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는 2006년 12월3일자 「상처받은 한강의 기적」이란 칼럼을 통해 『북한의 核실험은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한국경제와 한국국민들을 파멸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核실험으로 일본ㆍ중국에 이어 아시아 제3의 경제대국 한국의 경제성장 엔진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核무장은 한반도 안보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재래식 군사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 군사 균형」이 깨졌다. 核 공격은 거대한 폭발력으로 재래식 군사력을 일거에 무력화시킨다. 전문가들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규모 核무기의 절반 규모만으로도 개전 초 한국군을 궤멸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의 기존 對南 군사전략은 「단기 속전속결」이었다. 전쟁 초기 기습을 통해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정규전과 非정규전을 배합해 남한 全域(전역)을 동시 전장화하면서, 美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전쟁을 종료한다는 것이다.
韓美연합군의 방위전략은, 비무장지대(DMZ)가 서울 북방에서 불과 40~50km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전방에 대규모 지상군을 배치함으로써, 美 증원군이 도착하기까지 최대한 지연전술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韓美연합작전 계획 「작계 5027」은 「공격당한 후에 반격한다」는 개념이며, 재래식 전력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戰時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이양되면 韓美연합사는 해체될 것이고, 유사시 韓美연합사 작전계획인 「작계 5027」에 따른 한반도 유사시 美 증원군 계획은 유명무실해진다.
공군 장교들의 문제제기
2003년 9월13일 호주 북동부 산호海에서 펼쳐진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작전에서 호주軍 헬리콥터가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시키시마號 위를 날고 있다. |
우리 軍 내부에서 『북한이 核무기 등 강력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선제공격」을 가해 무력화하는 「한국형 공세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래식 무기로는 核보유국과의 군사적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軍事上의 공리에 따른, 연구결과다.
2006년 11월9일, 연세大 국가관리연구원과 美國 랜드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제9회 공군력 국제학술 세미나」에서 공군사관학교 권재상(대령)·박봉규(중령) 교수는 『북한의 核무기 개발 및 보유로 여태껏 준수해 온 「先守後攻(선수후공)」 전략은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며 『이는 공세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발표했다.
권재상·박봉규 교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공군 전략의 정비」라는 논문에서 『核무기의 존재는 새로운 차원의 방위계획과 군사전략의 수립을 강요한다』며, 『(북한이)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기까지 절차상ㆍ심리적 선택과정의 소요시간을 활용해 신속성과 기동성, 확실한 타격력을 구비한 항공력 중심의 공세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교수는 『북한의 核무기 사용 결정에서 실행까지의 「시간차(타임래그)」를 활용해 강력한 공군력으로 核무기를 미리 제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제공격으로 무력화
북한이 核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면 北이 이를 실행에 옮기기 전에 미사일이나 폭격 등의 선제공격으로 무력화한다는 개념이다.
북한 核실험 이후 「한국군의 군사전략이 공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한국軍 내부의 절박한 분위기가 반영된 연구결과로 풀이된다. 논문을 발표한 두 교수는 현역 공군 영관장교다.
권재상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형 전쟁방식을 개발해야만 자주적 방위론, 즉 「戰時 작전통제권」의 행사가 가능하다』면서 『독자적인 정보능력과 자의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구 없이는 선제공세 작전의 수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두 교수는 月刊朝鮮의 인터뷰 요청에 『연구결과는 그날 발표한 논문에 다 담겨 있다』며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신분상의 제약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선제타격」은 국제법적으로도 정당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 탐지기 등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을 갖춘 스텔스기 F-117(위)와 B-2 폭격기(아래). 한국은 北核 선제타격을 위해 무기체계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
柳在甲(유재갑ㆍ64) 경기大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예방적 공격」이 核무기 보유에 따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核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이라면, 「선제공격」은 核무기 사용의 구체적 징후가 포착될 경우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선제공격은 국제법적으로 정당성이 인정되나 「예방공격」은 과잉방위라는 측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했다.
「선제공격」의 전제조건은 敵(적) 도발의 「임박성」이다. 반면, 「예방적 공격」은 국제법적으로 과잉방어적 측면이 강해 「침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두 개념의 차이가 모호해지면서 미국은 「예방적 선제공격」을 새로운 군사전략으로 채택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 간의 1967년 「6일 전쟁」은 이스라엘이 「임박한 위협」을 느껴 공격한 선제공격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았으나, 1981년 이라크의 오시리크 원자로 폭격은 「예방적 공격」으로 과잉대응(불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柳在甲 교수는 『공군사관학교 교수들의 주장은 재래식 전력과 지상군 위주로 짜인 韓美연합사 체제의 「억제실패 때 격퇴 전략」에 대한 문제제기 성격이 짙다』고 했다. 韓美연합사의 작전계획은 한국군이 지상군 중심의 전력을 맡고, 미군이 정보전력을 비롯한 공군력과 해군력을 주도한다. 북한의 核위협에 대한 核억지력은 미국의 核우산에 의존한다.
韓美연합사가 해체되고, 한국군이 戰時·平時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북한核 선제타격」이 한국군의 능력으로 가능할까?
한국국방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북한의 核개발 이후 우리 軍에서 한국형 전략의 대안으로 「선제타격論」을 내놓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이 주도하는 北核 선제타격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선제타격에 나서려면 「반드시 목표물을 파괴한다」는 확신이 서야 가능하기 때문에 군사적·정치적인 요소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한국은 스텔스 폭격기 등 무기수단이 확보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선제공격에 따른 국제사회의 시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선제타격은 북한의 방공망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스텔스 전폭기, F-15 전폭기 등 첨단무기체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이 무기체계들이 정밀하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보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核과 核시설은 지상레이더로 파악해 공격을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低고도·高고도 정찰 및 전투통제가 가능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가 도입되어야만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효과 면에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항공기를 통한 타격이 아니라, 유도탄이나 순항미사일과 같은 「무인 선제타격」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軍은 2006년 9월, 북한의 170·240mm 장사정포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부지역에 「天龍(천룡)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비롯, 미국제 「에이태킴스(ATACMS)」 地對地(지대지) 미사일, 국산 「현무」 지대지 미사일 전력을 기반으로 한 유도탄(미사일)사령부를 창설한 바 있다.
「선제타격」은 기술·능력·용기가 필요
미국 최신형 지대지 미사일「에이태킴스 블록 Ⅱ」. 北核 미사일 선제타격때 사용 가능한 무기이다. |
지난 12월4일,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한국전략문제연구소를 찾았다. 盧武鉉 정부 초기 국방보좌관을 지낸 金熙相(김희상·61) 예비역 육군 중장을 만나, 우리 軍의 선제타격에 대한 타당성을 들어 봤다.
―지난번 공군력 학술회의에서 공사 교수가 주장한 「對北 선제타격론」이 얼마나 가능성 있는 전략개념입니까.
『우리는 核을 쓰지 못하니까 북한이 核을 사용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초정밀 현대무기로 정확하게 北核을 파괴하겠다는 겁니다. 선제타격이 가능하려면 「기술」과 「능력」, 그리고 「용기」가 필요합니다. 기술과 능력을 미국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선제타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미국과 정보 공유를 안 한 지 오래고, 최신예 高高度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판매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정보공유를 안 하겠다는 뜻입니다』
金장군은 『北核 선제타격을 위해서는 軍의 용기도 중요하지만, 지도자의 용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선제타격」을 할 능력과 기술이 있더라도 용기가 없으면 공상에 불과합니다.지도자가 국민의 용기를 북돋우고 국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盧武鉉 대통령은 「그럼 전쟁을 하자는 거냐」면서 국민을 윽박지르고 겁을 주고 있습니다.
全세계가 동참하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해 선박 하나를 검색하는 것도 전쟁이 난다면서 막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서해교전을 비롯해 수많은 교전이 있었습니다. PSI로 인해 전쟁이 났다면, 전쟁이 나도 수없이 났을 겁니다』
―북한이 非대칭 전력의 하나인 核을 보유하면서 기존 재래식 전력에 의존한 방어개념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北核 이후 한국군의 군사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대안으로 우리 軍에서 「선제타격론」이 나온 거죠. 선제타격이 가능하려면 완벽한 정보력와 확실한 수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수단은 미국도 충분치 않아요. 駐韓미군 관계자는 내게 「북한이 세계에서 정보를 얻기 가장 힘든 나라」라고 했습니다. 통신이나 영상에 의지하는 駐韓미군도 막상 「군사적 제재」를 가하려 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겁니다』
『北, 核보유국 되면 자유민주주의 통일 불가능』
金장군은 『북한은 체제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킬 수단으로 核을 만든 것』이라면서 『300만 명의 북한주민을 굶어 죽게 만들면서, 全세계의 눈총을 받는 가운데 만든 核무기를 무엇 때문에 포기하겠느냐』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核카드」로 먹고살았어요. 그것을 포기시키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북한의 核카드는 지금은 잠잠할지라도 언젠가는 또 튀어나옵니다. 한반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下에 통일되기 전에는 核문제의 영구해결이 불가능합니다』
―北核실험 직후, 미국은 「북한의 核실험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을 核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만일, 미국이 북한을 核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한국에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核보유국과 非核보유국 간의 군사대결 상황이 펼쳐지는 겁니다. 남북한 간 군사력 균형은 결정적으로 깨지고,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은 물 건너 갑니다. 걸핏하면 북한이 우리를 위협할 것이고, 설사 평화가 유지된다고 해도 종속적·노예적 평화밖에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적화통일의 길로 수렴돼 나가겠지요. 북한이 核보유국이 되면 미국은 한국이 뭐가 좋다고 自國 병사 몇만 명을 「核인질」로 남겨 두겠습니까』
―얼마 전 부시 美 대통령은 북한이 核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金正日과 만나 「한국戰 종전」을 선언할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종전이 선언될 경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질 것이고 駐韓미군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닙니까.
『종전 선언에 이어 美北 간 평화협정을 맺으면 韓美 군사동맹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美北 간 평화협정을 맺어 韓美군사동맹의 主敵이 사라집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평화협정을 맺으면 駐韓미군 주둔의 명분이 사라지잖아요. 북한은 2005년 7월2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평화체제 구축 대상은 미국」이라고 명시했고, 「한국은 통합의 대상」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전략을 꿰뚫고 있을 텐데, 왜 또다시 북한을 6者회담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고 할까요.
『그것 말고 다른 수단이 없잖습니까. 솔직히 북한 核을 미국이 공격하려고 해도 한국이 악착같이 반대하면 불가능합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 체제의 붕괴 이후까지를 염두에 두고 일을 벌여야 하는 겁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 북한과 「제2의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북한에게 「核을 갖는 대신, 확산하지만 말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은 북한의 노예로 전락합니다. 자유민주주의의 弔鐘(조종)이 울리는 거죠』
「확장된 억제전력」
金熙相 예비역 육군 중장 |
―전작권 이양 이후, 韓美연합작전 계획인 「작계 5027」 등에서 명시하고 있는 美 증원군을 한반도 유사시 사실상 지원받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北核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의 核우산이 보장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중국이나 러시아의 核무기는 미국의 核우산으로 보호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核무기는 미국의 核우산으로 미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리 韓美동맹이 튼튼해도 核을 무기로 親北 좌파를 동원해 남한 체제를 흔들면 核우산으로 보호해 보았자 소용이 없습니다』
金熙相 장군은 『核우산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북한이 「남침을 하면 (미국의) 核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1970~1980년대 초까지 북한이 核을 만든다고 할 때, 유사시 美軍의 증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에 核무기를 실어 미국 본토를 억제할 정도가 되면 미국이 한국의 核우산을 제공해 줄 수 없다」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번 미국 측에 「核우산을 보장해 달라」고 한 것에 대해 버웰 벨 駐韓미군사령관이 「확장된 억제전력」이란 말을 했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미국은 본토가 북한의 核무기 공격을 받을 각오를 하고 우리를 도와주어야 할 처지입니다. 미국으로부터 核우산을 안정적으로 제공받으려면 韓美관계가 혈맹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확장된 억제전력」이란 용어는 1970년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대결하고 있을 때, 나토 측에서 우세한 병력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에 병력을 요청하자, 미국은 병력 대신 「확장된 억제전력」인 核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미국은 본토가 공산권으로부터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함께 억제에 참여하겠다고 보장한 것이다.
『북한군을 이길 확률, 13% 미만』
―전술 核무기를 다시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우선 미국이 전술核을 한반도에 다시 갖다 놓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盧泰愚(노태우) 정부가 쓸데 없이 「한반도 非核化선언」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잘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지켜본 미국은 혹시 核무기가 탈취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미국이 스스로 한반도에서 「전술核」을 철수시키려고 하자, 盧泰愚 정부에서 이것을 남북문제에 「카드」로 사용한 것입니다. 지금 盧武鉉 정부는 韓美연합사령부(CFC)라는 엄청난 카드를 북한에 아무런 요구조건 없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核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따져 보면 고함을 지르고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盧武鉉 대통령은 2006년 말 「외국인투자유치 보고회」에서 『북한 核실험으로 남북 군사 균형이 깨진 것은 아니며, 평화가 최우선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黃長燁(황장엽)씨가 국회에서 강연한 것을 보면, 평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金正日의 노예로 들어가자는 이야기냐」고 했어요. 굉장히 정확한 지적을 한 겁니다. 북한이라는 존재를 한꺼풀 벗겨 보면 한반도 적화통일이라는 본색을 뻔히 알 수 있는 노릇인데, 왜 金正日 정권에 지원을 못해 안달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韓美연합사 해체 후 이 기구를 대체할 「韓美 군사당국 간의 공동기구」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韓美연합사라는 체제는 튼튼한 韓美군사동맹, 그리고 韓美군사동맹이 세계최강 美軍에 의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현실체」입니다. 어떤 형태로 바뀌든지 韓美군사동맹에 금이 간 것을 보여 주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을 되돌리려면 베트남戰 같은 전장에서 함께 피를 흘려야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국군 상비병력을 2020년까지 50만명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법」이 국회 국방委를 통과했습니다. 50만 명 감축은 법으로 정한 사항이고, 병력감축에 따른 戰力(전력)보강을 위해서는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예산은 입법사항이 아닙니다.
『50만 명으로 줄이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프레드릭 란체스터가 戰勝確率(전승확률)이라는 미분방정식을 개발했습니다. 병력수가 상대에 비해 60% 수준일 경우, 병력이 적은 쪽이 이길 확률은 4.1%에 불과하답니다. 고대부터 현대戰에 이르기까지 수백여 차례의 交戰(교전)에서 60%의 병력을 가진 쪽이 이긴 경우는 13%에 지나지 않았답니다. 현재 한국군의 69만 병력으로 120만 명의 북한군을 이길 확률은 13% 미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金장군은 『병력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돼선 안 된다』면서 『한반도처럼 좁은 지형에서는 인력의 중요성이 굉장히 확대된다』고 했다.『한반도 지형은 소부대 전술 효과가 극단적인 지역입니다. 1951년 5월, 3군단 현리전투에서 인민군 소규모 부대가 길목을 차단하니까 1개군단(3사단·9사단)이 녹았습니다.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연구원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한국군의 필요병력을 산출해 보니 최소한 150만 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減軍(감군)은 북한군과 함께 줄여 가야지 우리만 줄이는 것은 무슨 경우입니까. 미국은 「한국군이 50만 명으로 줄이는데 駐韓미군이 왜 주둔하느냐」고 당장 이의를 제기할 겁니다. 「국방개혁법」에 軍이 뒤숭숭합니다』
미국의 「核우산」 확보가 현실적 代案
북한의 核실험은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軍에서 제기한 「北核 선제타격론」은 북한 核무기가 실제 우리의 安保(안보)와 안전을 위협하는 무기라는 데 주목한 결과이다.
金熙相 장군은 『아직 능력이 못 미치는 「선제타격론」에 매달리기보다는 韓美연합작전 체제를 강화해 「核우산」·「정보우산」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주변 4강과의 관계는 「미국과의 동맹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러시아와도 친하고, 중국의 이해를 얻으면서, 일본과의 우의도 돈독히 한다(聯美·親露·得中·友日)」는 국가 전략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