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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訓文字(반훈문자)
反訓文字란 하나의 文字(문자)가 文章(문장)의 脈絡(맥락)에 따라서 反對(반대)의 뜻을 나타내기도 하는 문자를 말한다.
첫째, 亂(란) 字(자) 의 경우
‘어지럽다, 어지럽힌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는 아래와 같은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老子(노자)18장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大道廢(대도폐) 有仁義(유인의)
慧智出(혜지출) 有大僞(유대위)
六親不和(육친불화) 有孝慈(유효자)
國家昏亂(국가혼란) 有忠臣(유충신)
큰 도가 없어지니 어짊과 옳음이 있게 되었고
슬기로움이 생겨나니 큰 거짓이 있게 되었다
육친이 불화하니 효도다 자애다 하는 것이 있게 되었고
국가가 어지럽게 되니 충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다.
‘어지럽다, 어지럽힌다’의 反對意味(반대의미)인 ‘다스리다’의 意味(의미)로 쓰이는 경우
論語(논어) 泰伯篇(태백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舜有臣五人(순유신오인), 而天下治(이천하치).
武王曰(무왕왈) 予有亂臣十人(여유난신십인)
孔子曰(공자왈) 才難 不其然乎(재난 불기연호)
唐虞之際 於斯爲盛(당우지제 어사위성)
有婦人焉 九人而已(유부인언 구인이이)
三分天下有其二 以服事殷(삼분천하유기이 이복사은)
周之德 其可謂至德也已矣(주지덕 기가위지덕야이의)
순임금이 신하 다섯 사람을 두었는데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무왕이 말하였다. 나는 세상을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을 두었다.
공자께서 말하기를 인재를 얻기 어렵다고 한 옛말이 맞는 말이 아니겠는가.
당우시대 이래 주초에 이르러 그토록 문화가 성대 하였는데도
열 사람 중에 부인이 들어 있으니, 인재는 아홉 밖에 되지 않는다.
주나라의 토대를 닦은 문왕은 천하를 삼분하여 그 둘을 소유 하였는데도 복종하여, 은나라의 주임금을 섬기었다.
주나라의 덕이야말로 지극한 덕이라 일컬을 만하다.
書經(서경) 周書(주서) 泰誓中(태서중) 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受有億兆夷人(수유억조이인) 離心離德(이심이덕)
予有亂臣十人(여유난신십인) 同心同德(동심동덕)
雖有周親(수유주친) 不如仁人(불여인인)
상나라 임금 受(수)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으나 마음과 덕이 떠나 있고,
나는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이 있는데 마음과 덕을 같이 하고 있다네.
비록 지극히 친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진 사람만은 못한 것이라오.
管子(관자) 問(문)篇(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民荒無苛人(민황무가인) 盡地之職(진지지직) 一保其國(일보기국)
各主異位(각주이위) 毋使讒人(무사참인) 亂普而德營(난보이덕영) 九車之親(구거지친)
백성이 굶주릴 때 조세를 가혹하게 걷지 않고 토지의 본분을 다하도록 하면 한결같이 그 국 가를 보존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일을 주관하게 하고 참소하는 사람을 기용하지 않으면 널리 다스려지고 덕정이 베 풀어져서 九州(구주)가 화친하게 된다.
순자(荀子) 해폐(解蔽) 편(篇)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孔子仁知且不蔽(공자인지차불폐 )
故學亂術足以爲先王者也(고학란술족이위선왕자야)
一家得周道(일가득주도)
擧而用之(거이용지)
不蔽於成積也(불폐어성적야)
故德與周公齊(고덕주공제) 名與三王竝(명여상왕병)
此不蔽之福也(차불폐지복야)
공자는 어질고 지혜로우며 또한 가려져 막히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다스리는 술법을 배워서 족히 옛 임금들과 같게 될 만한 분이셨다,
그분은 하나의 학파로써 주나라를 다스리는 도를 터득 하셨으니
드러내어 그것을 쓴다면 도를 쌓아 이룸(실행함)에 가려져 막힘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덕은 주공과 같게 되었고, 명성은 세임금(우임금 탕임금 문왕의 세임금)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이것은 마음이 가려지지 않은 복이다.
그러니까 亂臣(난신)은 ①국가를 잘 다스리는 신하라는 뜻과 ②나라를 어지럽히는 나쁜 신하라는 두 가지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武王曰 予有亂臣一十人이라는 논어의 예는 ①의 뜻이고, 君爲倒君 臣爲亂臣(임금이 나라를 거꾸러뜨리는 임금이 되고, 신하가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가 되다)이라는 管子(관자)의 예는 ②의 뜻이다.
둘째, 離(리) 字(자)의 경우
‘떠나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는 아래와 같은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러한 의미로 쓰인다.
賀知章(하지장)의 回鄕偶書(회향우서)라는 시(詩)를 아래에 소개한다.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노대회)
鄕音無改鬢毛衰(향음무개빈모쇠)
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불상식)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
어려서 떠난 고향 다 늙어 돌아오니
고향의 사투리는 그대로인데 귀밑머리 다 셌네.
아이들은 보면서도 누구인지 몰라
웃으며 묻네 “손님 어디서 오셨나요”
孟子(맹자) 盡心(진심) 상편(上篇)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尊德樂義(존덕락의) 則可以囂囂矣(즉가이효효의)
故士窮不失義(고사궁불실의) 達不離道(달불리도)
窮不失義(궁불실의) 故士得己焉(고사득기언)
達不離道(달불리도) 故不失望焉(고불실망언)
덕을 숭상할 줄 알고 의로움을 즐길 줄 알면 사람이 효효(囂囂)하게(만족하여 욕심이 없게) 된다.
그래서 선비는 곤궁하게 되어도 義(의)를 잃지 아니하고, 榮達(영달)하여도 道(도)를 떠나지 않는다.
곤궁해도 義(의)를 잃지 않으므로 선비는 자신을 지킬수 있으며,
영달하여도 道(도)를 떠나지 않으므로, 백성들이 그에 대한 바람(期待)을 잃어버리지 않는 다.
‘떠나다’의 反對意味인 ‘만나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
莊子(장자) 天地(천지)篇(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門無鬼與赤張滿稽(문무귀여적장만계) 觀於武王之師(관어무왕지사)
赤張滿稽曰(적장만계왈) 不及有虞氏乎불급유우씨호) 故離此患也(고리차환야)
문무기와 적장만계가 무왕의 군대를 구경하였다.
적장만계가 말하기를 유우씨의 덕에 미치치 못하는구나, 그래서 이런 환난을 만나는가 보다“
管子(관자) 重令(중령) 篇(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察身能而受官(찰신능이수관) 不誣於上(불무어상)
謹於法令以治(근어법령이치) 不阿黨(불아당)
竭能盡力而不尙得(갈능진력이불상득)
犯難離患而不辭死(범난리환이불사사) 受祿不過其功(수록불과기공)
服位不侈其能(복위불치기능) 不以毋實虛受者(불이무실허수자)
朝之經臣也(조지경신야)
자신의 능력을 살펴 관직을 받고, 군주를 속이지 않으며,
법령을 존중하여 다스리고, 무리에 아첨하지 아니하고,
능력을 다하고 힘을 다하되 이득을 바라지 않고,
어려움을 무릅쓰고 환난을 만나도 죽음을 마다하지 않으며, 녹봉을 받아도 그 공로보다 넘치 지 않고,
작위에 있으면서도 그 능함을 떠벌리지 않으며, 공적이 없이 헛되이 상을 받지 않는 자가
조정의 모범이 되는 신하이다.
셋째, 義(의) 字(자)의 경우
‘옳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는 아래와 같은데 대개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논어 述而(술이)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子曰(자왈) 飯疏食飮水(반소사음수) 曲肱而枕之(곡굉이침지)
樂亦在其中矣(락역재기중의) 不義而富且貴(불의이부차귀) 於我如浮雲(어아여부운)
공자왈, 거친밥 먹고 물 마시며, 팔굽혀 베개 삼더라도
내 삶의 즐거움은 그 속에 있노라. 의롭지 못하게 富(부)를 얻고,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은 내 게는 뜬 구름일 뿐.
義(의) 字(자)와 관련하여 자주 擧論(거론)되는 문장으로 孟子(맹자) 離婁(이루)上篇(상편)에도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孟子曰(맹자왈) 自暴者(자포자) 不可與有言也(불가여유언야)
自棄者(자기자) 不可與有爲也(불가여유위야)
言非禮義(언비례의) 謂之自暴也(위지자포야)
吾身不能居仁由義(오신불능거인유의) 謂之自棄也(위지자기야)
仁(인)人之安宅也(인지안택야) 義人之正路也((의인지정로야)
曠安宅而弗居(광안택이불거) 舍正路而不由哀哉 (사정로입불유애재)“
맹자왈 스스로 포기하는 자와는 더불어 가치 있는 의논을 할 수가 없다.
스스로 버리는 자와는 더불어 가치 있는 행동을 할 수가 없다.
禮와 義를 비난하는 자를 일컬어 스스로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는 자라고 한다.
나같은 사람이 仁(인)에 머물거나 義(의)를 따르는 건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것, 그것을 일러 자기 스스로를 포기함이라 한다.
仁(인)은 사람의 安宅(안택: 안전한 집)이다. 義(의)는 사람의 正路(정로: 바른길)이다.
어찌하여 안전한 집을 비워두고 그곳에서 살지 아니하며, 바른 길을 저버리고 그 길을 좇지 아니하는가 슬프도다.
‘옳다’의 反對意味(반대의미)인 ‘바르지 않다, 옳지 않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
管子(관자) 明法解(명법해) 篇(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主無術數(주무술수) 則群臣易欺之(즉군신이기지)
國無明法(국무명법) 則百姓輕爲非(즉백성경위비)
是故姦邪之人用國事(시고간사지인용국사) 則君臣仰利害也(즉군신앙이 해야)
如此(여차) 則姦人爲之視聽者多矣(즉간인위지시청자다의)
雖有大義(수유대의) 主無從知之(주무종지지)
故明法曰(고명법왈) 佼衆譽多(교중예다) 外內朋黨(외내붕당)
雖有大姦(수유대간) 其蔽主多矣(기폐주다의)
군주가 방법과 책략이 없으면 여러 신하들이 쉽게 군주를 속인다.
나라에 명확한 법도가 없으면 백성들이 가볍게 비리를 저지른다.
이리하여 간사한 사람에게 국가의 일을 맡기면, 군주의 신하들은 이해관계를 우러러보게 된 다.
이와 같이 된다면 간사한 무리들을 위하여 눈과 귀가 되어 주는 사람이 많아진다.
(간사한 무리들이) 크게 못된 짓(바르지 않음)을 저질러도 군주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明法(명법)에 이르기를, 속이는 것이 많아지면 칭찬하는 것이 많아지고, 안팎에서 붕당을 만들고,
크나큰 간악함이 있게 되면, 군주가 가려지는 바가 많을 것이다 라고 한다.
管子(관자) 大匡(대광) 篇(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凡諸侯欲通(범제후욕통) 吏從行者(이종행자) 令一人爲負以車(영일인위부이거)
若宿者(약숙자) 令人養其馬(영난양기마) 食其委(식기위)
客與有司別契(객여유사별계) 至國入契(지국입계)
費義數而不當(비의수이부당) 有罪(유죄)
무릇 제후들이(齊나라와) 통래하기를 바라면, 관리 한 사람을 따라 붙여 수레에 짐을 싣게 하 였다.
만일 숙박하게 되면, 말을 돌보게 하고, 음식도 해결하게 하였다.
(齊나라에 들어오는) 손님과 有司(역참관리인)가 별도의 계약을 맺으면, 제나라에 도착하여 입국할 때에
미리 계약으로 비용을 납입토록 하고, 비용의 계산이바르지 않거나 부당함이 있을 경우에는
有司(유사)를 죄로 다스렸다.
넷째, 逆(역) 字(자)의 경우
‘거스르다’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
이러한 이미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孟子 離婁(이루) 上篇(상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孟子曰(맹자왈) 天下有道(천하유도) 小德役大德(소덕역대덕)
天下無道(천하무도) 小役大(소역대) 弱役强(약역강)
斯二者 天也(사이자천야)
順天者存(순천자존) 逆天者亡(역천자망)
천하에 道가 있으면 소덕자가 대덕자에게 부림을 당하고
천하에 道가 없으면 小者는 大者에게 부림을 당하고, 약한자는 강한자에게 부림을 당한다.
이 두 경우는 하늘의 이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도리를 따르는 자는 存하고, 하늘의 도리를 거역하는 자는 亡한다
‘거스르다’의 반대의미인 ‘맞이하다’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
管子(관자) 小稱(소칭)篇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管子曰(관자왈) 修恭遜(수공손) 敬愛(경애) 辭讓(사양) 除怨(제원) 無爭(무쟁) 以相逆也(이상 역야) 則不失於人矣(즉불실어인의)
嘗試多怨爭利(상시다원쟁리) 相爲不遜(상위불손) 則不得其身(즉부득기신)
大哉(대재) 恭遜敬愛之道(공손경애지도)
관자왈 공손함을 닦고, 경애하고, 사양하고 ,원한을 풀고, 다투지 않고, 서로 영접하면(맞이하 면) 사람(人心)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원한을 쌓고 이익을 다투어서 서로 불손하게 되면 자신을 지킬수 없다.
위대 하도다, 恭遜(공손) 敬愛(경애)의 道여!
다섯째, 端(단) 자의 경우
端 자는 ‘끝’을 나타내는 글자로 쓰인다.
중용에 執其兩端(집기양단)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양끝을 잡는다는 말이고, 후한서에 歸於無端(귀어무단)이란 말은 가없는 곳에 돌아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뜻과 반대로 ‘처음’이란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를테면 맹자의 惻隱之心仁之端也(측은지심인지단야)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인(仁)의 실마리다라는 뜻이다.
여섯째, 蹶(궐) 자의 경우
蹶 자는 ‘넘어지다’의 뜻과 ‘일어나다’의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蹶起(궐기)는 ‘힘차게 일어나다’는 말이며, 蹶失(궐실)은 ‘헛디뎌 넘어지다’의 뜻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反訓文字(반훈문자)로서 편의상 여섯 글자를 예로 들었으나, 한문책을 읽다 보면 반훈문자가 적지않게 발견 되는데, 그때그때마다 메모를 하여 둔다면 나중에 참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댓글 반훈문자라는 말을 처음 들어봅니다. 고전에 이런 반대 의미가 사용된 곳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이런 경우를 맞닥뜨리게 되면 꼭 노트에 기록하여 두겠습니다.