東頭西尾) : 머리는 동쪽으로 향하고, 꼬리는 서쪽으로 향한다.
       배복방향(背腹方向) : 닭구이나 생선포는 등이 위로 향하게 한다.
       면서병동(麵西餠東) : 국수는 서쪽에, 떡은 동쪽에 놓는다.
       숙서생동(熟西生東) : 익힌 나물은 서쪽에 올리고, 생김치는 동쪽에 놓는다.
       서포동해·혜(西脯東醢·醯) : 포는 서쪽에 놓고, 생선젓과 식혜는 동쪽에 놓는다.

                  * 경상도에서는 '좌포우혜'라고도 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 색의 과실은 동쪽에 놓고, 흰색의 과실은 서쪽에 놓는다.
       동조서율(東棗西栗) : 대추는 동쪽이고 밤은 서쪽에 놓는다.

                  * 경상도에서는 '조율시이'라고 하여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추, 밤, 곶감, 배의 순서로 놓는다.

     2) 차례의 절차

   차례의 절차 역시 지방마다 다르고, 가문마다 다르고 또 집안마다 다르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려우나, 아래의 절차를 참고하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1) 재계(齋戒) : 근신하고 목욕재계하며 안팎을 깨끗이 청소한다.

   (2) 설위, 진기(設位, 陳器) : 차례 지낼 곳의 위치를 정하고 기구를 배설한다.

   (3) 수축(修祝) : 평소에 신주(神主)가 안 계시면 지방으로, 축문을 읽을 예정이면 축문을 쓴다(명절에는 대부분 축문을 읽지 않는다).

   (4) 척기, 구찬(滌器, 具饌) : 제기를 닦고 제수를 마련해서 큰 상에 차린다.

   (5) 변복취위(變服就位) : 자손들이 옷을 챙겨 입고 정한 위치에 선다.

   (6) 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 : 식어도 상관없는 제수를 먼저 차린다.

   (7) 신위봉안(神位奉安) : 윗대부터 차례로 교의 위에 신위를 모신다.

   (8) 분향(焚香) : 제주가 읍하고 끓어 앉아 향을 세 번 사르고 재배한다.

   (9) 강신(降神) : 제주가 읍하고 끓어 않아 집사가 강신잔에 따라 주는 술을 모사기에 세 번 나누어 모두 지우고 재배한다.

   (10) 참신(參神) : 제주를 비롯한 모든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한다.

   (11) 진찬(進饌) : 적과 함께 식어서는 안될 모든 제수를 윗대 제상부터 차례로 올린다.

   (12) 헌작, 유식(獻爵, 侑食) : 제주가 주전자를 들어 윗대 고위의 잔부터 아랫대 비위의 잔까지 차례로 따른다. 주부는 젓가락을 송편에 차례로 걸쳐 놓고, 주인은 재배하고 주부는 4배한다.

   (13) 낙시저(落匙著) : 7~8분간 조용히 시립해 서 있다가 주부가 윗대 고위부터 차례로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는다.

   (14) 사신(辭神) : 모든 자손이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 한다.

   (15) 납주(納主) : 신위를 원래 자리로 모신다. 지방이 있으면 태워서 재를 향로에 담고, 축문을 읽었으면 축문도 태워 재를 향로에 담는다.

   (16) 철찬(撤饌) : 제례음식을 제상에서 내린다.

   (17) 음복(飮福) : 자손들이 제사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유덕을 기린다.

   ('차례의 절차'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http://blog.naver.com/fpcp2010)에서 작성한 내용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작성하였음)

[ 지방 쓰는 법 ]

(이미지 ; 용인시 예절교육관 및 네이버제공)

   지방쓰는 방법에 대해, 용인시 예절교육관과 네이버캐스트에서 제공한 내용들을 참고로 하여 나의 경험을 곁들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지방은 조상의 위패(位牌)로, 종이로 만든 신주(神主)이다.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지방을 써서 붙이고 제사를 지내는데, 지방은 고인(故人)과 제주(祭主)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적게 된다. 이 때 지방을 써야 할 고인이 한 분인가 두 분인가에 따라서 그 형태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부모님 중 어느 한 쪽만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제사를 단독으로 지내게 되므로 지방에도 고인 한 분만 명기한다. 그러나 두 분이 다 돌아가시고 안계실 경우에는 그 두 분을 함께 제사에 모셔서 지내게 되므로 지방에 부모를 함께 명기하게 된다. 이때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적고, 그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적게 되는데, 지방에는 고인과 제사를 모시는 사람(제주, 祭主)과의 관계를 먼저 적고, 그 다음 고인의 직위와 이름을 적고, 마지막에 '신위(神位)'라고 적는다. 지방은 세로로 작성하게 된다.

1. 지방(紙榜)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지방은 종이로 만든 신주(神主)를 말한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조상의 위패(位牌) 즉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이 있기도 하였다. 사당은 조선시대에 발달하였는데, 먼저 양반층이 만들기 시작해서 조선 후기에 각계각층으로 일반화되었다. 비록 가난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당시에는 집안 한 구석에 간단하게나마 자리를 마련하여 조상의 위패를 모시기도 하였다. 그래서 각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는 이 위패를 모셔다 지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당을 모신 집은 거의 없다. 또한 조상의 위패를 특별히 모시고 있는 가정도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가정에서 설이나 추석 차례, 또는 제사 등을 지낼 때 임시로 한지 등에 조상의 성씨 등을 적어 임시로 위패를 대신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지방이다. 그래서 지방은 신주가 없을 때 임시로 만드는 위패라고 말할 수 있는데, 조상을 불러 모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은 아래 사진처럼 붙여서 사용하게 되고, 어떤 가정에서는 병풍에 붙여서 사용하기도 한다.

2. 지방 쓰는 법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지방을 써서 붙이고 제사를 지내는데, 지방은 고인(故人)과 제주(祭主)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적게 된다. 이 때 지방을 써야 할 고인이 한 분인가 두 분인가에 따라서 그 형태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부모님 중 어느 한 쪽만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제사를 단독으로 지내게 되므로 지방에도 고인 한 분만 명기한다. 그러나 두 분이 다 돌아가시고 안계실 경우에는 그 두 분을 함께 제사에 모셔서 지내게 되므로 지방에 부모를 함께 명기하게 된다. 이때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적고, 그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적게 되는데, 지방에는 고인과 제사를 모시는 사람(제주, 祭主)과의 관계를 먼저 적고, 그 다음 고인의 직위와 이름을 적고, 마지막에 '신위(神位)'라고 적는다. 지방은 세로로 작성하게 된다.

       1) 먼저 고인과 제주와의 관계 고려

   지방을 적을 때 아버지는 ‘고(考)’, 어머니는 ‘비(妣)’라고 적는다. 조부나 조모, 증조부나 증조모 등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적게 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아버지는 ‘고(考)’, 어머니는 ‘비(妣)’

      - 조부는 ‘조고(祖考)’, 조모는 ‘조비(祖妣)’

      - 증조부는 ‘증조고(曾祖考)’, 증조모는 ‘증조비(曾祖妣 )’

      - 고조부는 '고조고(高祖考)', 고조모는 '고조비(高祖妣)'

   이 때 그 관계 앞에 현(顯)을 써서 ‘顯考(현고), 顯妣(현비), 顯祖考(현조고), 顯祖妣(현조비), 顯曾祖考(현증조고), 顯曾祖妣(현증조비)’ 등으로 표기하게 된다.

   고인이 남편인 경우에는 顯辟(현벽)이라고 쓰며, 아내인 경우에는 ‘顯(현)’을 쓰지 않고 亡室(망실) 또는 故室(고실)이라 쓴다. 또한 고인이 형인 경우에는 顯兄(현형), 형수인 경우에는 顯兄嫂(현형수)라고 적는다. 고인이 동생인 경우에는 亡弟(망제), 또는 故弟(고제)라고 적게 되며, 불행하게도 고인이 자식인 경우에는 亡子(망자), 또는 故子(고자)라고 쓴다.

       2) 고인의 직위 고려

   전통적으로 지방을 쓸 때, 벼슬을 안 한 남자 조상의 경우에는 ‘學生(학생)’이라 쓰고, 그 부인은 ‘孺人(유인)’이라 썼다. 남자 조상이 벼슬을 한 경우에는 해당 벼슬의 이름을 썼는데, 그 남자 조상의 부인인 여자 조상은 남편의 급에 따라서 貞敬夫人(정경부인)이나 貞夫人(정부인) 혹은 淑夫人(숙부인) 등의 호칭을 나라에서 부여받았기 때문에 그 호칭을 썼다.

       3) 고인의 이름 고려

   지방을 쓸 때, 남자 조상의 경우에는 모두 ‘府君(부군)’이라고 쓴다. 여자 조상이나 아내의 경우에는 해당 본관과 성씨(예 ; ‘김해 김씨’나 '경주 최씨' 혹은 '해주 오씨' 등)를 쓴다. 자식이나 동생의 경우에는 이름(예 ; ‘길동’)을 쓴다

   현대 사회에서는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가 매우 다양화되었다. 이에 따라 공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지위를 얻는 경우도 있고, 또 여성이 공직을 지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주 최씨' 여자 조상이 이사관을 지낸 경우 지방을 쓸 때 현대사회상에 맞추어 그 직위에 ‘이사관’이라고 써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

3. 지방 작성의 예

   지방을 적을 때 고인과 제주와의 관계에 따라 그 적는 방법이 다르다고 이미 설명하였다. 예를 들어 고인이 아버지인 경우에는 ‘고(考)’, 어머니는 '비(妣)'라고 적게 된다. 이 때 지방은 물론 세로로 한자로 적는다(최근에는 한글로 지방을 쓰는 집안도 늘어나고 있다). 여자 조상의 경우 '김해 김씨'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아래 사진 참조).

       1) 고인이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인 경우의 지방 쓰는 법

   고인이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인 경우의 지방 쓰는 법은 다음과 같다.

     - 고인이 증조부모인 경우 ; "현증조고학생부군신위  현증조비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조부모인 경우 ; "현조고학생부군신위  현조비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부모인 경우 ; "현고학생부군신위  현비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이미지 ; 용인시 예절교육관 및 네이버제공)

     2) 고인이 백숙부모, 형제, 부부, 자식인 경우의 지방 쓰는 법

   고인이 백숙부모, 형제, 부부, 자식인 경우의 지방 쓰는 법은 다음과 같다.

     - 고인이 백부모인 경우 ; "현백부학생부군신위  현백모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숙부모인 경우 ; "현숙부학생부군신위  현숙모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형인 경우 ; "현형학생부군신위  현형수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동생인 경우 ; "망제학생길동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아내인 경우 ; "망실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남편인 경우 ; "현벽학생부군신위"라고 적는다.

     - 고인이 자식인 경우 ; "망자학생길동신위"라고 적는다.

(이미지 ; 용인시 예절교육관 및 네이버제공)

4. 지방 작성을 위한 참고사항

   지방을 쓸 때 고인 외에 제사를 받드는 봉사자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봉사자가 큰 아들인 경우 ‘孝子’, 그리고 작은 아들인 경우 ‘子’, 큰손자이면 ‘孝孫’, 증손자이면 ‘孝曾孫’, 남편이면 ‘夫’라 쓴다. 이 때 제사를 받드는 봉사자는 오른쪽으로부터 마지막 줄에 기록한다. 예를 들어 ‘孝子길동봉사’라고 쓴다. '길동'은 봉사자의 이름이다. 최근에는 한글로 지방을 쓰는 집안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때는 ‘어머님 신위’, ‘아버님 신위’ 등으로 간단하게 쓸 수도 있고, 한자의 우리말 표기만 써서 ‘현고학생부군신위’와 같이 쓰기도 한다.

[오륙도]

그림은 어디다가 흘려버리셨나요? ㅎㅎㅎ 안보이네요

[김희우(장성)]

첨엔 있더만 다 날라가버렸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