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캐시 요구하는 ‘카톡’ 주의!
가족 지인 계정 해킹해 쉽게 현금화되는 편의점 캐시 요구
개인정보 절대 알려주지 말고 본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야
얼마 전 그린시티에 거주하는 A 씨는 미국에 사는 딸에게서 카카오톡 한 통을 받았다. “엄마, 내가 지금 급해서 그러는데 지금 바로 편의점에 가서 편의점 캐시 30만 원어치만 사서 영수증 사진 좀 보내줘”라는 내용이었다. 카톡으로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급하다는 말뿐이었고 미국은 늦은 밤이라 길게 말하기 어려웠다. A 씨는 근처 편의점으로 급히 달려가 점주에게 카톡 내용을 보여주고 편의점 캐시 30만 원을 결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편의점 캐시는 편의점을 통해 구입 가능한 기프트 카드이다. 편의점에서 원하는 캐시의 종류(문화상품권, 해피머니상품권 등)와 금액을 말하고 결제하면 핀 번호와 상품명이 인쇄된 영수증을 주는데, 이 핀 번호를 입력해 결제하면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A 씨의 다급한 요청에 카톡 내용을 확인한 편의점 점주는 전자금융 사기인 메신저 피싱임을 직감했다. A 씨에게 최근 카카오톡을 이용한 금융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알려준 뒤, 미국 시간으로 날이 밝았을 때 딸에게 전화해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결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A 씨는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귀가해 몇 시간 후 딸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역시 그 카톡은 가짜였다.
최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자금 이체나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사기가 늘고 있다. 피싱은 개인 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로 전자금융사기를 말하는데, 메신저 피싱은 타인의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하여 로그인한 뒤 등록된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금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무작위로 메시지를 전송했다면 최근에는 카카오톡 계정을 해킹해 가족 혹은 친구를 사칭하며 개인 정보나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편의점 캐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급한 일이 생기면 직접 전화를 한다. 특히 가족 간에는 더욱 그렇다. 설사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휴대폰이 파손되었더라도 문자나 카톡보다는 주위 사람들의 전화를 빌리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다. 따라서 문자나 카톡으로 피해자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뒤 전화를 회피하면서 금전을 요구한다면 피싱을 의심하고 본인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채팅창에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라는 메시지가 뜨거나 프로필 사진 아래 지구본 모양이나 해외 국기가 보일 경우 신분이 불분명한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 가족이라도 카톡이나 문자로 신분증 사진을 보내거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절대 알려주면 안 된다.
/ 박동봉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