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가을볕 좋은 오후, 산비둘기 한 쌍이 마당을 노닙니다.
여기 터를 잡으려는지, 단골 마실 터로 삼았는지, 지난주부터 거의 날마다 옵니다.
마당에 나설 때마다 조금씩 짙어지는 감잎은 카메라 앵글에 담기지 않아,
아까운 마음으로 텃밭 감나무 밑에 서니,
여기가 가을 한복판!
가지에 달린 채 빨개진 고추를 살피다,
‘바스락’ 소리에 고개 돌리니 바람에 낙엽이 구르는 소리~
낙엽을 쓸렵니다.
토요판 신문 ‘나의 첫 책’ 코너에서 서경식 작가를 마주합니다.
첫 책이 <나의 서양 마술 순례>랍니다. 미술은 문외한이고,
오래전 신문 칼럼에서 디아스포라,
그의 독특한 삶과 시각에 끌려 연재를 놓치지 않고 읽어오다가 몇 달 전 연재를 마치니,
그새 18년~
연재 마지막 글의 한 구절
- 마지막으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을 떠올려 보고 싶다. (왜 1967년 이후 정치적 실천 방향으로 나아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팔레스타인 투쟁이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거의 승산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계속 말하려는 의지의 문제였습니다.” (<펜과 칼>)
기나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비극이 평화와 공존으로 마감하길 바랍니다.
”<나의 서양 미술 순례>는 원서(일본어판)가 1991년에 간행되고,
다음 해에 한국어판이 간행됐다. …
이 책이 그런 행운을 입은 이유는 나 자신의 힘이라기보다는
그것이 군사정권에서 민주화로의 시대 전환점에서 출판돼
더 넓은 세계로 나가고 싶다는 조국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던 열망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루터의 반박문은 새로운 시대의 도화선과 같았다.“
내일은 종교개혁 주일, 퇴행의 시절에 맞이하니 새삼스럽습니다.
개신교(改新敎), 고쳐, 바꿔, 다시 새로운 교회,
항의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전통을 이어가는 한국교회이길 기도합니다.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샬롬~
2023.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