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미사를 다녀오는 길엔
겨울에도 잘 안 쓰던 모자를 다 썼습니다.
너무 추운 3월이예요..
큰딸(승연/율리아)의 첫 근무지는 남양주시의 “진건고등학교”입니다.
집에서 약 40분 거리.
2학년 담임을 맡고..
새학기를 시작하는 아이를 보면서..
벌써 잊고 있었던 아이 키우면서의 고등학교의 시간들..
이제 아이가 선생님이 되어 고등학교의 얘기들이 아이의 입에서 나옵니다..
제 키보다 훨씬 큰 남학생들이지만,
착하고 순진하다고 합니다.
남녀 합한 학생수는 38명이 한 학급이구요..
첫 주간부터 야간자율학습이 있어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아이는
둘째 토요일(11일)엔 수업이 없는지라 늦잠을 자더군요..
목이 아파하길래
생강과 대추를 달여 꿀을 타서 보온병에 넣어
외출하는 아이에게 주니,
마음의 잔잔한 평화가 옵니다.
아니, 행복하다고 할까요..

그래요..
몇 개월 안 된 2006년이지만, 제겐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어요..
뒤늦게 시작한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가정전문과정을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나 서울 제기동을 거쳐 전농동으로 시집을 가
한 평생을 지킨 청량리가 제겐 고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 발전이 잘된 곳은 아니지만 먼길 갔다 동대문 언저리만 들어와도
고향같이 푸근한 곳이기도 했지요..
그러다보니 청량리 성당을 다닌지도 벌써 43년 째.
제가 청량리 신협의 첫 여성 이사가 되었답니다.
전용위원 추천으로 선출되었다가
많은 남자들이 조합원의 추천을 받아 들어오는 바람에
선거를 하게 되었답니다..
쑥스럽고 마음이 내키지 않아 그만두려했지만
남편인 야고버가 적극 밀어주었고, 주변의 지인들의 덕분으로,
무엇보다 ‘하느님의 일이 여기에도..’ 라고 생각이 드니
그 분이 이끄시는 대로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4,600여 명의 조합원 중 여성 임원이 없었던지라
저는 많은 표차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하셨어요..
전 조합원들이 뽑아 준 이사가 당신 딸이라고
온동네 잔치를 벌이십니다.
하여 모처럼 엄마에게 효도를 한 셈이죠..
하느님 하시는 일이 묘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합니다..
3월 6일 첫 이사회를 하고 보니
왜 그리 남성들이 이 자리를 그리워했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잘할께요..
항상 정의롭게, 치우침 없이..
제겐 하느님 빽 밖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많은 분들의 조언과 격려도 사양 안 할께요..
촛불켜고, 마음모아 기도하며,
이 잔잔한 행복의 마음을 같이 하고자 합니다.
첫댓글 첫 여성 이사님이 되신걸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들 되시길 두손 모아 빕니다.
남성들도 부러워하는 이사님이 되셨다니 축하합니다. 여성의 지위 향상에 일조를 하셨네요~^^
책임감이 느껴집니다..축하 감사드리구요..저희 남편이 저보다 더 기뻐하더라구요.. 이일을 맡으리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늘 그분의 계획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기도 부탁드립니다.
영숙,, 이리도 축하할 일이 많군. 당연한 결과야.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지. 진솔하게 꾸준히 힘들디 힘든 고갯길도 그리도 열심히 넘어가더니...승연이에게도 엄마의 그런 모습이 늘 귀감이 되었으리라~~자랑스런 나의 친구 강영숙님 홧팅!!
인아야..고맙다. 요즘 건강은 어떤지? 서울은 겨울이 다시온 듯 추워 오늘 낮부터 풀린다고는 했지만..살레시아수녀님께서 다음에 올땐 꼭 얼굴보자고 하시더라..
그래 담번에 가면 꼭 뵙도록해야지. 얼마전 건강체크를 했는데..생각지도 않던 코레스테롤이 좀 높단 소릴 들어서...요즘 야채와 과일을 열심히 먹고있어. 조만간 전화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