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의견이 KT가 참여해서 8개 구단체제로 가는것은 바람직하긴 하지만, 그 조건이 지나치게 파격적으로 KT에게 유리하게 되었다는 것 같네요. KT가 참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정리해보면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1. 서울연고 문제
개인적으론 서울연고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1차 지명권의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 계신데, 이미 서울은 현대가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죠. 현대가 들어오지 못한 것은 고교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고지 보상금조로 두산과 LG에 줘야 할 54억이 없어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한팀이 더 들어올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KT가 서울로 연고지를 정하면서 파격적인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문제죠. 먼저 아직 협의가 끝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정황상 KT가 두산과 LG에게 연고지 보상금을 주고 서울로 들어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연고지라는 것을 구단끼리 돈주고 사고팔수 있는 것이냐 하는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수 있지만, 연고지 보상금의 합리/불합리를 떠나서 기존에 정해진 원칙이 있으면 원칙을 따라야죠. 그리고 새로운 구단이 연고지에 들어오면 아무래도 지명권이나 시장을 나눠줘야 하기 때문에 그에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당장 내년 고교야구 전국대회는 어디서 치르나요? 무대책, 무대포의 서울시장이 동대문 구장을 밀어버려서 아마야구가 갈 곳은 목동구장과 구의구장(관중석 거의 없는 구장입니다.) 밖에 없어졌는데, 이런 판국에 KT한테 목동구장 쓰라고하면 아마야구는 어디서 하라는 건지 답답합니다. 내년 고교야구대회를 신총재 집앞에서 개최하든가 해야지...
2. 구단 인수방식 문제
이건 사실 아무도 제기를 안하시던데, 제 개인적인 의견을 한번 적어봅니다. 과거 구단 인수방식을 보면 두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구단을 돈주고 사오는 인수방식이 있고, SK가 했던 것처럼 해체후 재창단의 방식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 방식의 차이점은 인수방식의 경우 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선수와 코칭스탭이 되겠죠)과 부채(차입금입니다)을 그대로 갖고 오는 방식인데 비해, 해체후 재창단은 지금 KT에서 주장하는대로 기존구단과는 무관한 말 그대로의 재창단입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기존구단이 지고 있는 빚을 신생구단이 승계할 이유도 없는 반면에, 기존구단이 갖고 있는 자산(선수 등)에 대한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인수방식의 경우 기존 구단 소속 선수들이 소속만 변경되는데 비해, 해체후 재창단의 경우 기존 구단이 해체되면서 기존 구단 소속 선수들은 전원 웨이버 공시됩니다. 그리고 나서 신규 구단이 창단되는거죠.
문제는 KT의 경우 KBO가 지급보증을 했던 현대구단 운영비 대출금 130억에 대해 해체후 재창단이니 만큼 기존 구단과의 관계가 없기 때문에 KT가 대신 갚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했다는 거죠. 그렇다면 KT는 웨이버 공시된 기존 현대선수들에 대한 보류권도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정확한 해체후 재창단 방식입니다. 아직 이부분에 대해 정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지만 흐름상 해체후 재창단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현대선수들에 대한 보류권을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이부분도 엄청난 특혜죠. 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선수 pool을 원한다면 해체후 재창단 방식이 아니라 현대를 통째로 인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새로 구단을 창단하겠다면 기존 현대선수들이 웨이버 공시되면 그때부터 다른 7개 구단과 동등한 입장에서 선수를 새로 영입해야 하는 것이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3. 가입비
신총재가 가입비 조로 최하 60억(최하 60억이란 표현을 무슨생각을 갖고 썼는지 궁금하네요. 최하 60억이라면 다들 60억만 내지 그 이상 내겠습니까?)을 제시했다는데, SK랑 비교해도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시장상황이 구단을 매각하는 쪽에 불리하다는 건 인정하는데, SK가 쌍방울 인수할 때는 구단 매각하는 쪽이 유리했나요? 그때도 IMF 이후에 쌍방울이 부실화되면서 구단을 인수해 줄만한 기업을 물색해서 SK한테 온갖 혜택 줘가면서 인수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현대한테 연고지 사면서 54억 줬고, KBO에 200정도(정확하진 않습니다.)냈죠. 신총재가 강변하는 것처럼 프로야구단을 공짜로 주겠다고 해도 하려는 기업이 없었다는 건 본인의 무능을 인정하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현대 인수 과정을 보면서 느낀건 역시 정치인은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것과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망가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 중 한명이 신총재가 될 것 같다는 겁니다.
첫댓글 최소한 대출금 130억은 갚아야 겠죠. 그래야 어느정도 팬들도, 타구단 사장단도, KBO에 대한 인정도 받겠는데요? 만약 대출금 130억을 KT가 안하면 누가 갚나요? KBO가? 뭔 돈으로? 다른 구단들 돈으로? 프로야구 운영비로? 전형적인 생각없는 무대뽀 정치인적인 생각이지요. 증말... 대책 안서는 인간... 이러다가 커지면 책인지고 사퇴하겠다면서 그냥 물러나겠지... 씁...
대출금 130억중 KT가입비 60억 빼면 나머지 70억은 KBO가 갚아야하는건데, 신총재 말로는 내년에 프로야구를 활성화 시켜 중계권료 인상하고 입장료수입 증가시켜 분할상환하겠다네요. 총재란 사람이 중계권료가 KBO것인줄 착각하고 있네요. 중계권료는 KBO가 받긴하지만 결국 구단의 KBO분담금을 제외하고는 구단들의 몫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KBO총재란 사람이 프로야구 운영시스템에 대한 최소한도의 이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현대를 인수하니까 서울 입성은 당연하다는 논리는 좀 아니라고 봅니다. 순수 인수가 아닌 현대 해체후 KT창단이므로 현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야구팀 탄생 아닌가요? 따라서 현대가 가지고 있던 연고권 문제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가 되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말슴하신 부분도 분명 특혜라고 볼 순 있겠네요. 일단 전체 프로야구판에서 본다면 KT 참여로 인해 어느 구단이든 연고권 문제 때문에 피해를 보는 구단이 발생할수 밖에 없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최준혁님 말씀대로 제로베이스에서 논의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긴 하겠지만, 두산이나 LG 입장에서는 어차피 서울에 한팀 더 들어오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보상비만 준다면 어느 팀이 됐든 거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의 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KT의 참여는 엄밀하게 따지면 순수인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창단도 아닌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