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로 알람을 해 두었다.
바보도 나도 그 이전에 깬다.
바보의 새로 산 다이버복을 낑낑대며 입히고 나오니 어둠 속에 정우 아짐과 수정이가
바켓스를 들고 차 옆에 계신다.
선아집에도 불이 켜지고 나오고 있다.
4시가 못 되어 고흥만 방조제에 닿는다.
불이 없는 쪽에 차를 세우고 물로 내려간다.
물이 많이 빠져 있다. 바닷말이 초록으로 붙어 있는 바위 사이를 지나 물 속으로 바보는 용감하게 들어간다.
다이버목으로 해삼을 다 잡겠다던 바보가 금방 소릴 지르며
물이 들어온다고 한다.
늦게 온 선아가 천천히 가며 보라고 한다.
난 물가에서 불을 비추고 해삼을 찾는다.
새끼 손가락만한 해삼들만 보인다.
누님과 은하 예지도 물가를 걸으며 불을 비퉈 뭔가를 잡아 넣는다.
난 고둥을 줍다가 바위 사이에 엎드려 있는 게(박하지라던가?)를 잡는다.
껍데기엔 흙이 잔뜩 묻어 잇다.
장갑을 물고 놓지 않는 게를 떼어내느라 손을 흔든다.
예지도 스마트폰 후레시로 돌을 뒤집는다.
바보가 춥다고 나온다.
바켓스엔 내 것보다 큰 해삼 댓마리가 들어있다.
그가 춥다고 차로 돌아간다.
선아는 어제보다 물은 많이 빠졌어도 해삼은 안 잡힌다고 한다.
아짐은 우리 가족이 많다고 멀찍이 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선아가 언니 추우니 먼저 가라고 한다.
차에 시동을 걸어 같이 있다가 다시 물가로 와 바위 사이를 비추는데 아짐이 오신다.
먼저 가겠다고 하고 동쪽에 붉은 기운이 생길 때 집으로 온다.
잠을 자고 해삼과 게를 손질하고 논다.
오후에 안개 빗속에 조성에 해삼 등을 갖다주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