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안심하게 물 얻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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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지역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어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 있었다. 이후 생수, 정수기, 각종 정수 필터 판매량이 급증하였다. 여기서 드는 의문, 정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어떻게 물을 정화해서 마시고 생활했을까?
물론 그 시대는 물도 공기도 모두 깨끗했으니 현재와 비교 불가하다(어쩌면 원효대사 해골물이 현재의 정수기 급 정도였을 수도...). 그래도 조상님들 나름의 시스템으로 물을 걸러 사용하셨다는 것! 생활용수조차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 지금, 과거 조상님들처럼 직접 깨끗한 물을 만들어보자.
조상님들의 정수 시스템 원픽은 숯!
▲ 과거 중요한 식수 공급원이었던 우물
지금처럼 상수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강이나 시내 등 하천에서 직접 물을 길어 사용하거나 공동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마셨다. 특히 우물은 매우 중요한 식수 공급원이었는데, 우리 조상들은 우물을 팔 때 바닥에 숯을 깔고 자갈을 덮었다고 한다.
▲ TV 옆에 두는 관상용인 줄만 알았던 숯의 정화 기능
숯의 미세한 기공이 물속 더러운 물질을 흡착하여 물을 정화해 주고, 숯에 풍부하게 포함된 미네랄로 인해 물맛도 더욱 좋아졌기 때문이다. 숯에 흡착된 불순물 때문에 일 년에 한 번씩 숯을 교체하였는데, 지금으로 치면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우물을 파면 수맥이 열리게 되는데, 수맥이 열리면 물이 흐리지 않고 고여 썩는다. 전도성 물질인 숯이 수맥을 흐르게 하여 우물이 썩지 않게 했다.
▲ 비슷하게 생겼다. 다만 파이프가 아니라 나뭇가지를 촘촘히 엮어 만든 것.
궁금하면 물챙이를 검색해보자. (출처: 한국관광공사)
또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불어나면, 냇물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에 ‘물챙이’라는 것을 쳤다고 한다. 물챙이란 나무를 촘촘하게 엮어 만든 망으로, 지저분한 오물을 걸러내고 깨끗한 물만 흐르도록 해준다. 이 밖에도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할 때는 창포 삶은 물을, 그릇을 씻을 때는 쌀뜨물을, 빨래를 할 때는 부엌 재를 활용한 잿물을 사용하는 등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천연 재료를 사용했다.
지금은 수도꼭지만 틀면 정수된 물이 콸콸!
▲ 상수도를 통해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
그렇다면 현대인은 어떨까? 지금은 상수도의 발달로 인해 집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깨끗한 물이 콸콸 쏟아진다.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를 예로 들면, 팔당댐에 모인 한강물을 원수로 사용하며 아래 그림과 같이 단계적인 정수 처리를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된다. 식수 공급원도 다양해졌다. 현대인들은 보통 수돗물을 끓이거나,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생수(먹는 샘물)를 구입해 마신다.

▲ 깨끗한 물이 되기까지 머나먼 여정 (출처: 서울특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돗물이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2019년 불거진 ‘붉은 수돗물 사태’나 최근의 ‘수돗물 유충 사태’까지,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특히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면 더욱 불안할 터. 그렇다고 정수기를 사용하자니 필터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의심스럽고, 물이 떨어질 때마다 생수를 구입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가족이 먹는 식수만큼은 까다롭게 관리하고 싶다면, 직접 정수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내수공업으로 물 걸러 먹기!
▲ 직접 그린 것이니 허접하다고 욕하지 말자.
조상님들처럼 숯을 이용하여 물을 정화하는 방법이 있을까? 기본적인 수질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숯 만으로 깨끗하게 정화하기 어렵겠지만 간이 물 정화 방법이 있다. 주로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울 수 있는 방법으로 한 번쯤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준비물은 페트병과 굵은 자갈, 모래, 숯 가루, 작은 자갈과 휴지가 필요하다. 그림과 같이 층층이 쌓으면 간이 정수기를 만들 수 있는데, 식수로 사용할 만큼 깨끗하게 걸러지지 못한다고 한다. 만약 무인도에 갇히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사용해보는 걸로 하자.
식수는 정수 기능 제품에 맡기는 게 좋다.
집에서 물을 정화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조상님들의 숯만큼이나 내장된 필터로 수돗물에 있는 잔류염소나 유기화합물, 중금속 등을 걸러내고 물 맛이나 냄새를 개선해 준다. 정수기는 물탱크에 물을 저장해서 사용하는 저수조형과 물탱크 없이 수도에 직접 연결하는 직수형으로 구분되는데, 저수조형의 경우 고인 물에 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있어 물 소비량이 적은 일반 가정에는 대부분 직수형을 사용한다.
▲ 슬림한 디자인의 6중 정수필터를 탑재한 퓨리얼 PPA-100
정수기는 렌털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만, 약정 기간이나 위약금 등이 발생하며 필터 관리도 다른 사람 손에 맡겨야 한다. 내가 마실 물, 내가 직접 관리하고 싶다면 약정 없이 셀프 필터 교체가 가능한 정수기를 사용해보자. 필터 교체는 아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며, 앱이나 SMS를 통해 필터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알려준다.
▲ 설치할 필요 없는 물통형 정수기, 브리타 마렐라 XL
보다 간편하게 바로바로 물을 정화해서 마시고 싶다면 물통형 정수기를 추천한다. 물통 안에 필터가 내장돼 있어, 수돗물을 채운 뒤 잠시 기다리면 정화 과정을 거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일반 물통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방 면적을 넓게 차지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시원하게 마시거나 요리할 때 사용해도 좋다.

▲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 좋은 텀블러형 정수기 리퓨리, 제로워터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물을 마실 때는 집에서 무겁게 물을 담아 가거나 생수를 사 먹는 경우가 많다. 텀블러형 정수기는 쉽게 말해 물통형 정수기의 휴대용 버전으로, 텀블러 안에 필터가 내장돼 있다. 그냥 마시기는 찝찝했던 캠핑장 식수대 물이나 약수, 언제 교체했는지 모를 헬스장 정수기 물 등을 한 번 더 정화해서 안심하고 마실 수 있으며 불필요한 페트병 및 일회용품 사용도 줄여 준다. 위 두 제품 모두 미국 NSF(국제위생안전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
생활용수는 어떻게 정화할까?
식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생활용수 역시 깨끗해야 한다. 아무리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고 해도, 오래된 수도관을 거치면서 녹물이나 불순물이 섞여 나올 수 있으며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처럼 정수 과정에서 관리 부실로 물이 오염되기도 한다. 매일같이 사용하는 생활용수, 어떻게 정화할 수 있을까?
▲ 거의 생활 필수품이 된 샤워기 필터 네이쳐리빙 물쎈 블라썸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샤워기 필터, 세면대 필터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오래된 샤워기 대신 필터가 내장된 샤워기로 헤드를 교체하면 수돗물에 섞인 녹이나 불순물, 잔류 염소 등을 제거한 깨끗한 물로 씻을 수 있다. 이 같은 샤워기 필터는 대부분 필터의 오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제작되어, 교체 시기를 쉽게 알 수 있다.
▲ 세면대 필터 플로루찌 워터탭
▲ 싱크대도 맞춤 필터 시대! 대림바스 디클린
이 밖에도 세면대 필터나 주방용 싱크대 필터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양치하고 손을 씻을 때나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씻을 때도 더욱 안심하고 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수질측정기!
사실 수돗물 냄새나 물 맛에 아주 민감하지 않은 이상, 투명한 물은 정수가 잘 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각종 정수기나 정수 필터를 사용해도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안심이 안 되고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면, 수질측정기를 사용해보자.
▲ 사무실 정수기가 의심된다면 추천한다. 샤오미 TDS 수질측정기
▲ 더 전문적으로 수질 검사를 하고 싶다면, Coms 테스터기(수질 농도 측정) IF050
가정용 수질측정기는 물에 용해된 고체물질 함량을 나타내는 TDS 수치를 측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이 TDS 값이 낮을수록 중금속이나 가용성 염류 등이 적은 순수한 물이다. 사용 방법도 간편하고, 1만 원대 정도로 가격 부담도 적다. 더 비싼 제품의 경우 잔류 염소나 수소 이온 농도 측정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