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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개봉 & 2014 재개봉 / 124분 / 미성년자관람불가>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토드 헤인즈
출연 : 이완 맥그리거 &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1970년대 영국에서 유행하던 글램록 최고의 스타인 브라이언 슬레이드(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가 월드투어 콘서트에서 암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의 자작극이었다는 것이 곧 밝혀지고, 브라이언은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는다. 그 후 그는 무대에서 사라지며 사람들에게 점차 잊혀진다.
10년 후, 뉴욕 헤럴드의 기자 아서 스튜어트(크리스찬 베일 분)는 당시 자작극의 특집 기사를 맡아 영국으로 방문한다. 어린 시절 브라이언의 열렬한 팬이었던 아서는 기사 작성을 위해 브라이언의 전 매니저와 그의 부인 맨디(토니 콜렛 분), 그리고 동료이자 스캔들 상대였던 커트 와일드(이완 맥그리거 분)를 차례로 만나며 자신의 우상이었던 브라이언을 회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모두에서 잊혀졌던 브라이언의 놀라운 진실을 만나게 되는데…
가장 이상적인 음악영화 <벨벳 골드마인>
영화평론가 이동진, 배우 김수현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극찬 세례!
1970년대 영국은 지속되는 경제 위기와 사회적 불안으로 무기력한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글램록은 당시 이러한 분위기에 반발해 화려한 비주얼과 과격한 음악으로 태어난 록 장르였다. 영화 <벨벳 골드마인>은 이러한 글램록과 그 중심에 있던 데이빗 보위, 이기 팝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글램록은 센세이셔널한 패션, 파격적인 퍼포먼스, 퇴폐적인 분위기 등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 <벨벳 골드마인>을 감독한 토트 헤인즈는 글램록의 화려한 특징들을 뮤직비디오식 촬영 기법으로 현란하게 영상에 담아 칸 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벨벳 골드마인>의 파급력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강렬하게 각인되어 개봉 후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 특히 일반인뿐만 아니라 영화인에게도 깊은 인상을 준 작품으로 유명하다. '영화가 좋다', '금요일엔 수다다'에 출연하며 다수의 영화 관련 서적을 쓴 유명 영화평론가 이동진. 그리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해를 품은 달'과 영화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으로 스타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수현. 이 둘은 이제까지 본 영화 중 <벨벳 골드마인>을 본인의 베스트 작품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 굉장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벨벳 골드마인> 같은 작품을 소개할 때면 이 직업이 좋게 느껴진다"라고 극찬했으며, 배우 김수현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눈 굴리는 것 하나, 손짓 하나까지 모든 디테일이 굉장했다"라며 <벨벳 골드마인>을 추천한 바 있다.
글램록의 화려한 매력 속으로!
파격적인 퍼포먼스부터 노출까지!
글램록은 1970년대 초반 영국에서 시작된 음악 장르로, 화려함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방식 때문에 Glamorous의 준말인 글램(Glam)록으로 불린다. 당시 글램록의 선구자라 부를 수 있는 '데이빗 보위'를 살펴보면 중성적인 외모, 신비로운 눈동자, 반짝이는 의상과 화려한 메이크업 등 음악 이전에 관객들의 눈부터 사로잡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글램록이 단순히 화려한 외모로 관객의 호기심만 자극한 것은 아니다. 글램록은 당시 시대를 반영하는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강렬한 일렉트릭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케 한 것이다.
<벨벳 골드마인>은 이러한 글램록의 강렬한 비주얼과 사운드를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는데, 아카데미 의상상을 3번이나 수상한 무대의상 디자이너 '샌디 파웰'을 통해 퇴폐적이고 화려한 글램록 스타일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 덕에 영화 속 공연 장면은 흡사 강렬한 스타일의 패션쇼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을 줄 정도. 또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스프링 브레이커스> 등의 음악감독을 담당했던 '랜달 포스터'가 참여해, 1970년대 당시 글램록 스타일의 음악을 영화 속에 완벽히 들려주고 있다. 이 외에도 '라디오 헤드'의 톰 요크, 그룹 '록시 뮤직'의 앤디 맥케이 등 글램록의 기수로 활동했던 뮤지션들이 음악을 맡았다. 이렇듯 <벨벳 골드마인>은 장인들의 섬세한 영상과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가 아닌 '글램록 그 자체'라고 불리며,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가장 이상적인 음악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다.
마성의 매력을 지닌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극 중의 '핵' 브라이언 슬레이드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다!
<벨벳 골드마인>의 '브라이언 슬레이드' 캐릭터는 1970년대 글램록의 선구자 데이빗 보위를 모델로 했다. 데이빗 보위는 중성적인 외모, 신비로운 눈동자와 뛰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글램록의 선구자답게 파격에 가까운 패션도 선보였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영화 <벨벳 골드마인>에서 글램록 최고의 스타 브라이언 슬레이드 역을 맡아 신비로운 매력을 한껏 뽐냈으며, '데이빗 보위'의 신비로운 매력과 센세이셔널한 패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그는 데이빗 보위의 외모만을 재현해 낸 것이 아니라 그 음악성까지 인정받으며 마치 '분신'같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 외에도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친숙한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는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까지 완벽히 소화해 내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거친 카리스마를 여실히 뽐낸 '쿨 가이' 이완 맥그리거
당대의 최고 록스타로 거듭나다!
<벨벳 골드마인>의 '커트 와일드' 캐릭터는 펑크의 대부로 불리며 최초의 펑크 그룹인 '스투지스'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았던 '이기 팝'을 모델로 했다. 이러한 '커트 와일드' 역은 '이완 맥그리거'가 맡아 거친 록스타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커트 와일드' 역의 모델로 알려진 '이기 팝'의 모습을 연기하며, 그의 모든 매력까지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이완 맥그리거' 역시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만큼이나 뛰어난 음악 실력으로 유명하다. 특히 <물랑루즈> 오디션 당시, 세계적인 팝스타 '엘튼 존'에게로부터 "진짜 가수다"라는 극찬을 받은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그는 영화 <물랑루즈> 속에서 엘튼 존의 'Your Song'을 멋지게 소화해 냈고, 니콜 키드먼과의 듀엣 곡 'Come What May'를 통해서는 특유의 감미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는 젠틀한 매력의 세계적인 배우 '이완 맥그리거'지만, 이번 <벨벳 골드마인>에서는 날 것 그대로의 거친 록스타를 연기하는 그만의 반전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리뷰 1. 토드 헤인즈의 영화 : 퀴어에서 고전기 할리우드 영화로 이어지는 여정
영화는 기본적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세계를 반영한다. 현실의 세계가 그러하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감독도 적지는 않다. 20세기 중반, 많은 수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감독들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영화를 여성 영화라 부르기는 어렵다. 그들의 영화에서 여성은 보고 싶어 하는 아미지로서의 여성일 뿐이었다. 그런 점에서 토드 헤인즈는 별스럽다. 그는 정말로 여성의 관점에서, 혹은 소외받는 자들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퀴어 시네마의 새로운 주자로 평가받으며 등장했던 출신 배경도 그의 영화를 그렇게 읽는 데 일조한다. 그는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을 때도 게이 혹은 게이임이 감지되는 남자를 등장시킨다. 자연스레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더클러스 서크의 영화가 끼친 영향이 그의 영화에 드러난다. 장편영화로 데뷔하기 전, 헤인즈는 중편영화 <슈퍼스타 : 카렌 카펜터 이야기>(1988)로 이미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제목 그대로 카펜터스의 멤버로 활동하다 사망한 카렌 카펜터의 후반 삶을 다룬 영화다. 영화 전체에 쓰인 카펜터스의 노래에 대해 (카렌의 오빠인) 리처드 카펜터가 권리를 주장하면서 <슈퍼스타 : 카렌 카펜터 이야기>는 볼 수 없는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시간이 흐르면서 전설적인 독립영화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지금은 웹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인형극에 일부 실사를 섞은 형식의 <슈퍼스타 : 카렌 카펜터 이야기>는 유명한 팝스타이기에 앞서 32살의 나이에 거식증으로 죽은 한 여성의 비극적 삶을 다룬 영화였다. 카렌은 대중의 아이콘이라는 이유로 비극적 운명에 갇힌 마릴린 먼로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리뷰 2
정신적 분열을 강요당한 삶, 보이지 않는 폭력 아래 지탱해야 하는 삶이라는 주제는 레인즈의 장편 데뷔작 <포이즌>으로 이어졌다. 아이를 포함한 세 남성이 주인공인 세 편의 영화를 옴니버스로 엮은 <포이즌>(1991)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미국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1990년대 미국 독립영화의 폭발을 예감하게 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버지의 폭력 아래 살던 소년의 이야기인 첫 번째 에피소드 <히어로>의 마지막 장면은 <버드맨>(2014)의 엔딩에 영향을 끼친 게 분명하며, 마지막 에피소드인 <호모>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이미지가 어긋나고 충돌하는 작품으로 영화의 백미다. 아울러 <호모>는 헤인즈가 <사랑의 찬가>(1950)의 장 주네와 <퀘렐>(1982)의 파스빈더의 적자임을 선언한 작품이기도 하다(주네는 <포이즌>과 <퀘렐>의 원작을 썼다). <포이즌>의 퀴어성에 주목한 사람들은 <졸도>(1992)를 연출한 톰 칼린과 함께 헤인즈를 뉴퀴어시네마의 작가로 평가했는데, 헤인즈는 그것을 조롱이라도 하듯 다음 작품으로 <세이프>(1995)를 내놓았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주부 캐롤이 호흡 이상, 발작, 신경쇠약을 호소해 약물치료를 받지만 그걸로 낫지 않자 외딴 요양소에 보내진다. 현대인의 불안과 치유 불가능한 병에 대한 명상처럼 보이는 <세이프>는 제목과 반대로 안전한 곳은 없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니콜라스 레이의 <실물보다 큰)(1956)의 21세기 버전인 <세이프>는 개봉 당시 미지근한 반응을 얻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가 반등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어 내놓은 <벨벳 골드마인>(1998, 아래 글 참조)과 <파 프롬 헤븐>(2002>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해 호평받으면서 헤인즈는 독립영화의 기대주에서 주목해야 할 미국의 작가로 부상한다.
<파 프롬 헤븐>은 더클라스 서크의 <순정에 맺은 사랑>(1955)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에 더해 촬영부터 연기까지 오마주한 작품이다. <세이프>와 <파 프롬 헤븐>에 연속 출연하면서 헤인즈의 여배우가 된 줄리안 무어는 절정의 연기를 선보였고, 헤인즈는 단순히 스타일의 감독이 아니라 할리우드 고전기의 영화에도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거듭 태어났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임 낫 데어>(2007, 아래 글 참조)를 만든 후 <밀드레드 피어스>(2011)의 리메이크 작업에 뛰어들었다. 서크의 <순정에 맺은 사랑>과 마이클 커티즈의 <밀드레드 피어스>(1945)는 할리우드의 고전 중에서도 드라마틱한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인데, 헤인즈는 현대적 색채를 가미함과 더불어 인물이 주는 감동의 여파가 여전히 살아있는 명작을 만들어내 선배들의 영화에 답했다. 과작인 탓에 헤인즈는 근래 극장용 장편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밀드레드 피어스>를 TV 미니시리즈로 만든 다음 몇 편의 TV 시리즈에 조금씩 참여했을 뿐이다. 들리기로는 현재 케이트 블란쳇을 여주인공으로 기용한 <캐롤>이 완성되었다고 한다(<리플리>(1999)에 출연했던 블란쳇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과 다시 한 번 인연을 맺게 됐다). 칸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가 그간 그의 영화에 애정을 표했음을 감안하면 올해 어떤 영화제에서든 <캐롤>을 보게 될 것 같다.
리뷰 3. 글램 록 다이어리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1998)
토드 헤인즈가 뮤지션에게 매혹을 느끼는 건 확실하다. 몇 편 안 되는 필모그래피 중에서 뮤지션과 관련된 작품이 세 편이나 된다. <슈퍼스타 : 카렌 카펜터 이야기>, <벨벳 골드마인>, <아임 낫 데어>는 각각 카렌 카펜터, 데이비드 보위, 밥 딜런과 연결된 작품들이다. 게다가 헤인즈가 준비 중이라고 발표한 작품의 주인공은 배우와 가수로 활동한 페기 리다. 정확하게 말하면 헤인즈는 특정 뮤지션을 다루는 게 아니라 뮤지션과 음악에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든다. 세 편의 영화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아임 낫 데어>다. 정교하면서도 거대한 수수께끼 같은 풍모는 헤인즈가 도달한 경지로 평가받는다. 그것은 딜런과 그의 음악이 영화라는 우주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벨벳 골드마인>이 여러 영화들로부터 자양분을 쉽게 섭취한 것과 달리, <아임 낫 데어>는 헤인즈의 인장이 곳곳에 새겨져 있는 영화다. 터졌으나 단명했던 글램 록을 소재로 택한 <벨벳 골드마인>은 강렬하나 어수선하다. 아무래도 시와 사회와 정치의 무게에 눌릴 수밖에 없는 <아임 낫 데어>와 다르게, <벨벳 골드마인>은 자유롭고 생생하며 겨친 느낌에서 훨씬 앞선다. 음악영화로만 친다면 거친 생명력을 지닌 <벨벳 골드마인>이 <아임 낫 데어>보다 낫다는 의미다. 뼛속 깊숙이 글램 록의 영혼으로 채운 <벨벳 골드마인>은 진정 팬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다. <벨벳 골드마인>은 1998년도 칸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출품돼 '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벨벳 골드마인>은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에서 따온 제목이며, 주인공 브라이언 슬레이드(조너선 라이스 마이어스 분)는 글램 록이 낳은 최고의 스타 데이비드 보위를 떠올리게 한다(하지만 애초 계획과 달리 보위의 노래는 영화에 수록되지 못했다. 보위가 영화 줄거리의 일부가 자신에 대한 악의에 찬 비공식 기록과 전기에 기인한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보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도록 하기 위해 줄거리를 수정했다고는 하나 슬레이드의 외모와 창법과 이미지 등에서 보위를 연상하지 않기는 힘들다. 극중 슬레이드의 다른 자아인 맥스웰 데몬은 말할 것도 없이 보위의 다른 자아 지기 스타더스트에 해당한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인 커트 와일드(이완 맥그리거 분)는 이름과 외모에서 커트 코베인과 유사하지만 실은 보위와 떼놓을 수 없는 뮤지션인 이기 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그밖에도 <벨벳 골드마인>에는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 슬레이드, 티렉스와 록커 투리드 등 수많은 뮤지션을 지칭하는 코드들로 가득하다. 그들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인 것이다.
리뷰 4
영화의 구조는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따왔다. 젊은 기자가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려 과거의 인물들을 만난다는 설정에서 <벨벳 골드마인>은 오슨 웰즈의 <시민 케인>(1941)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다. 플래시백과 현재를 오가는 가운데 기자가 슬레이드의 전처 맨디(토니 콜레트 분)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은 인물과 공간 등의 설정에서 전개에 이르기까지 <시민 케인>의 그것을 빼다 박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 편의 영화는 존 포드의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82)다. 영화의 세 번째 주인공 아서 스튜어트(크리스찬 베일 분)는 슬레이드가 무대에서 벌인 자살극의 전후 과정을 직접 목격한 인물이다. 뉴욕에서 기자가 된 그는 1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취재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사건의 중심인물과 접촉하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그가 진실과 전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영화는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결밀의 뉘앙스는 가공된 전설을 사실로 인정하는 것에 가까우며, 이러한 점은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에서 언론인이 했던 그 유명한 대사 "전설이 사실이 될 때, 그것을 기록한다"를 떠올리게 한다. 가공된 죽음의 진실, 허구로 조작된 이미지가 진실에 앞선다는 이야기, 스타의 명성에 가려진 비운의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 등에서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벨벳 골드마인>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벨벳 골드마인>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의 이미지와 역사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가 영웅의 전설에 대한 영화라면, <벨벳 골드마인>은 스타의 전설에 대한 영화다. 매일 보는 스타의 이미지, 이미지 아래 갇힌 진실은 결코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 헤인즈는 자기의 방식으로 그 진실에 접근했을 따름이다.
17년 전, <벨벳 골드마인>은 스타일에 취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마이클 윈터바텀의 <24 아워 파티 피플>(2002)처럼, 유명인의 바이오그래피 대신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눈을 사로잡는 영화였다. 사운드의 이미지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베르트링 보넬로의 <생 로랑>(2014) 같은 영화가 나온 지금, 엄청나게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던 <벨벳 골드마인>의 광채는 예전만큼 빛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벨벳 골드마인>의 대사 - "언제나 스타일이 이긴다" - 와 달리 시간은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 그렇게 정신없어 보이던 전개도, 지금 보면 오히려 느리다고 느껴질 정도다. 왜 그럴까. 또 다른 극중 대사 - "시간과 장소, 사람들, 모든 게 가속도에 취했다. 진화론적 편집증에 대응한 결과다" - 에 답이 있다. 17년 사이에 영화와 현실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비정상적이고 음습한 세계로 인식됐던 퀴어의 영역은 이제 한국에서도 팝한 문화가 되었다. 영화 바깥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30대였던 토드 헤인즈는 중년을 훌쩍 넘겼고, 풋풋한 스타였던 이완 맥그리거, 조나선 리스 마이어스, 크리스찬 베일은 중견 배우가 됐다. 어느덧 <벨벳 골드마인>도 고전과 명작 사이에서 둥지를 틀 시점이 온 것이다. 당신은 어떤 영화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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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
글램 록 Glam Rock
1970년대 초반 영국에서 발생한 록 음악의 하위 장르
1960년대에 유행했던 사이키델릭 록과 아트 록 이후 그것들의 확장 과정에서 발생했다. 티렉스(T. Rax),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게리 글리터(Gary Glitter), 스위트(Sweet) 같은 뮤지션에 의해 확산됐다. 1971년 티렉스가 영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톱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에 출연해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핫 러브 Hot Love>를 부른 것이 글램 록의 첫 출현으로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뉴욕 돌스(New York Dolls), 이기팝(Iggy Pop), 조브리아스(Jobriath) 등이 글램 록의 확산을 도모했다.
음악적으로는 로큰롤부터 복잡한 구성의 아트록까지 다양한 양식을 두루 나타낸다. 화려한 의상, 원색으로 염색한 머리, 과장된 화장 등 시각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양성성(androgyny)’을 갖추며, 또한 ‘양성애(bisexuality)’의 태도를 드러내기도 한다. 글램 록 뮤지션들이 주로 ‘현란한(glitter)’ 패션을 고수한 것과 관련해 영국에서는 게리 글리터의 이름을 따 ‘글리터 록(glitter roc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펑크 록(punk rock), 고딕 록(gothic rock), 글램 메탈(glam metal), 뉴 로맨티시즘(New Romanticism), 비주얼 케이(visual kei) 등의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지식백과] 글램 록 [glam rock]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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