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완도(莞島)는 제주도(道)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다.
북위 33도 96분 95초로 '청산면 여서도'라고.
유인 54, 무인 147 등 201개의 크고 작은 도서로 구성된 섬군(郡)이었다.
그러나, 해남, 강진과 모섬(母島 군외면, 완도읍)을 잇는 교량(완도대교)의 개통으로
섬의 이미지를 상실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각종 차량이 도선과정 없이 종횡으로, 논 스톱 질주하는데 어찌 섬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신지대교의 개통으로 인천발 77번국도가 서해안을 타고 남하, 해남을 거치고
완도 남단을 돌아 신지까지 와서 연결을 기다리고 있다.
착공을 서두르고 있는 신지~고금간의 연육교가 완공되는 날, 77번국도는 고금을 관통
하여 고금과 강진군 마량간의 고금대교를 달려 장흥으로 뻗는다.
다시, 보성을 밟고 고흥을 한바퀴 돌아 순천만 앞에서 여수를 바라보며 일단 멈추지만
순천만을 건너 남해와 사천, 고성, 통영, 마창진, 부산으로 이어질 날도 카운트 다운된
것 아닐까.
선박 없이는 꼼짝할 수 없었던 보길도도 노화에서 차량으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단다.
전천후 생활지역이 확대 일로에 있다는 뜻이다.
완도발 제주길을 택한지 벌써 3번째다.
이번에는 하루 전에 도착하여 다운타운 지역만 살피기로 했다.
다음에는 며칠 전에 가서 샅샅이 살핀 후 한라산 길에 접어들리라.
별도의 교통비 들이지 않는 택리지 프로젝트일 것이니까.
완도항에는 이색 등대가 자리잡고 있다.(위 그림)
국내 최초라는 음악등대다.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장르의 가요가 차례로 나와 바다를 춤추게 한다.
괜찮은 디자인에 아이디어도 맘에 든다.
한데, 안내판으로 당부하고 있지만 낚시하다 남은 떡밥과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들이 지저분하다.
이 사람들은 아마 문맹(文盲)들일 것이다.
그리고, 조사(釣師)가 아니고 분명 낚시질하는 낙시꾼들일 게다.
신지대교의 야경이 장관이라는데 유감스럽게 됐다.
특정일에만 제공하는가.
그래도 걸어보기라도 해야지.
교량길이 1.110m, 폭 13.5m로 왕복 2차선과 인도로 돼 있는 이 다리가 대한토목학회가 주는
당시의 '올해의 토목구조물' 금상 수상작이라니까.
일출장면을 기대했으나 실망스러웠다.
8시를 훨씬 넘긴, 늦은 시각에 면구스러운 듯 드러내는 모습에는 맥이 빠져 있었다.
아침 날씨 탓인지 수협 공판장의 경매 분위기도 썰렁했다.
와글바글 열기로 분위기가 달아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장사할 의욕이 별로 나지 않는 것인가.
'바다와 섬이 아름다운 건강의 섬'이라는 완도에는 명물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지자체들이 앞다퉈 자랑하는 소위 8경 이야기가 완도에는 없다.
그래도, 완도의 새 명소는 아마도 '다도해일출공원 완도타워'가 아닐까.
이를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별도의 홈피까지 운영하고 있다.
해발 132m 산정에는 옛 봉수대를 복원했다.(위 그림1)
첨탑까지 76m인 타워는 3층으로 각층에 맞게 시설이 배치돼 있으며 3층 전망대에서는
완도 시가지는 물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막힘 없이 한 눈에 들어온다.(위 그림 1, 2)
완도의 대표적 구신(舊新) 인물은 단연 장보고와 최경주인가.
2층 전망데크에는 조형 좌최경주 우장보고가 자리잡고 있다.(위 그림 3)
역사적 인물과 현대의 인물로 대조를 이룬다.
완도의 내로라 하는 공공시설과 사업명칭은 의례히 청해진과 장보고다.
PGA에서 괄목할 만한 인물인 최경주를 기념하는 장소가 해상소공원에도 있다.
완도의 명물로 주도(珠島)를 꼽는 이들도 있다.
완도항 지척인 앞바다에 있는 둥글고 작은 섬이다.(위 그림 4)
섬 전체에 상록수림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데 수백종이나 된단다.
이 상록림은 우리나라 난대림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어, 학술 연구에도 귀중한
자원이 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천연기념물(제28호)로 지정했나 보다.
게다가, 물고기의 서식에 알맞은 환경 제공으로 고기떼를 해안으로 유인하는 어부림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것.
일출공원에서 내려다 본 여객선터미널과 완도~제주간 한일카훼리1호(위 그림 5)
975명을 태우고 시속 20노트로 항해하는 6.327톤급 여객선이다.(장134.6m 폭21m)
제주항 까지 3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