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방콕 들어가서 10월 29일 밤 버스를 타고 라오스로 넘어갔습니다.
라오스 부분만 올릴께요~
10월 30일



국경 근처에 이르러 버스는 한 휴게소 같은 곳에 섰다.
모두 내리라고 했다. 가방은 두고, 입국허가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토스트와 커피등 간단한 아침식사 거리를 준비해놓고 장사도 할 겸 해서 거기서 꼭 내려서 써야 했나보다 싶었다.
선혁이 아직 잠이 안깨서 내꺼 쓰고 선혁이꺼 써주는데 인나서 혼자 써보겠다는 녀석.
대충 가르쳐주고 주변 사진을 찍고 놀았다.
참 조용한 새벽의 강. 돌아보니 길가엔 스님들의 딱밧 행렬도 보였다.

입국심사장.
난 라오스 숙소 주소는 하나도 가져가질 않았다.
이런.. 방콕과는 달리 주소를 다 써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입국허가서...
정말 어쩌지를 혼자 외치다 한국의 친구들에게 문자를 급히 보냈다.
<라오스 숙소 주소 한개만 암꺼나 보내봐>
허걱. 인터넷 주소가 답장으로 날아 들었다.
우씨...ㅡㅡ;;
그냥 대충 이름만 쓰고 통과를 시도 했는데...
그 부스안에 화장지로 감겨있는 캔맥주로 보이는 무엇! 아저씨의 빨간눈!을 보니 안심이 됬다.
ㅋㅋㅋ 설마 시비 걸겠어.
역시 통과, 선혁도 통과~ 기분이 좋아졌다.
문제는 Vip버스는 거기까지만, 라오스 국경 통과하니 미니버스가 우릴 구겨 넣었다.
방비엥 비엔티엔을 나눠서. 아..정말..구겨들어갔다.

비엔티엔 남푸분수앞 도착.
뚝뚝이 아자씨가 와서 흥정을 시작했다.
멍~한 머리로 아침을 맞은 나는 지도보기도 귀찮고 숙소도 생각해오지 않은터라 일단 한국인을 만나야겠단 생각을 했다.
처음 온 나라라서 그랬던듯 했다. 그래서 뚝뚝이 아자씨한테 RD로 가자고 했다.
멀단다. 내생각에는 안멀것 같았는데. 이 아자씨 150밧 달란다. 내가 속으론 "미쳤다"함서 안된다 했다. 100밧 달란다.
일단 가자고 했다.
이녀석 한블럭 돌아 두블럭 가서 세워주는것이 아닌가.
확~ 빈정상한 나는 50밧 주고 쫒아냈다. 계속 뭐라뭐라 하는 아자씨를 때려줄수는 없고 확~ 째려보고는 RD로 들어가버렸다.
나중엔 그것도 많이 줬다는 생각에 쫒아가서 받아낼까도 생각해보긴했다. ㅋ

RD사모님.
한국사람이 많이 와서 그런지 우리한테 관심도 없으셨다.
잘왔다고, 이렇게 어린 동생을 데리고 왔냐고, 힘들었겠다고, 조금만 있으면 방 청소하고 체크인 해주겠다고 하는 말 등은
전. 혀. 들. 을. 수. 없. 었. 다.
너무 피곤하다고 하니 어쩔수 없다. 내가 가방은 맡겨도 되겠냐니까 도서실안에 가서 잘 넣어둬라.
지도 물어보고 밥먹을데 대충 물어보니 그곳 지도랑 대조해서 설명은 잘 해주셨다.
특별히 박대하진 않으셨지만, 친절하지 않으신것도 아니지만 좀 많이 서운했다.
가방 놓고 우린 밥이 먹고 싶어져서 돌아다녔다.
가장 가까운데 있는 일본 음식점 오사카.
오사카 다녀온지 3개월만이라 뭐 그립기도 하고 냉큼 들어갔다.
더울까봐 안으로 들어갔는데 에어컨 같은건 없었다. 많은 일본 만화와 매우 불투명 초록색의 어항이 반겨주긴했다.
아침 메뉴가 있길래 물가가 집접 와 닿지 않아 대충 세트로 시켰다.


아...최악이었다.
밍밍한 계란 오믈렛, 후추냄새와 돼지냄새가 너무 심한 고기조각, 약간 마른 양배추 샐러드, 바게뜨빵이 전부 였는데...
메뉴에 커피가 그려져 있었는데 음료는 또 따로 시켜야 했다.
아흐...바게뜨 잘라 그 모든것을 다 넣고 우적우적 씹어 삼키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직 라오스화 환전을 안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직원에게 달러도 얼마냐고 물었지만 현지인 직원 아가씨 전혀 못 알아듣는다.
한참만에 일본인 직원이 왔다. 아~ 좀 반갑기도 해서 일본어로 얘기하려는데 이넘의 혀가 갑자기 굳었나.
아니 그렇잖아도 짧은 일본어 머리가 하얘지며 혀가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일본어, 영어, 한국말, 막 섞어서 물어봤다.
친절하긴 했던 그 일본인 계산서를 들고 왔다. 도적놈...9달러가 좀 넘는 거였다.
그냥 근갑다 하고 돈내고 나왔는데, 사실 계산할 수 있었던 것에만 감사하고 나왔는데 하루하루 가면서 아까워졌다.
맛도 없는 아침밥에 지불한 돈이라니..ㅠ.ㅜ
숙소 체크인하고 특이한 화장실문에 기겁하고 나와서 자전거를 빌려 비엔티안 시내를 돌아다녔다.
사실 한국에서 여름에 자전거 특훈을 한 5일 받았다.
올라가지도 못하던 자전거를 운동장 10바퀴쯤은 돌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비엔티안에서 덜컥 빌렸다.
하...하...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탄 시간은 3분, 넘어진 시간은 30분, 끌고 다닌 시간은 4시간이 넘었다.
게다가 선혁의 자전거는 체인이 빠졌다. 선혁인 그걸 거느라 손이 완전히 검은 기름 범벅이 되었다.
결국 선혁이는 덥고 짜증나고 자신의 손까지 그렇게 된데에 폭발을 했다.
난 달래다가 달래다가....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의 힘든 일들 모든것들이 한꺼번에 폭발해 아기를 붙잡고 펑펑 울고 말았다.



왓 씨싸켓에서 너무 마음에 드는 불상을 만났다.
깨진 불상을 무더기로 쌓아두고 창살을 해놓았는데 그 사이에서 날 빼꼼이 내다보며 반겨주던 부처님.
한번에 꽂혔다.
갑자기 위안이 밀려와 와락 다시 눈물이 났다. 왠지 날 알아봐주며 다정한 느낌. 정말 업어오고 싶었다.
사진으로만 업어와서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모셨다.
왓 호빠깨우는 선혁이 할인도 안해주고 미웠다. 빠뚜싸이의 위는 시원하긴 했지만 이상한 스님이 자꾸 따라와서 무서웠다.


딸랏싸오 시장 3층 식당코너에서 구운 돼지고기 덮밥과 구운 닭고기 덮밥을 점심으로 먹었는데 아주 맛있고 쌌다.
아...정말 아침의 돈이 아까웠다.
해가 지기전에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하고 몸이 가벼워 날아갈 듯 했다.
어찌나 무겁던지...나 때문에 선혁도 거의 자전거를 끌다시피 했다.
미안하고 예뻐서 저녁밥 먹고 인터넷을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오라고 해줬다.
빨래도 좀 해야겠고 해서 옆 게스트 하우스로 갔다.
손님도 많고 직원도 많은 게스트 하우스 였는데 빨래 서비스를 맡기러 갔더니 한 직원이 무척 친절하게 대해줬다.
같이 얘기 좀 하는데 이녀석 온갖 너스레를 다 떨며 친한척을 한다.
근데 몇분 후 이 직원 덕을 난 곧 톡톡히 봤다.

사실 선혁과 난 낮에 둘이 껴안고 울며 하루 빨리 비엔티안을 떠나 방비엥으로 가기로 했었다.
RD에는 카메라를 충전하려고 해도 콘센트 하나 찾아볼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콘센트가 개방되어있는 선풍기를 꽂는 곳은
온갖 종이와 화장지, 테이프로 뚤뚤 뭉쳐 손도 못대게 해놨었다.
무뚝뚝한 사모님과 콘센트, 무서운 욕실문(반여닫이문인데 욕실에서 나와 서있으면 스프링이 세서 사람을 쳐 죽을 듯함)에
확실히 마음상해 다음날 방비엥을 가기로 약속한 것이다.
RD에서 방비엥가는 vip버스 예약이 된다고 써있길래 예약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빨래 시간과 버스시간이 맞질 않았다.
버스를 최대한 늦은 차로 예약하고 옆게스트 하우스를 다시 가서 웃으며 좀 빨리 해달라고 했다.
아까 그 직원을 찾아가 직접 부탁했다. 원래는 안되는 건데 뭐..니가 이쁘다는 둥 별 헛소리를 하며 해주었다.
RD로 돌아가니 이번엔 그것보다 더 일찍 해야 된단다.
다시 옆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이번엔 돈을 더 주겠다고 빨리 해달라고 했다. 버스표를 보여주며 울상+징징+애교+갖은교태...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버스를 예약하면 5000낍씩 더 싼 걸 보여주며 불쌍하다고 또 당겨주었다.
땡큐~ 이름을 못 물어봐서 미안~
그러면서 꼭 방비엥에서 나오면 그 곳에서 묵기로 약속했다.
약속은 못(?) 지켰지만 그 직원은 참 고마웠다.(자기 이쁘다는데 싫어할 여자 없다만ㅋ)
솔직히 RD에 무진장 불만이 많았는데 부엌이 있어서 햇반을 폭폭 끓이고, 컵라면, 참치를 맛나게 먹었더니 그냥 다 풀렸다.
하...핫...단순한 우리둘.
그리고 비어라오 큰거 한병에 푹~~~~~~~ 잘잤다.
환전 50달러 42만 4천낍
쓴돈
RD숙소 14달러(더블)
오사카 아침 10달러
자전거 4만낍
왓씨싸켓 5천낍(선혁은 공짜)
왓호빠깨우 1만낍(선혁돈 받음)
딸랏싸오 점심 3만낍
물+쉐이크 1만 8천낍
귀걸이+머리끈 1만 5천낍
물 5개 1만 2천낍
인터넷 1만 4천낍
빨래 2만 5천낍
방비엥버스 10만낍(5만X2)
라오비어 1만낍
뚝뚝 50밧
총계 24$, 27만 9천낍, 50밧
첫댓글 모처럼 가식없이 솔직하고 더불어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여행기를 접하네요...후속편이 기대됩니다... 잘보고갑니다
저도3년전에갔던 그래로 꼭 필림처럼느꺼졋습니다 이것이 참다운 여행이아닐까요 나혼자서 돌아다니고 혼자서 계산도하고 힘들어서 울기도하고 정말용기가 대단하십니다 여행후기 너무재미있게 읽업앗습니다 후속편도 올려주시겟지요
결코 잊지 못할 라오스에 대한 첫여행기입니다. 후속편 계속 부탁드립니다.
R은 잘안보이고.D는 드림 어웨이..보이네요..첫날부터 고생좀 하셨네요.라오말을 모르면 뚝뚝이 타는것도 힘들겠네요.일본식당 직원도 기본적인 영어도 안되고^^.재미있네요 생생한 현지적응 여행모습에요..
감사합니다 2탄 도 올려 주세요
아주 생동감있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 자주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