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 캣맘 살인사건
2015년 10월 8일, 한국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용인 수지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누군가 주머니에 넣어 던진 벽돌에 한 사람이 사망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살인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캣맘이라 원한갖고 죽인 거 아니야?"
하지만....
이 살인사건의 끔찍한 정황은
알고보면 이렇습니다.
살인자는,
①고층의 아파트 높이에서 벽돌을 들고 사람을 향해 겨냥했다.
②벽돌을 미리 검은색 비닐 주머니에 감싸서 던진 준비성을 보였다.
③경찰과 과학수사대, 국과수가 진입하여 전 주민 대상으로 유전자 채취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수하지 않았다.
자, 여러분.
여러분이 아파트 라인에 서 있다가 갑자기 저 벽돌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서 맞는다고 생각해 보실까요?
범인이 검은색 주머니에 싸서,
여러분의 머리 위에 정확히 겨냥해 떨어뜨린건 당연합니다.
아마 제가 맞았다면 저 또한 머리가 강철이 아니므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겁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무턱대고 죽이진 않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서로 언성을 높이거나 싸우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수지 살인사건은 아무런 마찰이나 어떤것도 없이,
그저 화단에 서 있던 사람에게 거리를 재서 벽돌을 주머니에 넣고 던집니다.
이 사건이 과연 어떤 원한관계에 있어서 생긴것일까요?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가 흔히 요즘 마주하는
무차별 살인사건의 희생자는 아닐까?
손 하나 까딱해서 사람을 죽인 살인자는
지금도 평범하게 아파트에서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자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이 살인자는
싸이코패스일 확률도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수지 캣맘 살인사건은
그 대상자가 캣맘이었을 뿐이지 않을까 ?
누구라도 그 라인 화단에 서 있었다면
분명 벽돌에 맞아 죽지 않았을까 ?
이런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부디 2차 정밀검진을 통해
이 싸이코패스가 잡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찰과 국과수를 이렇게 애타게 믿어본 건 정말 오랜만인듯 합니다.
어느날 날벼락으로 가족구성원이 무차별 살인을 당한 유족분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부디 범인이 잡혀 고인이 평안하게 잠들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5.10.16 덧붙이는 포스트.
나는 사실, 블로그에 내 사담을 적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내 블로그는 그저 음식 신변잡기, 책 리뷰 등 그런걸 시시껄렁한 포스팅으로 블로그를 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어제, 총 30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 소위 '캣맘' 살인사건으로 본 포스트를 클릭한 사람들일 것이다.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읽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떠났을지는 나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실시간 검색어를 따먹기(?) 위한 포스팅이 아니라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는 거다. 또한 이런류의 글을 써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심지어 포스팅을 하면서도 화가났고, 범인이 밝혀진 지금도 나는 이런 이유로 분개하고, 내 일도 아닌데 슬퍼하고 있다.
①이 사건은, 캣맘 살인사건이 아닌데 왜 캣맘이라고 기사를 써 댔었나?
단어에는 힘이있다. 어떤 단어를 지칭하는 힘은 사람들이 싣는거다. 만약에 모 의사가 잘못된 일을 저질렀을 때 그 직업군을 욕하며 타격을 주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사건은 그렇게 시작된다. 한 일반인이 벽돌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면 지금처럼 추모보다는 캣맘 토론의 장을 열었을까?
이건 언론이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심지어는 아예 난도질 한 거나 다름없다. 캣맘이 죽었다는 것이 더 흥미롭고 자극적이며 캣맘이란 단어 자체를 오물에 묻은 단어로 만들었다. 기자들도, 리플란도 그 알량한 키보드로 사람을 두 번, 세 번도 죽일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②왜 초등학생 부모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바로 자수하지 않았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혹은 만약 자신의 아들이 청소년이었거나, 혹은 고등학생 이상이었다면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자수하지 못하게 했을 거라는 여론이나, 영구미제로 남겨 자신의 아들을 보호했을 거라는 말도 돌고 있다. 초등학생은 처벌받지 않는 다는 치밀한 계산하에 한 가정의 엄마가 사망한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렸다.
경찰은 가해자 초등학생이 이미 그 사람이 사망한 것을 인지했다고 공표했다. 초등학생이라고 살인사건을 넘어갈지도 모르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③왜 캣맘이라 죽인 게 아닌, 일반인 벽돌 살인사건에 아직도 캣맘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나?
지금도 일부 리플에는 캣맘이라 초등학생이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가리가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기회가 좋으니까 지금 당장이라도 캣맘 욕은 해야겠고, 사실 잘 죽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캣맘이라 죽인 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거다.
보통 고등학교 이상의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 사유가 명백히 아니라고 밝혀졌을 시 이런 논지 흐리는 말은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장례식장에 참석하거나 누군가의 죽음을 맞아본 사람이라면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함께 슬퍼하지는 못하더라도 함구를 해주기도 하지만 리플란에서 그런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구라도 벽돌맞아 사망할 수 있었다는 것을 철저히 배제한 이 사건은 이런 교훈을 준다.
1.누구든 한국에서는 벽돌 맞아 죽으면 죽은 사람이 죄인이다.
2.죽은 사람이 캣맘이면 더욱 가중처벌해서 리플로 캣맘으로 토론을 벌여 죽은 사람을 한 번 더 죽인다.
(사실상 돌아가신 분은 한 가정의 엄마로서 새끼낳은 짐승이 불쌍해서 챙겼을 뿐 어디 활동하는 정식 캣맘도 아님.)
3.살인자가 초등학생이면 동정여론을 받아도 된다. 그 집안도 초등학생도 불쌍하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4.다시 결론을 내려봐도, 한국은 벽돌 맞아 죽으면 맞아 죽은 사람이 죄인이라는 결론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