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상황판단과 노련한 응급조치로 큰 부상을 입은 국민의 생명을 구한 육군 장병들의 미담이 잇따라 전해졌다.
육군수도군단 군사경찰단 김민기·이기정 중위는 최근 부대 인근에서 저녁 체력단련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던 중 공원 주차장 입구 도로에서 3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위기를 직감한 두 사람은 곧바로 다가갔다. 쓰러진 남성은 입에 거품을 문 채 심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일단 119 안전신고센터에 신고한 김 중위와 이 중위는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고 판단, 통행 중인 차량을 통제하는 한편 구강 내 거품 제거, 기도 확보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약 5분 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남성이 조금씩 의식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조용히 현장에서 벗어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이들 덕분에 위기를 넘긴 남성이 국민신문고에 감사의 글을 남기면서 부대에 전해졌다. 그는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에 건강하게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두 사람은 “평소 전투부상자 처치 교육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행동할 수 있었다”면서 “군복을 입고 복무하는 것에 높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져 큰 부상을 입은 할머니를 구조한 육군사관학교 권용민(오른쪽), 김현 생도. 육사 제공
육군사관학교 생도들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쓰러진 할머니를 구조해 박수를 받았다.
김현(2학년) 생도는 이달 초 외박을 마치고 학교로 복귀하던 중 서울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할머니가 넘어지는 것을 보게 됐다. 곧바로 뛰어 내려간 김 생도는 할머니의 머리에서 출혈을 확인한 뒤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119에 신고했다. 마침 역을 지나가던 권용민(3학년) 생도도 현장으로 달려와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 통제하며 김 생도를 도왔다.
두 생도는 출혈이 심해지자 구조대 도착 전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신의 옷으로 출혈 부위를 지혈했다. 다행히 5분여 만에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두 생도는 할머니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출발하는 것까지 확인한 뒤 자리를 떠났다. 주변 시민들은 생도들이 떠날 때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할머니 가족들은 다음 날 구급대원으로부터 받은 김 생도의 연락처로 전화해 “오른쪽 팔이 골절되고 머리에 봉합 수술을 받는 등 큰 부상을 입었지만 초기 대처를 잘한 덕분에 치료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말을 전했다. 두 생도의 이야기는 현장에 있던 시민이 뒤늦게 학교에 제보하며 알려졌다.
김 생도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사명임을 배워왔고, 이번 일은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일 뿐”이라면서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정예장교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맹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