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파충류를 관상용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집 외손녀도 도마뱀을 키우고 있어 집에 들고 왔길래 새끼 낳으면 한마리 달라고 예약을 해둔 상태다.
어떤 친구는 뱀을 키우다가 싫증이 났든지 몰래 바깥에 버렸다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신고하여 동물보호센터에서
수거했다는 기사도 났었다. 악어도 어릴 때는 보기도 좋지만 크게 되면 처치 곤란이다. 한 때 열대산 거북이를 많이 들여와
하천에 마구 방류하는 바람에 우리 하천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악어를 보려면 동물원에나 가야 하지만 남방 더운 지방에 가면 야생 악어도 많지만 악어농장도 있다.
태국관광 가면 악어농장에 들러서 악어를 키우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나중에는 악어 가죽으로 만든 지갑 벨트 핸드백 등을 판다. 한 때 악어가죽으로 만든 혁대와 악어가죽 핸드빽이 유행하여 너도 나도 들고 다닌 적이 있었다. 나도 배를 탈 때 싱가폴에 벙커링하러 들어가서 상륙하게 되어 당시 선원들이 많이 가던 '피플스 파크(people's park)'를 찾아갔다. 피플스 파크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쇼핑몰인데 3층건물로 온갖 물품이 산더미처럼 많이 쟁여 있었다. 선원들이 많이 사가는 카메라 시계를 비롯하여 억어혁대도 팔았다. 나도 악어 혁대가 좋다는 이야길 듣고 사러 가서 주인에게 악어 혁대를 하나 보여달라고 해서 보고 값을 묻어보고는 달러를 내어 값을 치루었다. 그랬더니 주인이 왜 하나만 사느냐고 했다. 혁대를 2개나 3개를 차는 사람있느냐고 했더니 너희 친구들은 한거번에 200~300개씩 산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 보따리 장사 목적으로 오는 선원들이 아니겠나 싶었다.
작년인가 말레시아 어느 시골에서 한 소년이 행불이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4m가 넘는 큰 악어가 잡아 먹었던 것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거대 악어를 발견하여 배를 갈랐더니 그 속에서 소년 사체가 나왔다고 한다.
'악어의 눈물'이란 말이 있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생리적으로 눈물이 찔끔 난다고 한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먹이를 잡아 먹을 때 자비심이 발동하여 흘리는 눈물로 착각한 것이다. 그래서 '악어의 눈물'이란 거짓 눈물을 의미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바로는 공생관계의 예로 '악어와 악어새'를 배웠다. 악어가 먹이를 잡아 먹고 난 후 이빨 사이에 찌꺼기가 남은 것을 악어가 쉬면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조그만 악어새들이 이빨 사이에 끼인 찌거기를 청소해 준다고 배웠다.
악어는 무는 힘이 아주 강해서 한 번 물고 흔들어버리면 웬만한 황소도 두 동강이 난다고 한다. 동물의 왕국 같은 데서 보면 강을 건너는 누우(아프리카 야생 소)떼를 물 속에서 기다리다 발을 물어 물속으로 들어가 듣어 먹는 장면들을 가끔 목격한다.
먹이 사냥을 끝내고 강 모래톱 같은 데서 한가로이 햇볕을 쬐고 있으면 재규어가 악어 몰래 살금 살금 접근하여 갑자기 악어를 덥쳐서 잡아 먹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사나운 악어라도 천적이 있는 법이다.
오육 년 전인가 우리나라에서 악어 상표를 두고 두 업체가 법정소송으로 붙었다 한 업체는 프랑스 라코스테 상표권을 대행하는 업체이고 다른 업체는 싱가폴의 코로크다일 상표 대행업체였다. 라코스테 상표는 입을 크게 벌린 상태를 도안한 것이고 크로크다일의 것은 입을 벌리지 않은 모습인데도 우리 법정에서는 손님들이 두 상표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라코스테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동안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재차 법정 싸움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비슷한 예로 얼마전 애플이 서양배에 이파리 하나 붙은 도안을 자기들 상표를 흉내내었다 해서 시비를 걸기도 하였다. 문제는 상표권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악어 입 그라프'라는 용어도 나왔다고 한다. 악어는 무는 힘은 강해도 벌리는 힘은 약하기 때문에 악어 사육사들이 악어를 제압할 때 입을 테이프로 묶는다. 작은 악어들은 고무줄로 묶어도 꼼짝 못한다고 한다. 악어의 벌린 입 모양에 빗데서 줄어드는 세입을 아랫 턱, 늘어나는 세출을 윗 턱으로 본 것이 '악어의 입 그래프인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로 빚을 내 복지예산을 늘리면서, 세출은 계속 위로 향하고 세입은 아랴로 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일본 국내 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990년 64%에서 지난해에는 266%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도 쓸 돈과 빚은 느는데 세입은 코로나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과거 연간 20조원대였던 적자 국채발행액이 지난해 102조원으로 증가했고, 국가채무는 1000조원이 코앞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래 50%를 돌파하고 2025년에는 65%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악어 입 그래프'가 무서운 건 한번 벌리지면 다물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빚이 늘면 다시 빚을 내서 이자를 갚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빚은 눈송이 뭉치는 것과 같이 커져서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기게 되는 것이다. 자기 아들.딸들은 외고 특목고 다니게 하면서 서민들의 아들.딸들은 평준화 학교에 다니게 하는 자들이 후손들의 무거운 어깨를 생각이나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